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하늘에서 간간히 날리는 싸락눈을 얼굴로 느끼며 당도한 성북역,
나를 제외한 16사람이 일렬종대로 승강장으로 나서는 모습이 살갑게 다가온다. 이제 오늘하루 여정의 생사고락을 함께 나눌 님들의 행운을 손 모으며, 우린 지금부터 한 몸입니다.
드디어 가슴 설레이는 경춘선열차에 몸을 실으니 싸락눈으로 전주곡을 울려주시던 하늘은 함박눈꽃송이처럼 아늑한 교향악으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하여 주시고 달리는 철마의 창문으로 눈이 연출하는 설경을 스크린처럼 수없이 바꾸어 가며 보면서 정담 나누며 도착한 곳은 강촌역,
많은 눈으로 입산이 금지 되었다는 팔봉산! 부득이 삼악산으로 목적 수정을 하였다는 겨울비 대장의 말씀, 그리하여 팔봉산은 후일로 기약하고 向한 삼악산! 이 또한 나로선 처녀산행이라 요소요소의 이름도 코스도 모릅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우리의 새내기님들!
언젠가부터 발 빠른 이유 하나로 후미대장의 보좌역을 자칭하며 스스로에 다짐하며 산행에 아직은 미흡하신 새내기님들에 보조를 맞추는 여유로움으로 주변의 경관을 보는 즐거움을 보상(?)받음에 후미의 기쁨입니다.
예정된 산행시간에 맞춰야 하는 짧은 일정에 산의 느낌이나 산마다의 특성을 그냥 지나침이 때론 아쉽기도 합니다,
매표소아저씨와 '수고하십니다. 안녕히 계세요` - '좋은 산행 되십시오'의 기분 좋은 덕담을 뒤로 하고 1차 점검 장소 이름모를 찻집아래에서 신발 끈을 다져 매고 오르는 산길은 초입부터 깔딱고개였지요.
온 세상을 덮을 듯이 내리던 눈은 어느새 하늘거리며 날리고 알맞게 은백색의 산상은 그지없이 아름다웠습니다 ,
대다수의 석영질의 바위가 그렇듯이 뾰족뾰족 깎아놓은 뜻한 돌들이 예쁘기도 하지만 손잡을 곳과 발로 디딜 턱이나 틈새도 많아 재미있고 수월하게 오르내리기에도 기쁨을 주었으며 깎아지른 절벽과 도처에 있는 노송의 기괴하게 비틀어진 모습에 푸른 솔잎의 잔설이 햇빛에 반사되는 모습을 무엇으로 표현하오리까...! 이 어찌 선계의 아름다움이 아니리오!!
투명성과 흰색이 아우러진 석영질의 절벽의 암벽이나 돌에 억겁의 세월에 무수히 피어 낸 바위꽃문양구성은 자연이 고안해낸 천상의 문양이었습니다, 그 문양을 딛고 오르다 북한강을 내려다보노라면 마치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하늘을 나르는 양탄자를 탄 뜻이 뜨는 듯한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예쁜 돌들의 나열, 멋들어진 노송들, 기기묘묘한 절벽의 아름다움의 도취를 안고 쉼터에서 맞은 산중의 잔치는 훌륭한 성찬이었습니다,
이 많은 손끝 솜씨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먹을거리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아까운 음식예술을 일일이 나열 하진 않겠습니다, (나열의 순서를 가릴 능력 없기에)그 성찬으로 氣를 충전 받은 우리는 이제 마지막 절경인 등선폭포를 향해 정진합니다.
계곡에 얼어붙은 맑고 매끄러운 얼음을 간간이 지치며, 어릴 적 외가 "광주군 돌마면 하대원리 개울"(지금의 성남시 모란)에서 썰매 타던 즐거움을 미소로 떠올리며, 어느새 다가 선 등선폭포..!! 과히 선녀가 목욕하며 노닐던 선녀탕이라 하겠습니다.
석영질의 독특한 성질로 만 이루어 낼 수 있는 다이아몬드로 꾸며 놓은 듯이 환상적 기교한 계곡의 아름다움을 소유하려는 인간이 빗어 낸 계단이 안쓰러운 느낌으로 와 닿습니다.
뒷풀이로 들어선 음식점의 이름모를 요리(닭고기와 양배추, 고구마, 등을 매운양념으로 철판에..)에 소주를 나누는 자리 또한 정을 뿜어내는 열정의 도가니지요, 나는 쓸모가 없다나요 구석으로 몰아넣고... 갑장들의 형제 결의식이라며 동갑내기들이 의기투합하여 온통 기고만장하며 즐거워하던 '말띠들의 서열식`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삼학산 산행은-
개성과 자유의 본질적 표현과 친밀한 공유의식과 상호의식을 하나로 승화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 (가나순번) 돼랑이, 만장, 비올라, 샤니, 스쿠바, 안개, 양파, 엘리사, 위아남, 종근, 춘하추동, 풍운, 하늘등대, 햇님, 현우, 인향,그리고 대장겨울비 였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좋은 나날 되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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