5. 조선 동화(진사)백자<銅畵白磁>

 

동화(진사辰砂)백자.

 

동화(진사)백자는 백토로 만든 그릇 표면에 구리(Cu, 동銅)를 주성분으로 하는 안료로 문양을 그린 다음 백자유를 씌우고 고온으로 구워낸 백자입니다. 이때 문양은 붉은 색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일본식 용어로 진사라고 합니다.

고려 12세기경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장식 기술로 유명하며 조선에서는 거의 사용치 않다가 18세기 후에 성행하였습니다.

 

<1>

산화동(酸化銅) 안료로 문양을 그려서 문양이 붉은 색을 내는 진사 백자가 조선시대 어느때부터 만들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유물들로 미루어 17세기 후반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여 18세기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진사 항아리는 어느 지방 가마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품입니다.

산지가 개성 근처라느니 강화 교동(嶠洞)이라느니 하는 설이 있으나 아직 가마를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바로 선 나지막한 입 부분의 끝이 도톰하게 말렸으며 그 아래 어깨가 맵시 있게 부풀었습니다.

허리는 약간 잘룩하고 굽은 몸체 밑둥에서 대담하게 꺾여들어 훨씬 안쪽에 붙었습니다.

이 항아리의 입 부분과 몸체 및 굽이 엮어내는 멋진 조화는 한국인만이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아름다움의 경지입니다.

얼핏 보아서는 잘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두고 바라볼수록 더 애정이 가고 그 특출한 조형 감각에 찬사를 보내게 되는 그런 종류의 아름다움입니다. 양면에 진사로 곧게 선 대나무를 그렸는데, 하나는 크고 반대편 것은 작습니다.

이런 모양의 대나무는 흔히 18세기 중·후반의 백자청화에서 종속 문양으로 등장합니다.

대나무 사이의 양면에는 십자형으로 변형된 구름을 그렸습니다.

 

 

백자동화죽문호(白磁銅畵竹文壺)

한국-(朝鮮) / 도자기(白磁) 높이 : 20.9Cm / 입지름 : 11.7Cm / 바닥지름 : 9.9Cm / 국립중앙박물관 所藏 

 

 

<2>

산화동(酸化銅) 안료를 사용하여 문양이 붉은 색을 내는 진사 백자는 조선시대 어느때부터 만들어졌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세종의 아들인 안평대군이 강화도에서 붉은 색 사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조선 초기에도 진사 백자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임진왜란 이전 시기의 진사 백자 유물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의 진사 백자 묘지(墓誌)가 남아 있으므로 17세기 후반부터는 제작되었을 것이고 18세기를 지나면서 조금씩 유행하였는데, 주로 18세기 중반 이후 분원기(分院期)에 만들어졌습니다. 또 민요(民窯)에서도 같은 시기인 18-19세기에 어느 한 지방 가마에서만 제작되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시기의 청화 백자에는 흔히 입과 어깨 부분에 선이나 문양 띠를 돌렸는데, 이 항아리에는 아무런 다른 수식도 없고 어깨와 몸체에 걸쳐 연꽃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줄기가 길게 뻗어 있는 매우 특이한 연화문을 그렸습니다.

이 항아리처럼 활달하고 강한 필치로 진사로만 특이하게 세련된 문양을 그린 것은 주로 민요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일부 동채와

청화 및 철화가 함께 사용된 것은 관요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백자동화연화문호(白磁銅畵蓮花文壺)

한국-(朝鮮) / 도자기(白磁)  높이 : 29.7Cm / 입지름 : 13.3Cm / 몸통지름 : 24.5Cm/ 국립중앙박물관 所藏 

 

 

 <아래 중국 원나라 동화 백자는 아래 중국 백자 색과 위의 조선 백자의 색깔을 비교하는 즉면에서 올렸습니다.

중국의 프르끼함에 비해 온화하고 따뜻함을 주는 조선 백자의 흰색과 꾸밈없는 자유스런 조형미가 있습니다.>

 

진사를 문양에 사용한 것은 12세기초로 필요한 부분에만 조금씩 사용하였으며, 조선 초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18세기 이후에 빈번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원대(元代. 1271-1368)부터 백자에 진사를 쓰기 시작했고 명대(明代. 1368-1644)의 백자에 그 예가 많습니다. 특히 명대에는 그릇 전체에 진사 문양을 넣는 등 다양하고 다채롭게 진사를 사용했습니다.

이 병은 원대 말에서 명대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에 전해져 남아 있는 매우 희귀한 예입니다.

목과 어깨 및 몸체에 각각 두 줄씩의 띠선을 돌려서 전체를 4분한 뒤 맨 위와 맨 아랫 단은 비워두고 두번째 단에 파초문을 돌려 그렸으며, 세번째 단에는 양면에 매화와 국화꽃 가지를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렸습니다. 매화와 국화의 양식은 모두 원대 말기와 명대 초기의

백자에서 볼 수 있는 수지법(樹枝法)과 비슷하나 꺾인 부분에 힘이 없고 전체적으로 느슨해졌습니다.

빙렬(氷裂)이 없고 옅은 청색을 머금은 원대 후반 청백자와 같은 유약이 입혀졌는데 굽 밑에는 유약이 없습니다.

굽은 원대 청백자의 병 등 커다란 그릇의 굽처럼 크고 힘이 있습니다. 

 

 

백자동화매국문병(白磁銅畵梅菊文甁) 국보(國寶) 168호

중국-원(元) / 도자기(白磁) 높이 21.4Cm 입지름 4.8Cm 몸통지름 11.8Cm  / 국립중앙박물관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