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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처럼

어제 내린 雪처럼 녹아버릴 존재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짐해도그는 아랑곳없이 萬年雪에 싸인 石峰처럼 내속에 우뚝 솟아 있네. 나무 한그루 없는 알프스의 설산을 보는 내 느낌은 춥고 낮설고 삭막해서 정을 느낄 수는 없지만, 호기심은 없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도전 없는 호기심일 뿐일세. 비록 엄동설한이라도 우리의 겨울풍경은 부드럽고 온화함이 가슴에 정으로 스며든다. - 鄕村香 -

긴 세월 컴퓨터를 수차례 바꾸고 보니 이런 일이-

이제 이 블로그 꾸미기도 어렵네.이 블로그를 개설할 당시(2005년) Daum blog에 블로그 이름 "구름처럼 향기처럼(koo@hanmail.net)"을 등록하여 근 20년동안 사진과 글을 올렸는데 그 동안 Daum이 티스토리로 통합되었고 컴퓨터를 2대를 바꿨어도 이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무난히 올릴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또 티스토리(tistory)가 카카오(kakao)로 흡수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현재 사용하는 10 컴퓨터에는 지원이 안 된다하여 엊그제(2025년 8월2일) 새로 노트북((Galaxy Books Pro 360)을 구입하여 이제까지 사용하던 한메일 계정(koo@hanmail.net)으로 구입한 노트북에 옮기려니 한메일은 없어져 계정으로 사용할 수 없고 계정을 새로 바꿔야 하는 문..

「아차산 / 阿且山(峨嵯山)」

광진구 아차산자락 아늑한 곳에 아리수를 마주보고 있는 마을 廣場洞에서 살 때부터 주말이면 산책하던 아차산, 정년 후에 조석으로 산책하던 아차산은 청소년 시절부터 구석구석 헤집고 다녀 나만의 산책길이 있다. 그 길은 주능선으로 가는 길이 아닌 아차산 동쪽 8부 능선상에 광장동에서 구리시 망우리까지 숨은 듯이 이어진 오솔길이다 이 길은 인근 토박이나 알까 싶게 한적하고 호젓하여 뒷짐 지고 사색하며 돌과 풀과 나무들과 속삭이듯 소통하며 담소 나눈 수십 년 지기 동무 같은 길이기에 숨은 오솔길이라 이름을 주었다. 그 이후 광장동에서 삶의 터전을 아차산 동편 자락 아래 아홉 마을이던 九里面이 구리시가 된 곳으로 옮겨 와서도 늘 산책하던 이 길을 역방향(구리시 ~ 광장동)으로 다니다가 足底根膜炎이 발병하여 수삼 ..

「동심초 / 同心草」

구리시에서 자전거로 강변북로를 타고 덕소 한강변에 도착하여 언제나처럼 강가 풀밭에 자전거를 눕히고 그 옆 벤치에 앉아 흘러가는 강물에 머리를 비우고 멍 때리다가 바람소리에 정신이 들어 떨어지는 꽃잎을 보노라니 나도 모르게 흥얼거려지는 노래 '[동심초' 아마도 중학 때 배웠던 가곡歌曲이지 싶다. 「가곡 동심초 / 歌曲 同心草」 1.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2.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이 가곡歌曲 동심초同心草는 본시 唐나라 여류시인 설도薛濤가 지은 5언..

「원이 엄마의 편지」

박물관재직당시 살뜰하고 뭉클한 사랑의 감동을 안겨주던 친필의 이 편지를 직접 접하고 전시한 적이 있어 그때의 감성으로 이에 올려본다. 조선 중엽(1586년 음력 6월1일) 어느 부부의 애틋한 사랑의 편지가 오랜 세월동안 남편의 품에 고이 안겨 땅속에 묻혔다가 약 400여년이란 지난한 세월이 지나서 다시 후대의 仁愛에 심금을 울렸다. 이러한 사랑을 지금의 세태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선비 이응태 부인의 순애보적 그리움이 절절한 편지의 내용을 이에 실어본다. 또한 병으로 자리보전한 남편이 쾌차하길 염원하는 지극정성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손수 남편의 미투리(신발)를 엮었다. 특히 조선시대 양반가 여인들은 머리카락을 貞操만큼이나 소중히 여겼는데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병으로 누워 있는 남편의 미투리..

「歲月」

수 시절 지나는 동안 세월 모르고 살았건만 이제는 한시각 흐름도 눈에 보이네 진달래 피니 솔바람에 흰 구름 흘러가고 들국화 피더니 흰 눈이 내리누나돌아보니 걸어온 길 가물가물 아득하고 세월 따라가는 끝머리 보이는 듯하네. 한 시절 한 때의 푸른 하늘 개울가 하얗게 쌓인 눈 구름처럼 아름답다 그 물가 둔덕길 걷는 이 어찌 기쁨 없으랴 하얗게 눈 덮인 인척 없는 산책길가 벤치에 흰 눈이 머물고 있네 - 창밖을 내다보니 눈 덮힌 시베리아 산림을 보는 듯한 느낌 없지 않다. 2025 / 2 / 25. - 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