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나절 강변을 거니는데 나도 모르게 현재명의 고향생각이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아니 오래토록 가슴속 깊이 잠재해 있던 외로움이 넘쳐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혼자 지낸 세월이 어언 60년이니 이제 고적함도 외로움도 잊을 만한 세월에 무뎌졌는가 싶었는데 그냥 쌓이고 쌓였었나보다. 생각해 보니 '싶었는데'라는 것은 과거형 현재가 아닌가 무뎌 지거나 잊힌 것이 아니고 어쩜 억지로 외면했던 것이었으리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밝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내 동무 어디 두고 이 홀로 앉아서 이 일 저 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고향하늘 쳐다보니 별 떨기만 반짝거려 마음 없는 별을 보고 말 전해 무엇 하리 저 달도 서쪽 산을 다 넘어 가건만 단잠 못 이뤄 애를 쓰니 이 밤을 어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