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回 벗모둠

어린 시절 동무들.

鄕香 2013. 5. 10. 23:45

 

세상을 살아가는데 짝을 만나는 일이 행복이라면, 진정한 벗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라 하겠다.

나 오늘 그 벗들을 만났다. 보면 즐겁고 헤어져 돌아서면 금시 그리움이 가슴을 채우는 내 동무,

우리의 因緣이 끊긴 듯 끊이지 않고 緣이어 온 세월이 어느새 반세기를 넘게 흘렀지만,

어제 보고 오늘 만난 것만 같구나! 비록 세월이 남긴 흔적에 육신은 골이 패였지만 훈장처럼 빛이 났고,

그 빛엔 우리의 착한 동심이 곱게 물들었구나, 동무야!

우리 모두 건강하자. 그리울 때 그 그리움, 저 까만 하늘의 반짝이는 무수한 별처럼 꺼지지 않는 우정 지펴가면서...

오늘, 만남을 준 동무가 더없이 고마운 내가..     

 


서울, 지금은 공룡처럼 커졌지만, 우리 어린 시절의 서울은 아름답고 아담한 도시였지, 지금처럼 가공된 인위적 청계천이 아니라 흙으로 쌓은 둑이 있고 자연적 냇물이 흐르고 물고기도 살았고 부녀자들이 빨래도 하던 청계천, 맑고 푸른 물결 고운 한강에는 금빛 은빛 금모래 은모래가 반짝이고 꼬마조개 재첩, 우툴도툴 진주조개, 칼 모양의 칼조개,  검은 색의 말조개, 그사이로 재롱둥이 새끼자라가 정다웠고, 겨울이면 꽁꽁 언 한강얼음을 톱으로 켜내어 동빙고, 서빙고에 저장했다가 여름이면 꺼내 우리들의 더위를 식혀주던 추억들, 황학동고물상에서 산 전화발전기를 가지고 아리랑고개 넘어 정릉골짜기와 미아리고개 넘어 우이동골짜기에서 피라미 하늘고기를 잡던 일, 마장동 비행장 인근 장안평 논에서 썰매를 타던 농촌처럼 자연이 숨 쉬는 도시였지 그 서울을 닮은 내 동무들... 그 서울이 그리운 만큼 더 만큼 그립다 동무야...  


아름답게 피어나는 무궁화동산,

우리들은 이 강산에 새 일꾼일세,

씩씩하고 굳세게 힘을 다하여 힘차게힘차게 나아가자 흥인 학도(교)야. (쉬는 시간이면 확성기로 틀어주던 노래) 

 

한 떨기 꽃송이도 한포기 풀도 알뜰히 가꾸어진 사랑의 자취, 흥하고 흥해라 우리 흥인 어질고 어질라 우리흥인. (흥인 교가)

 

가을하늘 높고 맑은 우리에 교정 우리에 교정,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운동회,

줄기찬 무학봉의 정기를 띠고 자라난 흥인들아 씩씩하구나,

청군아 백군아 날고 뛰어라 오늘은 우리들이 높고 힘차다. (흥인 가을운동회 때 부르던 노래)

 

 左近부터, <서우석>, <김인남>, <박태웅>,    右遠부터, <안길용>,<이종득>,<인태식>,<나> 


2013년 5월 10일, 계동 산내리한정식 음식점에서...  <鄕香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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