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배롱나무 아늑한 山寺의 맵씨 있는 팔작지붕, 鶴처럼 날아갈 듯 경쾌하고, 고요한 寂寞을 가르는 스님의 법의 자락에 햇살이 찰랑이네.곱고 고운 朱 綠 褐 빛깔로 곱게 꾸민 산자락에 흙과 나무로 빚은 韓屋寺刹, 때로는 문명과 사람도 이리 자연다울 수가 있구나! 송광사에서.. ◈ 세월에 그냥 2025.09.28
양주 천보산에서 - 정년 후 울적한 마음 달랠 길 없었을 때 불쑥 나섰던 첫 산행이 이제는 한 일상이 되었다 조금만 기분이 상쾌해도 배낭을 메고, 공연히 우울해도 산으로 간다. 젊은 냘에 나를 위해 봉사한 내 몸을 나무와 잡초는 늘 상큼하게 다독여 주고 억겁의 바위는 지난한 이야기로 내 마음 훔치려 들고향기로운 저 바람 내 감정의 기복을 홍예(虹霓)로 물들여 맛깔스럽게 숙성시켜 준다. 양주 천보산능선에서 檜巖寺址가는 길에 - ◈ 세월에 그냥 2025.09.01
비 오는 날 넋두리 창밖을 바라보니 날은 음침하고 비가 내리니 파전에 막걸리가 간절하다. 젊은 날 학교 옆 한옥골목에서 교우들과 먹고 마시던 기억들이 추억의 유리창을 두드리며 방울방울 맺히네. 이렇게 비 내리는 날 혼자면 한잔술에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어 좋았고, 여럿이면 주거니 받거니 나눔이 좋았다. 이제 수십 년 세월 보내고 나니 술 한잔에도 매달린 건강에 내 맘 내 맘대로 못하네 - 난 조선의 왕릉을 지키는 복두꺼비(福蟾)라고 해! 福 받고 싶어? 경건한 몸가짐으로 참배하면 가슴에 福이 스며 들거야! 2025년 8월14일 - 鄕村香 - ◈ 세월에 그냥 2025.08.22
만년설처럼 어제 내린 雪처럼 녹아버릴 존재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짐해도 그는 아랑곳없이 石峰에 쌓인 萬年雪처럼 내속에 우뚝 솟아있네. 나무 한그루 없는 알프스의 설산을 보는 내 느낌은 춥고 낮설고 삭막해서 정을 느낄 수는 없지만, 호기심 조차 없다 할 수는 없네. 비록 엄동설한이라도 우리의 겨울풍경은 포근한 온화함이 가슴에 스며든다. - 鄕村香 - ◈ 생각의 흔적 2025.08.12
「獨也靑淸」 此身縱死亦何如 魂歸何處可為圖, 願作蓬萊第一峰 挺挺長松落落疏, 雪覆乾坤銀萬里 孤松蒼翠獨如初.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락락장송되어 있어, 백설이 만 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이 몸이야 謹甫 成三門 先生처럼 한 군주를 향한 忠節은 아니지만, 선생의 올곧은 처신처럼, 자연을 향한 나의 衷情은 몸도 마음도 한가지로 自然體質이니 홍진에 묻혀갈 일 없네. -鄕村仁香- - 鄕村香 - ◈ 세월에 그냥 2025.08.09
긴 세월 컴퓨터를 수차례 바꾸고 보니 이런 일이- 이제 이 블로그 꾸미기도 어렵네.이 블로그를 개설할 당시(2005년) Daum blog에 블로그 이름 "구름처럼 향기처럼(koo@hanmail.net)"을 등록하여 근 20년동안 사진과 글을 올렸는데 그 동안 Daum이 티스토리로 통합되었고 컴퓨터를 2대를 바꿨어도 이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무난히 올릴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또 티스토리(tistory)가 카카오(kakao)로 흡수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현재 사용하는 10 컴퓨터에는 지원이 안 된다하여 엊그제(2025년 8월2일) 새로 노트북((Galaxy Books Pro 360)을 구입하여 이제까지 사용하던 한메일 계정(koo@hanmail.net)으로 노트북에 옮기려니 한메일이 없어져 계정으로 사용할 수 없고 계정을 새로 바꿔야 하는 문제가 생.. ◈ 세월에 그냥 2025.08.04
「아차산 / 阿且山(峨嵯山)」 광진구 아차산자락 아늑한 곳에 아리수를 마주보고 있는 마을 廣場洞에서 살 때부터 주말이면 산책하던 아차산, 정년 후에 조석으로 산책하던 아차산은 청소년 시절부터 구석구석 헤집고 다녀 나만의 산책길이 있다. 그 길은 주능선으로 가는 길이 아닌 아차산 동쪽 8부 능선상에 광장동에서 구리시 망우리까지 숨은 듯이 이어진 오솔길이다 이 길은 인근 토박이나 알까 싶게 한적하고 호젓하여 뒷짐 지고 사색하며 돌과 풀과 나무들과 속삭이듯 소통하며 담소 나눈 수십 년 지기 동무 같은 길이기에 숨은 오솔길이라 이름을 주었다. 그 이후 광장동에서 삶의 터전을 아차산 동편 자락 아래 아홉 마을이던 九里面이 구리시가 된 곳으로 옮겨 와서도 늘 산책하던 이 길을 역방향(구리시 ~ 광장동)으로 다니다가 足底根膜炎이 발병하여 수삼 .. ◈ 세월에 그냥 2025.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