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운길산(雲吉山)

鄕香 2020. 4. 25. 12:57

운길산

몇 해 전 뜯어온 쑥으로 전을 부쳐 먹은 적이 있었는데 맛이 어느 전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쑥의 진한 향이 얼마나 좋은지 마치 선식을 하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갑자기 그 쑥전이 생각이 나서 구리에서 접근하기 좋은 야외로 나가려면 아무래도 중앙선 전철보다 더 좋은 교통수단은 없겠다. 목적지도 없이 전철을 타고 내린 곳이 운길산역이었다. 역 우측 철길 옆 길따라 가려다보니 고사리, 쑥을 뜯으러 나온 사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쑥을 찾아 100m 정도가다가 예봉산과 운길산 들머리에 주변 약도가 보인다. 참새가 방아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어찌 내가 그걸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배짱이 있겠는가 잠시 들여다 보다가 드는 생각, 며칠 전 인근 예봉산을 다녀 왔으니 여기까지 온김에 운길산이나 가볼가 싶은 생각이 불쑥 자리를 잡는다. 스마트 폰 시각을 보니 12시50분이다. 어쩌지 쑥전은 먹고 싶고 맘은 망설이는데 발길은 어느새 운길산 들머리를 들어서고 있었다.

이 약도에서 나는 노번도 없는 흰 선으로 표시한 길을 따라 산길로 들어서 고개 사거리에서 붉은선 5번과 수종사를 둘러보고 자주색 8번 길을 이용해 운길산역에 도착하였다. 산행시간은 홀로 산행에서 걸릴 것 없어 소신에 따라 유유자적 보이는 풍경마다 사진기에 178장 스마트폰에 30여장 담아가며 5시간30분을 소비했다.

"운길산역-동국대학교운길산학술림관리소-주필거미박물관-세정사-새우젓고개-고개사거리-5번산행길-운길산정상-절상봉-수종사-운길산역. (운길산역-고개사거리7.7 km +고개사거리-운길산정상 3.1km +운길산정상-운길산역 3km =13.8km).

  

11시14분,

스크린 속 풍경 같다. 다리 이름은 '마진교' 시각은 11시 26분.

   

길을 가며 둘러봐도 먹을 만한 쑥은 보이지 않는다. 길가 바윗돌 틈새에 빛깔고운 제비꽃 생글생글 웃는다. '난 좋은 쑥 어딨는지 알지,"  

 

  내가 타고 온 전철 길로 탱크로리를 줄줄이 꿰어 찬 화물열차가 단양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마도 시멘트를 실기위해 가겠지- 

   

민가 텃밭에 유채꽃 활짝 피었네. 꽃만 담기 뭣해서 앉아서 산과 하늘을 함께 찰깍!

     

 

 

  길가 돌담 밑에 금낭화 빛깔은 고운데, 축 늘어진 그 모습 왠지, 처량해- 

  

 

 

  길가 둔덕에 가시덤불 분홍빛 꽃을 피웠네. 5월이면 빨간 산딸기 요기조기 열리겠지-

"님과 벗"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 향기로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어라 나는 마시리" 딸기꽃을 보노라니 소월 김정식 님의 시가 떠오르더이다.  

    

 

 

시골길가에서 산딸기 꽃을 보네

고운 나비 하나 찾아와 꽃잎에 앉네.

고운 나비 예쁜 꽃은 어디에서 왔을까

신비로운 이 세상 봄바람 타고 왔겠지-

내 마음속 꽃은 어디에 있을까

이 나이 되도록 묘연하네.

     

 

 

    「꽃밭에 앉아서」

"坐中花園 膽彼夭葉, (좌중화원담피요엽)

  兮兮美色 云何來矣, (혜혜미색운하래의) 

   灼灼其花 何彼(艶), (작작기화하피염의)

 斯于吉日 吉日于斯, (사우길일길일우사)

 君子之來 云何之樂" (군자지래운하지락)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그리도 농염한지,

이렇게 좋은날에 좋은날 이렇게,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좋을까,

 

臥彼東山 (觀)望其天 (와피동산 관망기천)

明兮靑兮 云何來矣 (명혜청혜 운하래의)

維靑盈昊 何彼藍矣 (유청영호 하피람의)

吉日于斯 吉日于斯 (길일우사 길일우사)

美人之歸 云何之喜 (미인지귀 운하지희)

동산에 누워 하늘을 보네

청명한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푸른하늘이여 풀어놓은 쪽빛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화원(花園) / 조선조 최한경(朝鮮朝 崔漢卿) 漢詩》

이 漢詩의 원문은 조선조 세종 때 강원도 관찰사와 이조참판를 지낸 언보(彦甫)'최한경(崔漢卿)'이란 분이 성균관 유생으로 있을 때 쓴 연시(戀詩)입니다. 이 연시는 최한경이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박소저'라는 여인을 그리며 지었다고 하며 이 시를 자신의 문집 반중일기(泮中日記)에 화원(花園)이라는 詩題로 지은 詩입니다.

 

 

 

 주변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아스팔트 길이지만, 굽어진 계곡따라 산자락을 끼고 뻗은 길의 자태가 자못 아름답습니다.

   

 

 

 길을 가다보면 계곡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몸에서 품어내는 열기와 갈증을 여울져 흐르는 물에 손을 넣어 그 시원함을 가슴을 통해 온 몸으로 전하는 짜릿한 여운을 즐깁니다. 

    

 

  

 계곡 아래 풍경

  

 

  

  경기도 지방에서는 찾아보기 쉽지않은 하얀 민들레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산딸기 꽃

길가 둔덕을 뒤덮은 산딸기꽃, 연둣빛 다섯개 꽃받침에 어긋난 분홍빛 홑 다섯 꽃잎 가운데 꽃에 비해 작다 할 수 없는 씨방에 암술을 수술이 포옥 감싸고 있습니다.

    

 

   

 

 

  

    

 

  

 운길산역으로부터 4.42km 지점인 이곳에서부터 운길산으로 들어서는 나들목입니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는 곳이 운길산들머리입니다.

운길산역에서 이곳 들머리까지 4.42km. 다시 이곳 들머리에서 운길산 정상까지 3.28km 모두 7.7km가 되겠습니다.

  

 

 

     

운길산역에서 계곡따라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길을  4.5km를 걸어와 이제 산자락 오솔길로 들어섭니다. 포근하고 아늑한 산행 길입니다. 

 

 

 

    

산행길가에 예쁘고 귀한 하얀 민들레 운 좋게도 두 번씩이나 봅니다.

  

 

   

 능선사거리로 들어서는 길목입니다. 

  

 

  

 능선 사거리입니다. 안내판 옆 뒷길로 가면 운길산 정상으로 가는 길, 좌측으로 가면 새재삼거리로 가는 길, 운길산역(올라온 길)좌측 바로 옆길로 가면 예봉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예봉산 가는 길을 뒤로 하고 운길산정상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운길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 우측 너머로 율리봉이 슬쩍 얼굴을 내보입니다.

   

 

 

 

 

 

 

 등마루 길과 우회하는 길로 갈리지만 봉우리 넘어가면 다시 합칩니다. 나는 좌우측 전망을 보기위해 우측 등마루 길로

         

 

 

 

     

찬 바람에 몹시 흔들리는 곱고 예쁜 산철쭉을 그 모습대로 담질 못해 미안합니다. 

       

 

 

  나뭇가지 틈으로 예봉산 천문대를 바라본 모습

     

 

   

줌으로 담은 모습.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알리는 바람의 기척뿐.. 호젓하기 이를 데 없구나!

    

 

       

등마루 길과 우회길이 다시 만나는 정경을 뒤돌아 본 모습.

   

 

 

 

 

 

 

  한 봉우리를 넘으니 또 등성이 길과 우회로의 갈림길

      

 

 

 길도 이별은 서러워 다시 만난다네.

   

 

   

  죄 많은 놈 '벼락 맞을 놈'이라지만, 나무가 뭔 죄가 있어 벼락 맞아 죽었을까?

    

 

    

운길산 정상 전 1.7km 지점의 남향 정경.

  

 

  

  운길산 정상 전 1.7km 지점의 북향 정경.

   

 

   

 새재고개 2km ←현 위치 → 운길산 정상 1.7km 지점의 정경,

      

 

 

 

 

 

 

 

 

 

 

  

 

 

 

 

 

 

 

 

 

 

 

 

 

 

 

 

 

 

 

 

 

 

 

 

 

 

 

 

 

 

 

 

 

 

 

 

 

 

 

 

 

 

 

 

 

 

 

 

 

 

 

 

 

 

 

 

 

 

 

 

 

 

 

 

 

 

 

 

 

 

 

 

 

 

 

 

 

 

 

 

 

 

 

 

 

 

 

 

 

 

 

 

 

 

 

 

 

 

 

 

 

 

 

 

 

 

 예봉산 정상 6.2km ← 운길산정상 → 운길산역3.16km, (수종사 0.8km) 

   

 

 

 

 

 

 

 

   

 

 

 

 

  

    

 

 

 

 

 

 

 

 

 

 

 

 

 

 

 

 

 

 

 

  

   운길산정상0.27km ← 현위치 → (수종사0.54km) 운길산역 2.74km

      

 

   

 운길산정상 410m ← 현위치 → (수종사400m) 운길산역2,600m.

   

 

 

 

 

 

 

 

 

 

 

 

 

 

 

 

 

 

 

 

 

 

 

 

 

 

 

 

 

 

 

 

 

 

 

 

 

 

 

 

 

 

 

 

 

 

 

 

 

 

 

 

 

 

 

 

 

 

 

 

 

 

 

 

 

 

 

 

 

 

 

 

 

 

2020년 4월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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