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

「경기 옛길 삼남길 제 6 코스 화성효행길」

鄕香 2021. 6. 26. 17:23

 

 "화성효행길, 배양교 → 용주사 → 신한 미지엔 아파트 → 세마교. 7.8km, 길은

 배양교에서 시작됩니다. 황구지천변의 들판을 거쳐 마을을 지나 고개를 넘어가면 용주사에 이릅니다. 다시 안녕초등학교를 지나 들판으로 들어서 얼마 쯤 걸어가면 융릉.건릉으로 뻗은 효행로를 가로질러 건너서 황구지천을 따라가며 물가 모래톱에서 오수를 즐기거나 파수를 보는 왜가리들과 내 품에 안기라는 듯이 날개를 펼치고 젖은 깃털을 건조시키는 가마우지도 보며 노래도 부르며 걸어가자니 어느 사이에 새마교에 이르더이다.   

 

배양교 중간에서 바라본 상류 풍경입니다. 

 

배양교 중간에서 바라본 하류 풍경입니다. 

 

 

배양교를 건너 좌측 하천둑길로 들어섭니다. 

 

 

화성효행길 시발점의 황구지천 둑길 옆에 화성효행길 안내판이 보입니다.

 

 

 

황구지 천변의 들판을 따라가다 마을로 들어서 고개를 넘어가니 용주사에 이릅디다.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16년(968년)갈량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었으나 고려 때 잦은 병란으로 소실된 빈터에 조선 제22대 정조대왕께서 보경스님으로부터 부모의 크고 높은 은혜를 설명한 "부모은중경" 설법을 듣고 크게 감동하여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1790년에 새로 중건한 절입니다. 

 

 

끝 모르게 곧고 길게 뻗은 둑길을 지평선 끄트머리까지 가겠구나 싶었는데, 200m 정도 가다보니 푯말이 우측 마을 쪽으로 가랍니다. 그냥 내쳐 황구지천을 따라가면 바로 세마교에 이르겠지만, 용주사를 거쳐 가라는 것이지요. 

 

 

마을 뒤로 산이 가로 막고 있네요. 설마, 저 산을 넘어가는 건 아니겠지요.

 

 

마을입구에 들어서니 두 갈래 길입니다.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예전에는 산자락이었을 좌측 꼬부라진 언덕길로 들어서랍니다.

 

 

벌판에서 보았던 산이 이렇게 마을을 이루고 산자락길이 있는 것을, 앞서 여러 옛길에서 지나온 수풀 무성한 산길들이 생각나 지레 겁을 먹었네요. ㅎㅎ

 

 

밭에 고구마 줄기가 짙푸르고 무성하다. 고구마는 줄기가 무성하면 고구마가 덜 달린다는데.. 고구마 밭을 보자니 노래 '유정천리' 가 떠올라 곡에 맞춰 흥얼거려 본다. 

 

"가련다 떠나련다 세상만사 잊으려고 밤꽃 피고 고구마 심은 낯설은 타향길을 

힘들어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할 수 없어 땀에 절은 등줄기에 황혼빛이 젖어드네" 

 

 

마을을 벗어나니 도로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정표를 보니 용주사까지 700m거리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용주사와 융·건릉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신설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길을 가다 보면 산과 들 하천변까지 아파트 일색이건만 살 집이 없다 는 건 무슨 까닭일까? 

저 만치 들에도 기중기가 땅에 절구질을 하고 있네.

 

 

인증함은 어미새 잃은 새끼처럼 삼남길 안내판과 동떨어져 남의 처마 밑에 의지하고 있구나. 

 

 

두서너 번 찾아본 용주사, 내 발길이 독촉하여 사천왕만 뵙고 갑니다. 

 

 

동방을 지키며 선한 자에 상을, 악한 자에 벌을 내리며 향기만을 맡는 음악의 신 乾達婆를 거느린 "持國天王"

서방을 지키며 악인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하여 道心을 일으키도록 하며 용과 毘舍사를 거느린 "廣目天王"       

                      

 

남방을 지키며 자신의 위덕을 증가하여 만물이 태어날 수 있게 하겠다는 "增長天王"

 

북방을 지키며 야차와 나찰을 거느리고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면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느다는 "多聞天王" 

 

 

용주사 길 건너 주차장 옆 길로 들어서 안녕초등학교를 찾아 길 나섭니다.

 

큰 길로 나오니 길 건너 저 편에 안녕초등학교 校舍가 보입니다.

 

 

안녕초등학교 담을 끼고 학교건물 뒤로 갑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되도록 내가 본 중 가장 인상적인 안내판이네요. 학교 콘크리트 축대에 보랏빛 바탕에 미적 효과를 극대화 시킨 제6길 화성효행길이 입체적으로 정서감 있게 표시해 놓았습니다. 

 

 

마포에 고대 로마의 건축미를 수 놓은 듯 예술적 느낌을 풍겨주는 콘크리트 옹벽, 깨끗하지만 위압감 내뿜는 아파트, 그 사이 넓은 논에 모가 힘차게 뿌리 내려 짙 푸른 이파리들이 파란 하늘과 맞서 주변을 자연의 부드러움으로 순화시키고 있습니다. 

 

 

우측 둔덕 위에 신한미지엔아파트을 인증합니다.

  

 

들길을 가르고 길게  뻗어 간 효행로 앞 정경입니다. 효행로 바로 건너편 들길로 직행합니다. 다만 우측에 있는 횡단보도로 건너야겠지요. 또한 길 건너 우측으로 700m 정도 걸어가면 정조대왕께서 축조한 저수지 萬年堤가 있는데 매립되어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 중 이므로 바로 세마교로 갑니다.

 

 

들판으로 들어섭니다. 

 

 

저만치 들판 끝머리에 솟아 있는 독산자락을 바라보며 곧게 뻗은 이 농로 길은 모름지기 배양교에서 이별한 황구지천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겠습니다. 

 

 

우측 다리를 건너 좌측으로 들어서 황구지천 둑길로 들어서야합니다.

 

 

황구지천 둑길 따라 가노라니 요즘 즐겨 부르는 노래가 절로 목울대를 넘습니다. 

 

"종달새 노래 따라 한세월 흘러가고 뭉게구름 쳐다보며 한 시절 보냈다오 

잃어버린 지난세월 그래도 후회는 없다 겨울로 갈 저 길에는 흰 눈이 내리겠지"

 

 

호수마냥 넓고 물결 잔잔한 저편 물가 모래톱에 가마우지와 왜가리가 사이좋게 쉬고 있고 있는데, 그 너머 오늘 내가 넘어야할 독산산성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네.

 

 

물가 모래톱에 물새들의 한가로운 휴식 평화로운 정경을 깨고 싶지 않아 길가 풀섶에 몸을 숨기고 사진기를 내밀어 줌으로 담는데 파수 담당 왜가리 한 녀석 긴 목을 높이 쭈욱 빼 올리고 눈을 돌려 내 동태를 살핍니다. 얘들아 나 살아가는 모든 자연의 생물을 사랑한단다. 예쁜 너희를 해칠 생각은 더욱 못하지 개미처럼 작은 미물도 해치지 못하는데.. 

 

 

끝없이 가는 구나 황구지천 둑길을 오늘도 해는 지고 종착점은 멀고멀어 발걸음만 타박타박 내 가슴 울리는데 정든 사람 왜 보냈나 황구지천 길손 

 

갈 곳이 없는 몸이 쉴 곳이 있을 소냐 떨어진 보따리를 베개 삼고 벗 삼고 별을 보고 눈물짓는 나그네 외로운 밤 어머님을 불러보는 대관령 길손

 

 

제6 화성효행길 종착점 세마교에 이르니 길가에 기러기 솟대가 무리지어 갈채를 보내 준다. 일찍이 이런 축복의 격려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저 솟대에 영험 있으리...

  

 

제 6코스 화성효행길, 배양교 → 용주사 → 신한 미지엔 아파트 → 황구지천 → 세마교. 7.8km, 를 마칩니다. 

 

 

현 위치는 제7코스 독산성길 시발점입니다. 좌측 세마교로 들어서야 합니다. 

 

2021년 6월 19일 토요일 정오 - 鄕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