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자전거를 타고 호명산을 넘다.

鄕香 2020. 10. 25. 20:28

난생처음 자전거 카페에 가입하여 호명산라이딩을 신청하였다.

집결지는 잠실이지만, 카페의 라이딩은 경험이 없고 거리가 80km가 넘으니 힘이 부칠 것 같아

팔당대교북단에서 합류하기로 하였기에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니 낮은 기온에 바람이 분다.

중출한 경력과 노련한 라이너들을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싶으니 누를 끼치는 건 아닐지 염려가 앞섰다.

북한강강변을 지날 때는 하얀 억새꽃과 풍경에 홀려 그 우려 바람에 흩어져 날아가고 잠시 머물며

그 정경 담아오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다.

 

평평한 하천자전거도로만 유유자적이며 풍경이나 건지던 내가

거리도 거리지만 산을 타고 넘는 길에 아연실색이 된 하루였지만,

 

입맛을 홀리는 맛깔 있는 토속적 우리 고유의 된장에 애호박이며 버섯이며 쇠고기에 두부

그리고 각종 양념을 넣어 끊인 두부찌개와 총각김치(?)는 다시 찾고 싶도록 행복한 반상이었지

老軀가 그 덕분에 자전거를 타고 호명산 굽이굽이 고갯길을 타고 넘은 것 같소이다.

하 , 그런데 함께 고개를 넘은 자매님들 우러러 보입디다. 그 역발산의 기개와 힘...

오늘 힘들고 어려운 곳을 이끌어 주신 '우연필연님 감사합니다. 함께하신 형제자매님들 고맙습니다.

모두 더욱 건강하십시오.

 

 

갓 지어내 윤기 자르르한 흰 쌀밥에 시골 아낙 솜씨로 곰삭은 강된장으로 끓여낸 두부찌개에 끼니다운 끼니에 참 즐거웠지 

 

 

강을 건너 들을 질러 우습지 않은 고개를 넘어 달려온 250십리길 복장리마을회관, 자전거도 힘이 들었나보다 모두 발라당 누워 쉬고 있다. 굽이굽이 휘어 틀어진 호명산을 넘어 상천으로 가기 위해 새롭개 각오를 다진다. 

 

 

복장리마을회관을 나서니 바로 호명산 산자락 언덕길, 앞서 출발한 '우연필연' 번짱이 숨어 있다가 찰깍! 한순간에 잡아챈 내 모습.

 

 

집에 들어와 오늘 네가 달린 거리를 보니 구리에서 상천역, 그리고 퇴계원에서 집까지 온 거리가 142km 였다. 나를 태우고 호명산 고갯마루를 올라온 너, 이런 여정은 처음이지? 고생했어 고마워~~! 실은 나도 첨이었다.

 

 

난생처음 만난 이들이여,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지만, 함께한 시간들 소중히 간직할게요. 건강들 하세요.  

 

2020년 10월25일 (일요일)  -鄕村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