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도 어머니보다 엄마가 좋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말을 배워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태어나 처음 부른 말도 엄마다.
뭘 재고 따질 줄 모르는 순수함에서 자연히 나온 첫 말 엄마,
그 엄마 부름 속에 담긴 헤아려볼 수 없는 아기 마음속 엄마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입도 벙끗 못하던 아기 때 엄마로부터
‘엄마 엄마 우리 아기 우르르 엄마 해봐 ’ 라고 가르침을 받았다하여도 그 아기가 엄마의 의미를 알 수 있었을까!
엄마가 엄마라는 말로 어른 건 위급하거나 불편할 때 누구보다 앞서 도와주려는 당신도 느끼지 못한 모성애이었으리
지금은 뵐 수 없는 엄마를 왜 부르고 찾는지 알 수 있겠다.
더없이 아쉽고, 더없이 그립고, 더없이 고맙고 보고 싶어 부른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
나도 모르게 배내 짓으로 부르던 엄마도,
고마움은 느끼지도 못하고 당연시 여기고 속 썩여 드린 엄마도 한가지로 그립다.
너무 보고 싶어요.
구의동 성당에서 견진성사 드릴 때 엄마가 내게 꽃다발을 주셨네.
난 엄마 생전에 꽃 한 송이 드려본 적 없었네. 이제 그 불효가 가시 되어 이 가슴 찌르네.
가랑비 내리는 밤 우의를 입고 왕숙천 방죽길을 혼자 걸었네. 불빛에 내 그림자가 둘이었다. 내 속에 엄마가 계셨나보다 나 외롭지 않게 하시려고..
2020년 2월27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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