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곤지암-구리시, 백오십리 물가 풍경』(라이딩).

鄕香 2020. 4. 23. 20:55

오늘은 공휴일 자전거를 가지고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다. 선산이 곤지암 인근 도척면 궁평리에 있는 관계로 경강선이 계통된 후로는 자전거를 가지고 몇 번 다녀본 곳이지만, 곤지암에서 구리시까지 자전거로 가본 적이 없기에 늘 염두에 두고 있던 일이었다. 오전 10시49분 경의중앙선 구리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분당선 수원행을 11시24분에 환승, 다시 이매역에서 12시04분에 여주 방향 경강선으로 갈아타고, 12시32분 곤지암역에 도착하였다.

오늘은 곤지암역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하천 따라 길을 낸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여 곤지암천-광주경안천-퇴촌사거리-광동교-도마삼거리-팔당댐-팔당대교-덕소-수석동-구리시 왕숙천까지 주행할 생각이다. 지난 가을에는 광주천에서 남한산성 자락 은고개를 넘어 하남시를 거쳐 올림픽대로 아래 강변자전거도로를 이용하여 광진교를 거쳐 구리시 왕숙천 자전거도로에 인접한 구리인창고등학교 인근 집까지 종주한 적이 있었기에 거리와 소요시간은 대강 어림잡을 수 있어 무난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곤지암역에서 가까운 최미자 소머리국밥으로 체력을 돋우고 출발한 시각은 오후1시11분이었다.

  

(곤지암 역 인근 삼거리에서 광주방면을 담은 모습.)

  

곤지암천 

   

 

 곤지암천 

 하늘을 담아서 일까 물빛도 하늘처럼 파랗다. 

 

 

물 마른 하천부지 건너 산 밑자락에 청색바위가 눈길을 끌길 레 자세히 보니 물줄기도 보인다. 자전거를 억새풀에 눕히고 가봐야겠다.  

    

 

이곳 하천가 산자락에 노출된 암석의 표면 색깔이 청록색 녹쓴 청동빛깔이다.

청석에 뿌리 내린 소나무 한 그루 멋을 더하고 그 색깔을 닮은 물빛이 참 곱다.

  

 

물빛에 매료되어 가던 길에 멈춰 서서 넋 놓고 바라본다. 물빛도 고운데 굽이굽이 휘어진 물길 그 몸매 그 마저 아름답구나!

  

 

 청명한 하늘, 청록빛 물길도 붉은 자전거 길도 모두 예쁘니 길가 벚나무 가지가 바람결에 춤추며 봄기운을 돋는다. 

     

 

물줄기 옆에 인위적으로 수로를 내 갈대와 옥잠 같은 수생식물을 심어 자연 정화  겸 학습공원으로 조성하여 보기에도 좋았다.

    

 

봄이라지만 아직 이파리를 싹트기엔 이른가보다. 물가 나지막한 산, 앙상한 나무들이 베적삼을 입은 양 성근 머리카락처럼 엉성한 그 속에 속살을 들어낸 모습이 선명하다.

     

 

한 가족의 풍경이 나에게는 새파란 하늘만큼이나 눈이 시리도록 애틋하다. 아빠가 물수재비를 뜨고 아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바라보고 딸은 물수재비 뜨기에 좋을 마땅한 돌을 찾는데, 아이 엄마는 그 정경을 추억으로 남기고 있다. 나도 한 때 저런 때가 있었지. 그 아이 사십 줄을 넘었으니 그 때의 나보다 더 많은 세월을 보냈구나..

   

 

 하천둑 위 도로가에 교통도로표시판이 보인다. 나는 하천따라 지월리를 지나 퇴촌방향으로 가고 있다. 

     

  

파란하늘 아래 청록색 물빛이 참 곱다. 송사리 버들치 불거지라도 있겠다 싶게 물이 맑아 이만한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꿈만 같던 옛 시절이 머릿속에 잠시 머문다. 

   

   

 산자락 끼고 물길 따라가는 굽어진 길이 마냥 호젓하고 아름답다 저만치 봉우리 하나 운치를 더한다.

    

  

 길과 시냇가 사이 둔덕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솟대가 세워져 있다. 이름 하여 솟대길이란다. 뜸하지만 워킹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두 개의 다리는 중부고속도로가 아닐까 싶다.

      

 

다리 너머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줄지어선 나무들이 마치 보송보송한 털옷을 입혀놓은 듯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하늘이 시리도록 너무나 파래서 그런 느낌이 드는가보다.

    

 

방금 두 개의 다리 밑을 지났는데, 저 만치 또 두 개의 다리가 있다. 저 다리 이름은 뭘까? 봉우리 줄지어 선 저 산은 이름이 뭘까? 이름표도 없고 지리에 밝지 못하니 내 알 수 없고 그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길가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똑 같은 깃발을 매어단 깃대를 여럿 꽃아 놓았는데 깃발의 글씨가 있어 읽어보려니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가 없다. 이리보고 저리보다 까꾸로 보니 "경안천 누리길" 허참 깃발을 거꾸로 달아 놓고 사람 바보 만드시네. 

    

   

  경안천 방죽

    

 

 

 경안천 방죽길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심심치 않게 쑥이며 들나물을 캐며 봄볕을 즐기는 초로의 부부들이 눈에 밟혀 정답습니다. 

     

 

  두 그루의 나무가 어쩜 저리 하나처럼 아름답게 어우러졌을까? 마치 정겨운 부부의 모습일세.

    

 

이 강가 풍경은 아늑하고 포근한 엄마의 품속 같은 온기가 있다.

   

 

 갈색 메마른 풀잎의 아늑함과 파란 물빛과 하늘, 봄을 머금은 부드러운 곡선의 봉우리와 능선, 이 모두가 넉넉하고 자애로운 여인의 모습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강가에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연둣빛 새순과 자못 멋진 버드나무 자태와 완만한 능선상의 줄지어 선 나무들이 포근하게 봄을 안깁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고 가꾸는 섬세함은 물의 근원이요 자연의 신비이겠지요.

   

 

가까운 산 능선의 부드럽고 유려한 능선과 먼 산의 짙은 봉우리들의 자태와 파란하늘빛 파란물빛 한가지로 시리도록 맑고 청명함에 홍진에 찌든 몸과 마음 면경같이 맑아지네.

    

 

       광주시 퇴촌면 경안천 하류, 팔당댐 인근지역의 풍경입니다. 

    

 

  퇴촌면 경안천습지생태공원.

   

 

행복의 세 잎 클로버가 예쁘게 자라고 있네요. 

 

 

  내 속안에 행복 한움큼 담았다오.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앞 325번지방도로의 신수로(남종면.퇴촌면)와 정영로(양평,천진암) 갈림길에서부터는 자전거도로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곳에서부터는 퇴촌면 88번 도로를 타고 경안천 광안교를 건너 도마삼거리에서 우측 45번 편도 1차선 국도를 타고 팔당댐까지 주행해야 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쓰는 白磁器를 굽던 官窯가 있던 분원으로 가기 전의 자연생태학습장의 모습입니다.

    

  

  경안천 광안교 다리위에서 바라본 팔당댐 쪽 전경입니다.

    

 

   아늑하고 포근히 안겨 오는 산자락 작은 마을 앞 냇가에 백로와 오리 떼들의 한가로운 정경에 참 행복했습니다.  

 

'다리위에서 바라본 우측 풍경,'

  

   물길 끝에 우뚝 보이는 산은 검단산인지 아님 예빈산인지 알송달송합니다. 

     

 

 줌으로 당겨보니 예빈산이 맞습니다. 

  

  

 팔당댐 남단에서 바라본 전경 

 

 

하남시 검단산을 끼고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를 끼고 팔당대교방향으로 페달을 힘차게..

    

 

팔당댐 아래 강변 물가 둔덕에 두꺼비 형상을 한 바위가 있습니다. 

         

 

둔덕에 두껍바위. 물가에 자라바위

   

 

   강 건너 물가에 거북바위,

     

 

  줌으로 당겨본 예봉산 정상 기상관측대

   

 

 

 

  덕소를 거쳐 구리시로 가기위해 팔당대교를 건너가던 중 다리위에서 바라본 한강상류

    

 

  팔당대교를 건너서 강변 북단에서 바라본 팔당대교와 검단산.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 잠시 숨 돌리면서..

   

  

  강변 둔덕 위에 부챗살처럼 펼친 나뭇가지에 매료되어 바라 봄. 

     

 

   한강 하류쪽 끝자락에 보이는 인왕산, 북한산, 도봉산의 모습 아련하다.

  

  

   덕소한강시민공원에서 석양빛에 물이 들다.

  

 

 

 왕숙천의 가로등 불빛이 반색을 하네.

     

    

  이곳을 지날 적마다 자전거 탈 때 굽어졌을 등줄기 곧게 한번 펴 주고 가지요.

    

 

노을빛에 물든 왕숙천 징검다리에 가족인 듯 크고 작은 네 사람이 정답습니다. 보나마나 맨 앞에 딸이 앞장섰고 그 뒤 엄마가 따르고 그리고 아빠와 따라쟁이 아들이갑니다 건반 위에 춤추는 손가락처럼, 물결 타고 흐르는 듯 졸졸졸 따라가는 발걸음 한 폭 그림으로 정겹게 남습니다.

 

내 사는 단지 그 너머 너머로 불암산 수락산이 누워 잠든 여인의 모습을 닮았어요. 

 

 

2020년3월22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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