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사진

아차산

鄕香 2006. 5. 1. 00:19

아차산 ... 큰 산은 아닙니다. 태산은 더더욱 아니고요. 완만한 구릉 인가 하면 오묘함과 날카로움도 있습니다. 선비의 준엄함이 外的 이라면 여인의 섬세함과 오밀조밀 신비로운 內面도 갖춘 바위산입니다.

 

수천 년을 통해 쌓은 인륜의 흔적을 감싸고    넉넉한 자애로움으로 살아 숨 쉬는 아차산을 흠모하여 유구한 세월로 감아 도는 바람은 온갖 사연을 올올이 풀어 우리의 귀에 속삭입니다. 갈봄 없이 그렇게 아차산은 한 결로 살아 왔노라고.

 

오늘도 자연을 가꾼다고 사랑한다고 어느 생각들이 일구어 놓은 인위적 피조물들의 웃음을 경계하며 나 또한 자연의 피조물임에 미소를 가집니다. 인간은 결코 피조물이지 神일 수는 없다고,

 

어둠이 드리우는 산자락에 수십 년의 赤松들이 뿜어내는 향기에 몸을 실어 나 한 숨의 솔향으로 행복한 순간을 지나 어둠의 차일로 살짝 가린 잿빛하늘을 향해 서툰 몸짓으로 한 걸음 두 걸음 설렘을 솔바람에 실어봅니다. 길섶에 대롱을 타고 흐르는 맑은 샘의   졸졸 또르르 흘러나오는 생명의 원천수로 목을 축이니  시원하고 상큼한 그 맑고 소중함을 가슴에 담습니다.

 

오늘 밤의 요정이신 나이스님, 수풀향님,그리고 엘리사님과 이안님. 貞亮이신 굴렁쇠님, 금송님, 불애님, 위아남님.과 함께  정겨운 오솔길은 바쁠 것이 없지요.

 

세상에서 가장 편한 조선의 선비 걸음으로 이제 평원왕의 사위이자 진정 똑똑한 여인의 표상인  울보 평강공주의 사랑이신 바보온달님의 샘터를 지나  조선 중기의 山水畵의 대가인 謙齋 정선의  그림에서나 보았을 법한 아름다운 바위와  奇妙한 모습의 나무들의 군무에  우리의 마음은 仙人의 경지로 이끌리어도 보고,

 

다비터를 지나 다다른 석곽묘에서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땀을 실려 보내며 강 건너 오색 등불에 잠시 마음을 담아봅니다. 어떤 가슴들이 살고 있을까 소싯적 오누이 같은 정을 듬뿍 담아내어봅니다. 

 

선한 바람에 다시 걸음을 옮겨 갑니다. 막내 같은 이안님 아담하고 똘망한 얼굴로 연실 재담을 들리며 잘도 따라오십니다. 조촐한 릿지도 하며 도달한 오봉에서 산상의 요기는 능숙한 불애님의 봉사로 모두가 배불리고, < 불애님 너무 감사..() > 따뜻한 茶 한 잔의 행복은 비길 데 없는 기쁨이었고 예술적 경지의 감미로운 음색에 허스키하고 리드미컬한 몸놀림의 위아남님은 고교 시절 얼마나 많은 여고생의 가슴을 울리셨을까! 부럽습니다^ ^* 

 

다시 배낭을 메고 솔향기 그윽한 송림으로 들어서 폭신한 카펫의 촉감을 느끼며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솔잎향기에 행복함이여 ~~

 

이내 회기점인 4보루성을 보고 돌아오는 능선은 바위를 파고들어 혹한의 삭풍에도 꿋꿋이 버틴 푸르른 기개와 고고함이 서린 비틀어진 푸른 솔의 아름다운 경이로움이여, 산 아래 찬연한 듯 깜박이는 불빛이 차라리 천박스러움은 무슨 까닭인지 ...  오늘도 아차산은  바람만 차오네...

 

함께하신 님들 즐거웠습니다. &^  _ ^♣ ...   2006/3/15 in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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