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 포구 / 千里浦 浦口>
자욱하게 몰려와 자욱하게 번지는 海霧, 한 순간 지척이 보였다가 흔적없이 사라지는 천리포, 하늘과 땅과 바다가 하나로 융합한 듯 뽀얀 바다안개만이 자욱했던 천리포해안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몇 해 전과 별반 달라진 건 없었지만, 포구에 횟집과 해산물 집하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천리포 앞 바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 수평선이 없는 해무 속 선창에 매여 있는 통통배 하나, 저 끈만 풀어주면 우리의 꿈과 희망을 실고 바다와 하늘이 이어진 茫茫한 海霧를 타고 온 우주를 헤집고 다닐 것만 같습니다.
<민병갈 박사와 그의 어머니>
"나의 전생은 한국인"
한국인 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다 이땅에 잠드신 林山 민병갈 (미국명 : 칼 페리스 밀러(Carl Perris Miller))박사와 그의 어머니.
민병갈 님의 미국 이름은 '칼 페리스 밀러(Carl Perris Miller)'이며, 1921년 미국 펜베이니아 광산촌 사우드 피츠턴에서 독일계 이민의 후손의 장남으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아버지 '찰스 밀러(Charls J Miller)'는 戰傷후유증으로 '페리스(민병갈 박사의 애칭)'가 15세 때 세상을 떠나 이후 모든 생활은 어머니 '에드나 오버필드 밀러(Edna Overfield Miller)'가 꾸려야 했습니다. 에드나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워 직장생활을 위해 워싱턴에서 오랜 세월 머물 수밖에 없어 살림은 시누이 '루드 카이트(Ruth Kyte)가 맡았습니다. 어머니 '에드나'와 고모 '루드'는 민병갈에게 평생토록 '구원의 여인'이었습니다. 고모가 1990년, 어머니가 199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페리스'와 주고받은 편지는 수천 통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 사랑 속에 민병갈 님은 전란 후의 비참한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했고 한국의 자연을 사랑하여 우리에게 황폐해진 자연속에 아름다운 정서를 일굴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을 남기셨습니다. 이 천리포 수목원에 에드나와 루드의 추모비가 세워진 두 그루의 목련이 자라고 있습니다.
소갯글에 의하면 민병갈 님은 미국 버그넬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였고, 1945년(24세) 4월 일본 오끼나와에서 미군 통역관으로 근무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한국전쟁에 1년간 참전 후 본국에서 귀국하여 제대한 후 다시 주한미군사령부 정책 고문관으로 근무하였으며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53년 한국은행과 증권회사에 취직하여 한국에 정착하였으며 1979년 한국에 귀화하여 '민병갈'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풍토를 사랑했기에 이곳 천리포해안의 황폐해진 땅을 구입하여 세계 각종 수목으로 가꾸기 시작하였습니다. 민병갈 님은 특히 어머니 '에드나 오버필드 밀러(Edna Overfield Miller)'가 좋아한 꽃 목련을 각별히 아끼고 좋아 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구상 존재하는 500여 종의 목련 중 420 종에 이르는 목련을 구해 천리포수목원에 심어놓고 목련이 피는 4월이면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을 보기 위해 모든 외부와의 약속과 외출을 안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새들로부터 꽃망울이 상하지 않도록 일일이 모기장을 쳐주었답니다.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얼마나 사모쳤으면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그렇게 지극정성을 다할 수 있었을까! 싶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정성과 효심이 넘치는 애달은 思母曲이 천리포수목원에 넘쳐 흐르고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페리스'와 그의 어머니 '밀러'> - <고모 '루드'와 어머니 '에드나'> - <'민병갈' 님과 그의 어머니 '에드나'>
민병갈 님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미국 사람이 대한민국을 사랑하여 대한민국에서 한국인으로 2002년 81세의 일생을 접고 하늘에 오르셨습니다.
<민병갈 박사의 나무>
이곳은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故 민병갈(Carl Perris Miller 1921~2002)박사께서 "내가 죽으면 묘를 쓰지 말라.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라"는 유언에 따라 고인이 평소 사랑하던 목련나무(리틀 젬)아래 수목장(樹木葬)으로 모신 곳입니다.
흉상(胸像) 앞 화강암으로 된 개구리는 생전에 다시 태어나면 개구리가 되고 싶다던 그 분 말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목련나무 밑에 민병갈 님이 수목장으로 모셔져 있어 이 목련을 '민병갈 박사의 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야쿠시마만병초> 진달래과 / 일본
<꽃아그배/프로퓨전/Profusion>
1978년에 영국 Hillier's 농장에서 접목묘로 도입된 이 '아그배나무는 식물분류학상 사과나무속이지만 열매가 작고 돌배나무와 비슷해서 '아기배'라는 뜻의 '아그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주색 꽃이 다발로 무리지어 피었고 향기가 매우 짙어 나비와 새들을 매료시키겠어요. 실제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잎은 봄철에 구릿빛에 가까운 붉은 색을 띠지만 여름으로 갈 수록 청동색을 띤 녹색으로 변하고 꽃은 5월에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삼색 참죽나무>
색이 세 번 변한다고 하여 삼색참죽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으며, 봄철에 짙은 자주색의 새잎을 내고 초여름 즈음이면 연한 노란색으로 변하며, 한 여름이 되면 그 색은 점점 짙어져 초록의 잎으로 변합니다.
이 목련의 이름은 모르지만, 빛깔이 곱고 아름답습니다.
<가침박달> 한국
<등나무> 일본
<뉴질랜드삼>
<둥근홍가시> 장미과.
1973년에 미국 Mellingers에서 도입되었으며, 잎 모양이 둥글고 단풍이 들 때 잎이 붉은 빛을 띠어 '둥근가시'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연노랑 새잎이 나면 올망졸망 작은 꽃들이 모여 마치 흰 꽃다발을 만들어 놓은 듯 한 모습입니다. 봄이 깊어 5월이면 푸른 신록과 흰 꽃이 대비를 이루어 매우 아름답다고 합니다.
<세열단풍"디섹텀 니그룸">무환자나무과(단풍나무과)
<작약> 細部
연못, 물은 어머니와 같은 곳이지요. 생명이 잉태하고 자라고 살아가는 원천입니다. 그래서 숲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늪이나 연못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리 작지 않고 아담한 연못에는 온갖 수생식물과 개구리 곤충들이 예쁘게 조화롭고 아름답습니다.
<브루클린 목련/옐로우 버드>목련과
1988년 미국 Holly경매장에서 민병갈 박사에게 낙찰되어 도입된 나무입니다. '옐로버드는 꽃이 핀 모습이 마치 노란 새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목련은 대개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오는데, 이 목련은 꽃보다 잎이 먼저 나옵니다. 옐로버드는 황목련과 교배하여 만들어 낸 품종이며 꽃은 4월 말부터 피기 시작합니다. 이 나무는 이 수목원을 설립한 민병갈 박사의 절친한 Bud Lake씨의 어머니 'Graoe P. Lake'를 기리기 위한 기념수로 심었습니다. 어머니 Graoe P. Lake씨는 생전에 민병갈 박사를 친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기념식재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온갖 새들의 합창이 아름답게 들리는 숲길을 따라가면 발걸음은 왜 그리도 가볍고 즐거운지..
산책길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최대의 식물 종류(2013년 4월 현재 14,000여 품종)를 보유하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기린의 목처럼 키가 큰 각종 나무들이 밀집한 숲길
동백꽃길
갓 피워난 꽃송이에서 청순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봅니다.
꽃봉우리를 터뜨리기 시작하는 철쭉.
우거진 숲 사이로 산책길이 더없이 호젓합니다. 깊은 호흡으로 향기로운 피톤치드를 마시며 도심에 찌든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치유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수목원입니다.
<벗나무 '콴잔'/Prunus 'Kanzan'>장미과
꽃이 피면 그 무게에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탐스러운 분홍색 겹꽃을 피우는 벚나무 종류입니다. 카네이션을 닮은 꽃은 미국 워싱턴 DC 벚꽃축제에서도 명성이 높습니다. 천리포 수목원에서는 4월 중순부터 개화가 시작되는데 꽃이 활짝 피어난 모습도 아름답지만,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낙화 풍경과 바닥에 떨어진 분홍 꽃길 또한 장관입니다. 심지어 이 큰 벚나무 '콴잔' 아래에 있는 작은 나무들 위를 온통 뒤덮어 그 나무들조차 작은 콴잔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꽃이 많이 졌을 무렵입니다.
<동백꽃>
<해무 속 천리포 포구 방죽과 모래사장과 바다.>
산책로에서 바라 본 해안에 낭새섬과 포구 방파제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 해무에 싸여 희미하게 보입니다. 쾌청한 날 해가 질 무렵의 낙조는 참으로 절경이 아닐 수 없다는 곳입니다.
<천리포수목원 해안쪽 산책로>
소나무 숲 사이로 하늘을 닮은 바다가 보입니다.
<수목원에서 내려다 본 천리포 방파제와 해변>
해무에 휩싸여 있는 방파제와 작은 선착장이 휘미하게 보입니다.
<천리포수목원의 꽃들>
천리포 거친 풍토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목련, 벌칸, 파우더 퍼프, 엘리자베스를 비롯해 430개의 품종이 수목원의 봄을 장식하고, 여름에는 수국과 다채로운 꽃들이 수를 놓고, 가을에는 가을벚꽃이 눈부시며, 겨울에도 납매, 설강화 등이 피어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낙원이랍니다. 430종의 목련 외에도 400여 종의 호랑가시나무류와 동백나무 380여 종 등은 전세계 식물학자들의 이목을 받고 있으며, 세계에서 무궁화 품종이 가장 많은 무궁화원에는 우리의 국화 무궁화가 300여 종이 펼쳐져 있습니다. 해양성 기후대에 위치하여 무궁화꽃 빛깔이 더욱 화려하고 오래 피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산책길 주변 식물>
<산책길 주변 식물>
<노랑철쭉>
<산책길 주변 식물>
<사순절 장미>미나리아재비과
1979년에 설립자인 민병갈 박사가 영국에서 도입하셨다고 합니다. 그리스가 원산지로 성탄절부터 사순절 기간(부활절 全40일間)까지 꽃이 피어 '사순절장미'라고 불리웁니다. '사순절장미'는 보통의 장미처럼 나무가 아니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붉은 꽃받침을 가지고 있어 탐스럽고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꽃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시기에 꽃을 피워 더 없이 사랑 받는 귀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꽃이 아름다운 시기는 3~4월이라고 합니다.
<산책길 주변 식물>
<산책길 주변 식물>
<세열단풍"디섹텀 니그룸">무환자나무과(단풍나무과)
1974년 미국의 Hollandia가든에서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잎이 길고 가늘게 여러 갈래로 갈라져 세열(細列)단풍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세열단풍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아래로 늘어지는 모양이 마치 공작새가 날개를 펼쳐놓은 듯한 형상이라 하여 '수양단풍','능수단풍','공작단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낙엽이 질 때까지 검붉은색의 잎이 아름다운 식물입니다.
2013년 5월20일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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