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산)
60년을 훌쩍 넘은 서울박이 樵童의 벗들과 기차를 타고 원주 근교로 갔다. 온 밤을 새워가며 설렘으로 맞이했던 어린 시절의 소풍이라도 가는 樣 봄바람에 실려 생동의 봄기운 뿜어내는 연초록의 향연이 펼쳐진 교외로 길을 나섰다. 옛날이면 조부를 넘어 증손을 두었을 나이 건만 343m 높이의 소금산을 오른다. 높은 산은 아니어도 경사가 급하니 계단도 따라 가파르다 심장이 증기기관처럼 칙폭 치익폭 숨을 고르고 입에선 하얀 증기를 뿜어낸다. 벗들이여 힘 내시라!
그렇게 쉼 없이 오른 계단 끝 데크에서 나란히 정답다. 어! 그런데 2 사람이 안 보인다. 흰 염소와 검은 염소가 외나무다리 중간에서 서로 내가 먼저 갈 테야! 아니야 내가 먼저 갈 테야! 다툰 적 없으니 출렁다리에서 떨어질 일 없었고, 새끼를 데리고 소풍 나온 엄마돼지가 자신은 셈하지 않고 한마리를 잃었다며 해가 저물도록 꿀꿀 거리던 돼지처럼 맞추자니 숫자가 맞지 않고 아, 이런 경사스런 인증기념에서 빠지다니 종득아 뺑코야 어디 있니!
다리위에 사람들이 살풍경이네. 조선시대 정월 대보름에 도성 안 광통교와 수표교에서 많은 남여가 한 해 동안 다리(脚)의 病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 다리(橋)밟기 즉 踏橋놀이를 했는데 그야말로 튼튼한 돌다리도 아니고 출렁거리는 출렁다리에서 다리로 다리를 구르다니 그 다리脚 늘 출렁거리면 어쩌려고! 그런 연유도 모르고 다리橋 구르는 인파가 인산인해 일세 지금 보니 나의 두 벗도 한몫 하셨구먼.. ㅋㅋ
川를 강으로 이끌어주는 듯한 小金山(343m)은 금강산을 떼어다가 조그맣게 옮겨다 놓았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금강산이 지니고 있는 산세를 갖춘 듯하다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산 능선을 타고 오르다보면 나무사이로 삼산천과 그 건너 간현봉을 볼 수 있고 산을 내려와 삼산천을 따라 걸으면 산 능선을 따라 오를 때는 볼 수 없었던 절경을 볼 수가 있다.
아래에 펼쳐진 전경은 소금산 능선 그 어디에선가 바라본 모습이다. 산자락을 끼고 흐르는‘삼산천’ 좌우로 소금산 좌측과 간현봉 우측 너른 계곡에 물 빛깔도 고운 삼산천이 두 산자락을 끼고 유유히 흐르니 마치 용이 꿈틀 거리는 듯하고 우리나라 산줄기의 기본원리라는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는 ‘山自分水嶺‘의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는 곳이다.
앞에 선 분 풍모로 보아 소대장님인 듯하고 뒤에는 사병일진데 차림새를 보니 영락없는 외인부대 일세
이 다리는 무너질 리 없건만 어찌 겁에 질려 저리 달려올까!
풍채 좋고 넉넉하고 중후하건만 얼굴에 비친 마음은 여지없이 티 없이 맑고 밝은 소년일세.
두 손으로 하트를 뿅뿅 날리는 아저씨를 옛날 아가씨들은 멋쟁이로 봤죠! 요즘은 아가씨들 근처에 가기도 겁나요.
어, 하트 날리던 아저씨를 아가씨가 냉큼 채 갔나! 비트(비밀아지트)에서 토끼잠 자고 나온 공비하나 그 자리를 메웠네.
출렁다리를 지나 이 길을 좀 더 가서 첫 봉우리에 올라서면 이정표가 보이는 곳이 나온다 왼쪽을 둘러보면 층층이 정리되어 있는 곳이 보이는데 그 이름 ‘보리고개밭두렁“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 이곳 지역민에게 밀가루를 나누어주고 밭으로 일구도록 하여 그 밭을 임대료를 받거나 경작하며 살 수 있도록 했던 곳으로 잎담배. 보리 등을 재배했다고 한다.
밀어주거니 끌어주거니 상부상조하는 마음의 끈 반세기를 훌쩍 넘어 새 동아줄이 되었네.
어려서는 째려보는 것 같아 무서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대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던 벗인데 지금은 미소도 날릴 줄 아시네. ㅎㅎ
두 분 할아버지 뒤태가 너무 멋져요. 에끼 이사람! 우리 나이 아직은 장년일세.
굽어지고 비틀고 어찌 저리 舞姬를 닮았느냐! 무슨 그리 섭한 말씀, 가끔 젊은 처자나 무희들이 내 자태를 춤사위로 배워간다오!
정오가 지나고 한가한 시간이구료! 객이 없는 걸 보니.. 무료하시겠소 내라도 좀 쉬어 가리다.
벗의 늘씬한 몸맵시에 멋진 포즈, 그 옆 소나무 숨죽이고 엿보다가 기가 막혀 죽었나보다.
바위와 더불어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너희가 좋아 나도 따라 흥에 겹고 삶에 애착을 느낀다. 이제 소금산 마지막 봉우리이다. 이후부터는 제멋대로 개성을 뽐내는 크고 작은 바윗돌이 도사리고 그 아래로는 에메랄드 물빛도 아름다운 삼산천이 흐르는 계곡이 있는 절벽이다 404개의 철계단을 설치해서 길을 냈다.
레일바이크를 탄 사람들이 출발지이자 종착역인 간현역으로 가는 길목인 간현철교를 지나 간현터널로 다가서고 있다.
레일바이크는 간현유원지 인근에 있는 간현역에서 2인승 또는 4인승 표를 사면 승객은 귀엽고 예쁜 풍경열차에 태우고 레일바이크는 풍경열차꼬리에 달고 종착역인 회귀점에 데려다 준다. 간현역으로 되돌아올 때는 배정된 레일바이크를 타고 페달을 밟고 간현역으로 온다.
풍경열차를 타고 갈 때는 20분, 레일바이크를 타고 올 때는 40분이 걸린다.
斷崖와 그 밑을 끼고 도는 에메랄드빛깔의 물길이 빗어내는 소금산, 이 산행에 있어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절정의 풍경이다.
난 저 옥빛 물색만 보면 넋을 놓는지 모르겠다. 제주도의 쇠소깍에서 그랬고 중국 장가계 대협곡에서 그랬다 내 영혼이 맑아지고 더없는 기쁨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종족보존을 위한 행위의 희열도 이에 미칠 수 없고 보니 이보다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발가락과 그 사이의 凹凸처럼 생긴 산자락의 미로를 유려하게 요리조리 찾아 흐르는 물에서 천지간의 다시 없을 심성을 본다.
레일바이크를 탄 사람들이 간현역으로 가기 위해 간현터널 앞 삼산천 위에 놓은 철교위를 달리고 있다.
드디어 소금산 끝자락인가보다 삼산천 요염한 자태 춤을 추듯 搖動을 하네.
산에서 멋진 소나무를 보는 즐거움은 바위와 능선의 너울과 초목과 창공의 몇 조각구름 그리고 파란하늘 과 더불어 나를 춤추게 하고 노래를 부르게 하는 최고의 벗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삼산천을 내려다 보는데 빨강의 귀여운 풍경열차가 승객을 태우고 마악 간현터널을 통과하고 삼산천 철교위로 달리고 있다.
절벽과 곧추선 자태가 범상치 않은 간현봉이 마주하고 그 사이로 옥빛 물길이 두 산자락을 굽이굽이 끼고 돌아나간다.
소금산 능선 따라 걸어가며 옆을 보면 간현봉 줄기도 마치 철길의 평행선처럼 따라 오는 그 사이에 삼산천이 흐르는데 마치 두 봉우리 소금산과 간현봉이 내를 강으로 떠나보내며 배웅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두 개의 가파른 철조계단 중 첫번 째 가파른 계단이다 곧추세워 논 듯한 계단이다 보니 한발 한발이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 철계단 있는 곳은 길이 없는 그대로 낭떠러지인데 깎아지른 이 절벽에 404개의 철제계단을 2단을 두고 만들어 길을 낸 곳이지만 곧추 세워놓은 사다리를 오르는 듯하여오르내리기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이 철제계단은 설악산 울산바위 808개의 철제계단을 만든 분들이 세웠다는데 이 계단은 울산바위 철제계단의 절반인 404개라고 하니 어떤 이유라도 있는 걸까!
첫 계단을 내려서면 날카롭게 발톱을 세운 멋대로 생긴 바윗돌들이 저마다 개성 뽐내며 방심을 노리고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산자락을 끼고 흐르는 삼산천 좌우로 소금산 우측과 간현봉 좌측 너른 계곡에 물빛 고운 삼산천이 두 자락을 끼고 유유히 흐른다 마치 용이 승천하려는 듯이 꿈틀 거린다. 이 풍경은 중앙선 열차를 타고 동화역에 이르기 전 터널로 들어서기 직전에 좌측을 보면 삼산천 계곡의 옥빛 물길과 출렁다리가 아름다운 풍광으로 눈에 들어온다.
두번 째 계단이다 내려서면 산자락을 측면으로 내려가는 원만한 길이 나온다.
30m 정도 내려가면 삼산천 계곡과 야영장 화장실 그리고 소금교에 이른다.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입구를 지키는 우스꽝스런 장승을 끝으로 벗과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소금산을 오를 때는 이곳을 들머리로 하는 것이 편리하고 바른 선택이다.
삼산천을 가로지른 소금교이다. 350m정도 가면 산행 안한 벗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부지런히 가자.
소금다리위에서 삼산천과 출렁다리 음식점건물 등을 담은 풍경이다.
간현봉과 간현레일바이크철교를 담은 사진이다.
삼산천 우측 간현봉 산자락에 민물고기 매운탕과 닭백숙과 닭볶음 음식점이 있는데 어느 단체가 독점하고 족구를 하고 있다. 음식 맛이 좋다기에 벗들과 식사를 할 생각이었는데 아쉽다.
소금산 능선을 얼마쯤 오르면 좌측 벼랑 아래 솔개의 둥지가 있는 터라는 의미로 솔개미둥지터라는 곳이 있다. 등산로와 암벽등반이 있기 전에 솔개 한 쌍이 커다란 둥지를 절벽 하면에 틀고 살았던 곳인데 인적이 많아진 뒤로 솔개가 찾지 않다가 후에 두 마리 중 한 마리만 다시 찾아 왔었다고 한다 그자리가 바로 저 벼랑 아래다.
빨간 풍경열차가 레일바이크를 견인하고 간현철교를 지나가고 있다. 풍경열차는 이미 렌즈영역을 지나가 보이지 않고 끌려가는 레일바이크만 보인다.
소금산 첫 봉우리와 조망대 그리고 출렁다리 일부가 보인다.
지나온 곳을 뒤돌아서서 담은 풍경이다.
산행을 마치고 예약된 열차시간이 2시간이 남아 동화역까지 3km 거리를 걸어서 가는 중이다. 은근히 걱정스러웠던 경희가 잘 걷고 있어 마음 놓인다. 일렬종대로 걷는 벗들의 모습에서 4십여 년 전 신성한 국방의무를 수행하던 군 생활의 추억이 새롭다.
유격 구령에 발 맞춰 하나 아~ 두 울~ 세 엣~ 네 엣~ 하나 둘 셋 넷 하나둘셋넷 하나둘셋넷 행군 간에 군가 한다. 군가는 '진짜 사나이' 군가 시작 하나 둘 셋 넷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훈련과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 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걸음걸이가 힘들어도 대장은 역시 다르다. 선두에서 박진감이 넘친다. 고맙다.
도로 옆 논에 부부금실의 상징 기러기 한 쌍
길가 산자락에 핀 하얀 찔레꽃 보고 그만 울꺽 그리운 엄마 생각에
"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 고프면 한 잎 두 잎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혼자서
버선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내 어머니 돌아가신지 어느덧 3년이 되어간다오.
"나의 思母曲"
어머니 머나먼 길 가시는 걸음 모락모락 하얀 연기 솟아가는 길
자식생각 뭉게뭉게 피어가시니 끝없는 사랑에 눈물 납니다.
해 저물고 어두운 머나먼 길을 엄마혼자 타박타박 걸어가시네
달빛이 하얗게 길 밝혀 드리니 걸음걸음 사뿐히 가시옵소서.
머나먼 하늘나라 은하수 건너 별들이 오손 도손 정다운 마을
샛별이 반짝반짝 반겨드리니 하늘에서 평안히 계시옵소서.
저만치 세월이 흘러간 뒤에 서편하늘 노을이 물들어 갈 때
끝도 없을 머나먼 하늘나라 길 기쁨안고 엄마 찾아 떠나렵니다.
2015년 7월7일, 어머니 가시는 길에 불효한 자식 눈물로 영전에 올립니다.
"장한 나의 벗 장년들이시여"
이만한 건강도 너무 고맙습니다. 근심 걱정 털어내시고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큼만 건강 지키며 사는 날까지 아프지 마시고 마음의 잔에 즐거움으로 채웁시다. 정말 고맙습니다. _()_
2018년 4월 26일 (목요일) 원주시 만낭포에서.. -鄕香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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