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제주도』올레5코스 . 정방폭포 . 작은 정방폭포 . 쇠소깍 .

鄕香 2011. 10. 8. 19:30

 

금호리조트에서 이틀 밤을 지냈지만, 이 근처 해안일대 '올레'5코스를 아직 둘러볼 여유가 없었기에, 오늘은 주변을 둘러볼 양으로 어제 일찍 잠을 자고 일어나니 05시 희뿌옇게 밝아옵니다, 서둘러  밖으로 나가 서쪽 쇠소깍 방향으로 갔더니 얼마 안가 '큰엉'해안에서 올레길이 끝나고 차도 쪽 아스팔트길로 이어져 있기에 되돌아 동쪽으로 발길을 돌려습니다. 그렇게 1시간을 돌아보고 리조트에서 숙박인들에게 특별히 무료 제공하는 식사로 전복죽과 샐러드와 바나나 1/4 쪽, 약간의 밥과 돼지고기김치볶음, 성게 알을 넣고 끓인 미역국 등으로 식사를 마치고 서귀포 서쪽 정방폭포와 쇠소깍을 보고 동쪽 성산일출봉 쪽으로 갔습니다.   <2011년 9월 28일>

 

 

하늘은 동트기 전인데 금시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데 한 여인이 큰 물병을 등이지고 바다를 향해 발길을 옮기는 듯합니다. 

 

 

물병을 등에 지고 다소곳 머리를 숙인 여인의 모습에서 왠지 밝지 않은 고단한 삶을 본 것같아 숙연함에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산책길에 갑자기 후드득 내리는 빗줄기에 한참을 비를 피해 머물던 올레5코스의 동백나무터널, 흐리고 채 동트지 않은 시각이어서 일까 안은 으스스한 기운이 서렸습니다.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길에 가슴이 트이도록 시원스런 바다,  해초의 향기 실린 바람, 저 멀리 가물거리는 등대에 부풀어나는 마음, 풍선처럼 두둥실 떠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지나온 길이 건만 발을 멈춰 돌아보면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손짓을 합니다.

 

 

길 옆 아래를 보니 검은 기암괴석 마애불이 되어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소리도 아랑곳없이 無想無念 미동도 없네.

 

 

<큰엉>

'큰엉'은 현 장소 바로 남쪽에 위치한 절벽에 있는 큰 바위 동굴을 뜻하며 "큰엉"이라는 이름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다그늘(큰 언덕)을 일컫는 제주 방언입니다. 이곳으로부터 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1.5km 이르는 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산책로가 자리 잡고 있어 널리 알려져 있으며 남원 관광지구로 지정되어 있고 또한 이 산책로는 아열대 북방한계선으로 다양한 조류와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금호리조트에서 서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해안을 끼고 가는 '둘레'길은 단절되고 아스팔트도로로 연결되었기에 다시 오던 길로 발길을 돌립니다.

 

 

검은 구름 하늘을 덮고 바람은 밀어내고, 구름은 다시 밀려오는..

 

 

다시 금호리조트를 거쳐 동쪽 해안산책로을 따라 갑니다.

 

 

 

다시 금호리조트정원을 지나서 남원포구 방향으로..

 

 

바다 물결 일렁이는 해안을 따라가다가 보면 눈길은 어느새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를 탑니다.

 

 

 절벽위로 아슬하게 이어진 둘레 5코스는 낭만을 널어 놓고 파도는 철석 사색을 깨웁니다. 

 

 

이 많은 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마냥 어린이 되어 궁금하고 신기로워지는데, 이 세상 어찌 즐겁지 않으리..

 

 

구름 따라 바다는 회색으로 물들고 나는 노래를 부릅니다. "검은 구름 하늘 가리고 숲속에 나무들은 침울해 바닷가 부는 바람에 파도와 나 너울너울 석별의 춤을 추리 잘 가시오. 잘 있어요. 꽃 피는 시절에 다시 만나리..

 

 

이렇듯 꼬불꼬불, 오르락내리락 거리던 내 인생길을 돌아보듯 상념에 젖다가, 끝없이 밀려오는 드넓은 바다를 보면 모든 생각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마음도 가슴도 그만 뻥 뚫리고 남는 건 뚫린 가슴을 넘나드는 해초와 조가비의 노랫소리뿐이네.

 

 

늘 내 마음이 좁은 줄만 알고 살았습니다. 넓은 바다를 보노라니 그 넓은 바다가 내 마음에 다 들어 왔어도 무한한 여분의 공간이 남는 것을 알았습니다.

 

 

산더미처럼 밀려 온 파도가 한 순간 하얀 포말과 함께 사라집니다. 세상살이 뭐 있나! 한순간 물거품이지...

 

 

저만치서 두 여인이 추억 담기 삼매경입니다. 친구(?)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여인의 자태가 탱고를 추듯 참으로 고혹적으로 마음을 흔들기에 나도 모르게 사진에 담는 순간, 그 멋진 포즈를 허물기에 급히 셔터를 눌렀으나 그 멋진 포즈는 이미 지나간 상태입니다. 그 아름다운 여운에 이끌려 두 여인에게 다가가 찍어 주겠다고 말을 붙이니 알 수 없는 중국어가 귀를 울립니다. 눈빛 손짓으로 소통하여 사진을 찍어 주고 돌아서려니 아쉬움이 휭 하니 가슴을 칩니다. ㅎㅎ

 

<친구의 사진을 찍고나서 "오우 멋 있다",' 그래! 좀 보자' 서로 다가서는 순간입니다.>

 

리조트 식당으로 들어서니 시각은 어느새 07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차를 몰아 정방폭포에 도착하니 08시입니다. 출근 전이라서인지 문이 닫혔습니다. 좀 있으니 중국인관광객들을 실은 버스가 도착과 함께 북적이며 소란스러워집니다. 이내 문이 열리고 바로 내려가는 계단..

 

 

『정방폭포(正房瀑布)』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3호. 면적 10,529㎡

<정방폭포(正房瀑布)는 바다에 직접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에 접한 폭포로서 높이 23m, 폭 10m, 깊이 5m에 이릅니다. 웅장한 폭포音과 쏟아지는 물줄기에 햇볕이 반사되면 일곱 색깔의 아름다운 무지개가 바다와 함께 어우려저 신비의 황홀경을 연출합니다. 예로부터 이곳을 정방하폭(正房夏瀑)이라 하여 영주십경의 하나로 삼았습니다. 중국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의 명을 받은 사자(使者)'서불'이 동양의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한라산에 와서 불로초를 캐려고 하였으나 불로초를 찾지 못하고 이곳을 지나다 정방폭포의 절벽에 '서불과지(徐市過之)라는 글을 새겨놓고 서쪽으로 떠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변을 끼고 치솟은 절벽에는 노송이 바다로 나뭇가지를 드리워 넘어질듯 서있고 각종 수목이 울창합니다.  

 

 

정방폭포의 수원(水源)을 "정모시(正毛淵)라고 부르며, 폭포의 못에서 북, 장구를 두드리면 거북이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장단에 맞춰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기념도 한 때

 

 

예로부터 여름철 서귀포 바다에서 배를 타고 수직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여 "정방하폭(正房夏瀑)이라고도 불렀답니다. 폭포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돌아오는 길에 계단 위에서 돌아서 바라본 정방폭포의 전경입니다.

 

 

『작은 정방폭포

작은 정방폭포는 정방폭포에 500m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올레 6코스 내에 위치합니다. 쏟아지는 폭포수가 바로 바다로 떨어집니다.

 

 

작은 다리는 올레6코스 길이며, 그 다리 바로 아래 작은 정방폭포가 있습니다. 그냥 아담해요.

 

 

『쇠소깍』

(쇠소깍에 전해오는 애뜻한 사연 이야기.)

350여 년 전 하효마을 사람들이 정착하여 외동딸과 그 집 머슴의 동갑내기 아들은 한울타리에서 철부지 어린 시절부터 흙장난 하며 신랑각시하며 살다가 어느 날 성장하여 주인집 외동딸이 먼 동네로 시집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양가 부모님께 둘이 장래를 약속한 사이임을 말씀드렸으나 이를 허락하지 않고 주인내외는 머슴가족을 멀리 내쫓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얼울한 머슴아들은 이내(川)에 있는 자살소인(남내소)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 남내소 물에 빠지면 사람의 힘으로는 건져낼 수 없는 깊은 소(沼)여서 주인집 딸은 부모 몰래 매일 밤 자시에 이곳 기도바위 위에 와서 하느님께 비를 내려 주십사고 100일 동안 빌고 또 간절히 빌었습니다. 100일이 되는 어느 날밤에 갑자기 사방이 깜깜해지더니 큰비가 내렸습니다. 남내소 냇물이 넘치자 사랑하는 총각이 냇물에 떠올라 이"쇠소"로 내려와 모래위에 올라왔습니다. 처녀는 죽은 총각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슬피 울고 나서 기도하던 바위위에 올라서서 냇물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 처녀의 순수 무애한 사랑과 높은 정절을 깊이 기리기 위해 하효마을 동쪽 동산인 용지동산에 (할망당)을 마련해 모시고 하효마을의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다고 전합니다.

 

 

쇠소깍(牛沼)의 이름의 유래는  '쇠'자는 마을이름 효돈의 옛이름인 쇠돈에서, '소'자는 늪(沼)의 소에서. '깍'자는 끝이라는 제주도의 방언이라고 안내문에 적혀있습니다. 쇠소깍은 서귀포시 동쪽의 효돈마을을 끼고 흐르는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에 형성된 투명한 옥빛 호수로 볼 수 있는 곳의 이름이며,  길이가 1km나 된다고 하는데 물은 한결같이 맑아 고기떼의 왕래가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쇠소깍 양쪽 주변의 기묘한 형상의 현무암과 짙은 에메랄드빛깔의 물색과 우거진 수림들이 어우러져 빗어내는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발길을 옮길 줄 모르게 합니다. 거울 같이 맑은 옥빛 물위에 비친 괴석과 나무들의 모습 또한 그지없이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제주도는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지질로 비가 내리면 반은 땅으로 스며들고 나머지는 바다로 흘러갑니다. 스며든 물은 현무암 속에서 다시 용출하여 바다물과 만나 쇠소깍을 형성한다고 봅니다. 쇠소깍의 물이 18℃를 유지하며 옥빛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도 곳곳의 현무암 바위틈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바닷물이 어우러져 빗어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쇠소깍엔 '테우'라는 제주도 특유의 뗏목 한척이 관광객 유람을 시키고, 밑이 훤히 보이는 투명카약을 대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기회에 갔을 때는 또 다른 뭐가 그 아름다운 호수의 공해로 장식되어 있을지 심려됩니다. 

 

 

쇠소깍은 서귀포 앞바다의 간조, 만조시각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간조때는 바위들이 드러나고, 만조때는 물이 차올라 바위가 잠겨서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고도 합니다. 찾아간 날은 검은 구름이 온통 하늘을 뒤덮고 하구에서는 포크레인이 모래제거 작업을 하고 있어 관람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귀포 동쪽편은 쇠소깍을 마지막으로 보고 성산읍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2011년 9월 28일 오전. <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