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구병산 (보은군)/九屛山 (報恩郡)

鄕香 2017. 5. 31. 20:24

 구병산(九屛山 876m), 아홉 폭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아서 구병산이라고 했는가, 산이 너무 아름다워 아홉 폭 병풍에 담고 싶다는 생각에서 구병산이라 이름 했을까! 들머리에 서서 바라보니 9개의 산봉우리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듯 섬세하고 아름답다. 그런데 九峰이 아닌 九屛이라 부르는 것에는 아홉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에도 의미가 있지만 산세의 아름다움을 병풍에 담아 두고두고 보고 싶은 심경의 뜻도 있겠다.  인근에 8경중의 하나인 속리산을 닮은것일까 수려한 봉우리마다 울창한 수림 사이로 검은 암벽을 드러내고 희번덕인다. 산행 중 일부 봉우리는 편마암처럼 갈라져 떨어지는 성질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까닭으로 칼날 같은 등성이 좌우로 절벽을 이루고 있어 오르고 내리기에 여간 두려운 것이 아니다. 다행이 우회로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바위를 좋아하는 나는 죽을 둥 살 둥 능선만을 타고 오르내렸지만 세차게 불던 바람에 긴장하던 순간들이 떠올라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짓이 아닌가 싶다.


《시루봉》구병산 신관광단지 측면 들머리에 위치에 있는 봉우리.


들머리에서 바라본 구병산은 수묵으로 그린 듯 검은 바위에 청록의 수림을 입힌 듯 수려하고 아름답다. 기암괴석을 거느린 봉우리들이 그래프처럼 이어진 능선을 능숙한 필치로 단숨에 아홉 폭 병풍에 그려 넣은듯하여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오늘 산행은 구병산신관광지에서 계곡을 끼고 오르다 우측 능선을 타고 구병산 신선대를 거쳐 천왕봉-형제봉갈림길-853봉-815봉-안부갈림길-구병산 정상에서 다시 돌아서-안부갈림길-지그재그내림길-협곡돌밭벼랑길-철사다리-쌀난바위-숨은골-보은위성지구국-적암리마을-구병산신관광지. 총10km. 6시간, 산행입니다. 구병산 정상까지는 대체로 원만한 산행이지만 하산길은 가파른 내림길이 날머리까지 이어집니다. 따라서 역으로 하는 산행은 가파른 오름 후에 평탄한 산행이 되겠습니다. 



병풍처럼 둘려진 구병산 봉우리를 바라보며 적암리 마을을 끼고 개울 따라간다.



갈림길에서 계속 개울따라 300m정도 가면 산마을이 있고 입산 명부에 기록하고 계곡을 끼고 숲으로 들어선다. 명부에 기록하는 것은 구병산관광단지를 건설하던 전 군수가 갑자기 사망하자 신임군수가 관광지개발을 중단하자 주민들이 입산자 명단을 작성하여 관광지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마무리 짓기위한 해결책이라고.. 


 

들머리에서 800m 오르니 가뭄으로 물도 없는 계곡길가에 정자가 있다.



산행 길은 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뤄 마치 녹색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이다. 여러 수종의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내 허락도 없이 온몸을 상큼하게 사워를 시켜준다.



녹색터널과 물도 없는 계곡은 다정하게 나란히 등성이로 향하고 있다.



계곡으로 오르는 곳에 구병산의 명물은 아마도 다래나무가 아닌가 싶게 다래나무넝쿨이 여기저기 얼기설기 엉켜있다.


이런 모양의 참나무는 처음 봅니다.

휘어져 죽은 것 같은데 줄기에는 새로운 가지가 자라고 있습니다.


계곡을 벋어나 한 능선을 향해 오르는 중에 나무줄기에 마치 뱀이 감고 오르는 듯이 보이는 모양새가 있습니다. 다래넝쿨이 참나무를 감고 자라다가 죽은 것을 나무가 자라면서 그대로 덮여 생긴 흔적입니다.


꽃은 제비꽃을 닮았으나...

산수국?



마침내 계곡을 벗어나 구병산의 한 줄기의 능선으로 오릅니다. 흙 위로 삐쭉삐쭉 드러난 회색 바위들이 늑대의 송곳니처럼 사납습니다.



바위들이 석회석이어서 시멘트를 버무려 붙여놓은 듯이 회색빛깔에 울퉁불퉁 까칠하여 기어오르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작은 봉우리입니다. 이제부터 신선대에 오르기까지 풍금 건반 두드리듯 오를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오르는 능선은 점점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수림 속에 시원한 바람이 끊임없어 더운 줄 모르겠습니다.



오르는 산행길가 주변에는 회색 바위들이 콘크리트 덩어리같은 모습으로 일상에서 보아온 꽤나 친숙한 모습으로 눈길을 끕니다.



괘나 가파른 길인데 거대한 회색 바위봉우리 사이 틈새로 길이 있습니다. 앞선 한 분이 조심스런 모습으로 통과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무사히 통과한 짝지가 염려스런 얼굴로 사진찍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파른 바위틈새사이 길에서 한쪽 바위에 기대어 마주한 석회암벽위에 바위손이라는 일종의 이끼가 가뭄에 생기를 잃고 하늘을 향해 비를 간구하는 듯 솟아 있습니다.



틈새 끝 곧추선 출구입니다. 사진기를 배낭에 넣고 양 바위에 두 발을 딛고 두 손으로 바위 홈이나 돌출된 곳을 붙잡고 오르니 즐거움이 솟습니다. 이런 바위 틈새는 오르기 수월하지만 붙잡은 바위나 발을 딛고 있던 곳이 떨어져 나가는 일도 있어 잘 살펴보고 딛거나 붙잡아야 합니다.


출구는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어 미끄러져 내리기 쉬워 주위 해야 합니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서 바라본 전망입니다. 이제까지 올라온 계곡과 자동차도로 육교와 주차장이 보입니다.



좌측을 보니 또 다른 능선에 거무죽죽한 두 봉우리가 있어 그 섹시함에 현혹되어 정신 줄 놓고 바라봅니다. 어서 가자는 짝지의 말도 못 듣고 있으니까 한 마디 더 합니다. 그저 바위라면 사족을 못 쓴다고...ㅎ 



신선대로 가는 주능선입니다. 이제까지보다 더욱 가팔라집니다.



거쳐야 할 바위들도 더욱 야성미가 넘치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경고합니다.  '조심해!' 



신선대와 형제봉 갈림길입니다. 형제봉을 보려면 다시 이곳으로 와야 되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으니 그냥 코스대로 갑니다.

 


갈참나무숲속 길에 배암처럼 늘어진 동아줄이 보입니다. 오호, 바위가 도사리고 있는가 보다. 



 태초의 모습과 지닌 특성에 쪼개진 모습이 어우러져 멋집니다. 그런데 ㅋㅋ 까닭모를 웃음이 나옵니다. 붙잡을 곳 많고 이쯤이야 네 발로 기어오름 되겠지요?



상층부는 밧줄이 없네.


신선대로 오르는 길목에 바위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소나무는 춤을 추는 천상입니다.

 

〈신선대〉

춤을 추는 나무에 미소를 기묘한 바위에 사랑을 아끼지 않고 오르니 신선대에 이릅니다.



신선대의 정면을 좌측으로 돌아 뒤로 올라서본 신선대 바위봉우리 나무에 매어단 산악회 리본들이 마치 성황당 새끼줄에 꿰어 맨 색색의 천조각같은 모양새입니다.



다시 가는 길이 험하다는 853봉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바로 봉우리가 우뚝 버티고 있습니다.



나는 힘들고 어렵게 봉우리를 오르고 보면 언제나 한 여인이 여유롭게 서 있습니다. 이제 산마저 여인들에게 내줘야 할 세상이 되었습니다.



검은 바위와 펼쳐진 산 너울과 파란하늘바다에 흰구름 몇 점 쪽배마냥 두둥실 그냥 한 폭의 그림입니다.

 


이 봉우리는 방금 넘어온 산입니다.


내가 타고온 차가 낮잠자는 주차장과 마을과 수많은 산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어요.


이 산은 당장 풀어야할 문제입니다. 측면에 답이 있을까 정면이 답일까..!


숲으로 들어서니 어려운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참나무 숲 뒤로 바위봉우리가 솟아 있으니 어렵고 쉬운지는 풀어봐야 알겠습니다.



석회질의 바위들이 갈라지고 빠개져 당장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 기어오르기도 옆으로 지나가기도 망설여지고 마음 졸이며 그저 운에 맡길 뿐입니다.


걱정 반 재미 반으로 올라서는 봉우리의 모습입니다.


바위봉우리를 내려서 보니 경고문으로 마음 졸이게 하는 것은 바로 853봉우리입니다. 그 높이야 그저 그런데 경고문까지 세운 위세와 달리 왜 이름은 없을까! 벼랑이 있고 험한 만큼 이름도 있을 법 한데.. 화살표는 우회 길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냥 능선으로 올라가 볼까 머뭇거리다가 왠지 내키지 않아 우회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름이야 있거나 없거나 가는 길은 오르고 내리는 바위에 재미는 있고 힘든 줄은 모르겠다.



우회하는 길도 등성이 못지 않게 즐거움을 주기에 우회한다는 생각조차 잊을 정도로 가파른 바위도 있고 네발로 기어 올라야 넘어갑니다.



바위봉우리를 넘어 고개에 이르니 반가운 이정표, 그러나 반가움도 잠깐 853봉은 아직도 신선대에서 여기까지 온 만큼 더 가야 한다고 신선대에서 온 거리가 얼만데.. 에휴, 한숨이 나오는 건 힘들어서가 아니라요. 험하다는 853봉이 어서 보고 싶다 이거죠.

  


바위에 기댄 소나무를 작은 바위가 넘어질까 봐 받혀주고 있어요. 소나무와 바위는 형제같은 존재지요.



바위와 어우러진 풍경 보는 재미에 정말 힘든 줄 모르고 갑니다.


넘어온 봉우리의 풍경입니다.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절벽을 이룬 바위지대에 올라섰더니 이렇게 우아한 꽃이 피어 있습니다. 이럴 때는 피로가 싹 가십니다.



앞으로 가야할 봉우리의 모습입니다. 만만치 않아 보이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산은 또 그만큼 기쁨과 즐거움으로 보답할 줄도 압니다. 그래서 기대가 있고 희망이 있어 힘든 줄 모릅니다. 삶도 같지 않던가요?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일이 보람과 희열을 안겨주고 수월하고 쉽게 이룬 것보다 지난 후 더욱 그립고 애틋한 미소를 안겨주지요.



어렵게 바위봉우리를 올르고 보니 무슨 구렁이 굴처럼 가파르고 좁은 골자기가 아가리를 벌리고 혓바닥처럼 동아줄을 낼름거리고 있습니다. 날 보고 어쩌라고!


 

설치된 발판을 딛고 내려서서 동아줄을 붙잡고 중간에 내려서서 건너편 풍경 한 번 쳐다봅니다.



밧줄타고 내려오다 바라본 마주하고 있는 바위봉우리입니다. 어떤 형상은 아니지만 나름 보기에 괜찮습니다. 바위 표면의 빛깔과 주름이 꼭 코끼리 피부를 닮았네요.


다시 밧줄을 잡고 올라서야겠지요.


뒤돌아보니 지나온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뒤 산줄기를 배경과 아우러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앞을 보니 검은 바위봉우리가 앞서와 다름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날 처다보면 어쩔건데!  아냐, 그냥 네가 좀 멋지다 싶었을 뿐야! 그렇게 눙치고 수월하게 올랐습니다.


그렇게 올라서서 앞을 보았더니 기가막힙니다.


울퉁불퉁한 몸에 머리는 곧추세운 벼랑인데 꼭대기에 밧줄 하나 달랑거리고 있다. 이곳에 도달한 사람들마다 봉우리를 한참 넋 놓고 바라보다가 혀를 치고 산봉우리 밑으로 기어들어갑니다. 바람은 쌩쌩 불고 썩은 동아줄인지 새 동아줄인지 모를 바랜 동아줄은 건들건들 거리고 아, 나 어쩌지! 망설이는 나에게, 속에서는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냥 돌아 갈거여? 부추기는 까만 마음에 하얀 마음이 쓰러진다. 에라! 모르겠다. 요걸 두고 그냥 갈 순 없지! 그대로 몸통을 타고 올라서서 곧추선 벼랑까지 붙어 섰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한참 앉아 있다가 밧줄을 허리에 동여 매고 거친 표면에 발을 딛고 두 손으로 바위 틈새들을 찾아 붙잡으며 한 발 한 발 옮겨가며 뾰족한 봉우리에 올라보니 설자리도 설 수도 없다. 다시 어렵게 너머 내려오니 그 세찬바람에도 모자 속 대머리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등과 가슴에 흥건하게 흐른다. 아, 나는 넘어왔다. 그 후련한 상쾌함 세 시간을 달려 찾아온 것에 구병산은 이렇게 보답해 주는구나!  



이제는 더한 바람 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걸어가는 길에 여전히 추상적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뒤돌아보면 내가 넘어온 봉우리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다. 어려움도 있었던 만큼 재미도 있었던 구간이다.



시선을 돌리면 또한 넉넉한 공간과 고즈너기 엎드린 산들과 한가로운 구름 몇 점에 마음도 따라 풍요롭다.

 


드디어 853봉 정상이다. 스테인리스 강철의 조그만 비는 돌무더기로 세웠는데 쓰러져 있기에 잔돌을 들어내고 보니 원래의 돌비석의 밑둥이 보인다. 동강이 났는지 그 밑둥에 스테인리스 비석으로 씌운 것이다. 바로 세워 돌을 쌓아놓고 기념사진을 담았다.   



853봉우리에서 바라본 봉우리 넘어야할 봉우리인지 구병산 정상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던 이제 구병산 정상만 남았으니..



853봉우리에서 이곳 고개까지 내려오는 길은 이제까지의 바윗길과 사뭇 다르게 부드러운 흙길에 수림이 짙고 거리도 짧다.

 


이제 구병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인가 보다. 거리표시가 없어 얼마나 가야 하는지 다른 봉우리는 또 없는지.. 그냥 발길을 옮긴다.



능선을 오르다  나무사이로 시선을 주니 아낙의 젖무덤처럼 선도 고운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그러나 그 봉우리 아래는 수십길 낭떠러지기가 도사리고 있다.


 

다른 편을 보니 제법 웅장한 산봉우리가 겹쳐 있다. 저 봉우리가 구병산 정상인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다시 호젓한 산책길 같은 소박한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 길은 잠시의 환상같은 길일 것이다.

 


다시 거리 표시도 없는 답답한 이정표가 구병산 가는 길을 알려준다.

 


구병산에서 흙길을 찾지 마라는 듯이 금세 바위들이 이구동성으로 웃는다. 그럼 방금 지나온 흙길은 뭐냐! 거기는 나무와 바위들의 부산물이란다. 그 이름은 뭐지? 腐植土라나 腐葉土라나 아마 그렇지..



제법 구색을 갖춘 돌들이 나무와 어우러져 보기도 괜찮네.



봉우리를 오르던 중 갑자기 옆이 허전해서 고개를 돌려보다가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진다. 아니 지금 내가 오르려는 봉우리가 이렇게 무섭고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단 말이지 !



떨리는 마음으로 봉우리에 올라서 보니  돌탑을 세워놓고 그 위에 "위험"이라는 단 두 글자의 경고판을 돌 사이에 끼워 놓았다. 사면을 돌아보니 한 곳(올라온 곳)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절벽이다. 이름하여 '815봉'이다.



815봉을 올라간 곳으로 다시 내려와 반대편 길로 오르는데 그냥 돌밭같은 언덕이다. 힘들게 한참 올라간다.

 


돌밭 같은 언덕을 다 오르고 나니 환히 트인 하늘이다. 바로 구봉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정면 남향으로 바라본 풍경이다.


이제까지 거쳐온 동쪽방향의 풍경이다.



비석뒤에서..


정상에 있는 이정표에 모처럼 거리표시가 되어 있다.


서쪽 방향의 풍경.


북쪽 방향의 풍경. 멀리 제일 높은 봉우리가 속리산이다. 구병산 정상 이곳에서 속리산까지 43.9km라고 비석이 알려 줬다.



부부가 두 아이를 데리고 이 험한 곳까지 왔다. 모름지기 저 아이들 제2의 엄홍길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아이들 정신교육은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겠다. 다시 올라왔던 자리로 되 내려가 보은위성지국 가는 길로 하산해야 하겠지.



구병산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815봉에서 내려왔던 고개이다. 여기서 위성지국까지 2.8km를 할석이 뒤덮인 가파른 내림 길을 가야한다. 



고개에서 위성지국 가는 길의 초입의 모습이다. 할석많고 가파르고 조심스런 길이다.



내려가는 도중에 쌀난바위가 있었지만 내려가는 것에 신경 쓰느라고 사진에 담지를 못했다.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쉽다.





적암리 날머리로 가는 길가에 산딸기 덩굴에서 딸기를 맛있게 따먹다가 발견한 앙증스런 새집에 아주 작은 새알이 2개 있었다.



산행 길이 끝나는 길목이다. 시골집 뒷산의 정든 오솔길처럼 얼마나 예쁜 길이며 아름다운 정경인가 마주 보이는 산봉우리도 곱다.

 


옛 고향마을 압구정 뒤 선산의 추억을 속삭이든 날머리를 나와 돌아서서 이제까지 걸어 왔던 구병산 아홉 봉우리를 나는 살갑게 보고 있다네. 언제 다시 남기고온 내 발자국 주워 담아 올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 보은 위성지국 담을 돌아 주차장까지 84m란다네.



위성지국의 하얀 안테나도 인상적이어서 찰깍,


훗날에 그리움으로 다가올 임의 발자국 내 발자국 고이 품어줄 구병산 모습을 줌으로 당겨 담고, 


참으로 적암리 마을을 어찌 그리 이름처럼 포옥 감싸돌린 병풍 같은지... 너를 만날 수 있었음이 고맙고 온 하루 아니 언젠가 훗날에도 그리움으로 내게 다가올 네게 고맙고... 모든 것이 고맙습니다.





다시 돌아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 백두대간 비조령에 고마움 가지며,

2017년 5월24일. 〈 鄕香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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