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5

유채꽃밭에서 아리수를 보네

유채꽃이 바람결에 찰랑거리니 나비도 따라 너울을 타네. 어쩌나! 가는 세월, 가는 것을 어쩌나! 깜짝 장터에 먹거리도 많은데 걸쭉한 막걸리에 푸짐한 부침개 나를 붙잡네. 어쩌나 가는 세월, 가는 것을 어쩌나! 아리수 저리 맑아 하늘도 구름도 풍덩 빠졌네. 물결 따라 흐르는가! 구름 따라 흐르는가! 어쩌나! 가는 세월, 가는 것을 어쩌나! 갓 피어난 유채꽃잎의 노랑빛깔에 연록색이 배어 있어 더욱 싱그럽고 청초하다. 꽃송이는 패랭이꽃 닮았는데 엉겅퀴꽃 모양의 꽃봉오리가 특이하다. 나무그늘에 한쌍의 남녀 보기에 좋다. 생각과 표현은 달라도 몸짓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변한 것이 없는가보다. 옛 시골마을 앞 냇가를 보는 듯 서정이 흐른다. 삼태기나 족대로 물가 수초를 뒤적이면 금방 기름종개 꾸꾸리 붕어라도 잡힐 것..

청계천 다리와 주변 이야기

우리나라는 국토의 대다수 (지리학자 70%, 산림청 60%, 국토부 40%)를 산이 차지하여 계곡도 많고 강도 많아 삼천리금수강산이라 합니다. 이러하니 지천으로 생겨난 것은 개울과 다리입니다. 서울이라고 다를 수 있겠습니까 서울은 인왕산, 백악산, 낙산, 목멱산, 삼각산, 그리고 외곽에는 북한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 등에 둘려싸여 골짜기가 많고 따라서 물도 많습니다. 백악산과 인왕산에서 발원한 물은 자하문골짜기, 백운동골짜기, 삼청동골짜기를 타고 흘러서 남산 서쪽에서 발원하여 내려온 물과 합쳐 도성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면서 도성을 남북으로 나누며 오간수문을 통해 도성 밖으로 빠져 나가 남산 동쪽에서 발원하여 장충단을 거쳐 이간수문으로 흘러나온 계류와 도성 밖 숭인동 앞에서 합류하고 낙산에서 발원..

압구정리/狎鷗亭里

『내고향 압구정리』 물길도 사나운 무시막강을 나룻배 휘적휘적 노 저어 건너가면, 은빛금빛 고운모래 강조가비 새끼자라 조곤조곤 다정한 내 고향 압구정, 바람도 머물던 백사장너머 미역 감고 물장구치며 건너던 샛강, 동산에 배꽃향기 그윽하고 모래밭에 목화송이 포근한 내 고향 압구정, 파란하늘 오고가는 뭉게구름 사이사이 끼룩끼룩 갈매기 날고 갈대숲에 오리들 정다운 강가언덕에 午睡를 즐기는 고즈넉한 압구정. 정겹던 나룻배, 짙푸른 무시막강, 아름답던 은빛모래, 꿈을 담던 샛강, 향기로운 배꽃심성 목화솜 닮은 가슴들 모두 다 어디 갔나, 내 고향 狎鷗亭里. 〈옥수동 매봉산에서 바라본 중랑천과 한강의 합수머리 주변, 뚝섬, 압구정, 금호동, 옥수동 등을 가르고 흐르는 한강의 모습.〉 압구정 맞은 편 한강 건너 남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