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하늘 너무 파래서, 반짝이는 햇살 너무 눈부셔 밖으로 나섰지,
살랑 부는 봄바람에 버들강아지 간들간들 손짓 하니 발걸음 절로 흥겨워라
골짜기 도랑가에 물오른 명자나무 한 그루, 가지에 봄의 열기로 홍역을 치르나봐 붉은 열꽃 망울로 돋았네.
겨우내 얼었던 골짜기 도랑 어느새 바람이 깨웠을까
수정같이 맑은 물 졸졸 또르륵 옥구슬 굴리듯 그지없이 맑고 곱구나.
보송한 솜털도 가시지 않은 꽃다지야 ~ 너도 봄을 맞고자 성급히 꽃망울을 꾸미고 있구나
낙엽을 밀쳐내고 성큼 나선 쑥아! 얼른 낙엽 밑으로 다시 숨거라
재 넘어 옥이엄마 냉기에 좋다는 너를 찾아 사립문을 나섰단다.
가재라도 있을 법한 맑은 옹달샘 머지않아 달밤이면 소금쟁이 춤을 추겠지,
온 아침나절을 산자락 골짜기를 헤집고 다녀도 볼 수 없던 민들레꽃,
척박하고 경직되고 물기 없는 보도 불럭 길가에 햇살처럼 밝고 환한 얼굴로 활짝 웃고 있으니
그런 너는 도심이 더 좋은 모양이구나
<제천시 서부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2012년 3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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