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초하루 홀로 시름없이 앉아 있네.
먼 옛날 한 시절의 엄마가 너무 그립다. 보고 싶어도 뵐 수 없는 엄마가 하도 그리워 무작정 길 나섰네.
강 건너 들을 거쳐 산을 돌고 돌아 도착한 동산에 어제 도착한 입춘 봄볕이 엄마의 가슴처럼 마냥 따습다.
잔디에 앉아 아슴아슴 엄마의 품속으로 스며들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채봉 님의 동시가 아린가슴을 더욱 애리네.
“하늘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 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정채봉 시〉
답답한 내 가슴 응어리를 이렇게 꺼내준 鄭 詩人이 참 고맙다. 시인은 생전에 이리도 보고 싶던 그 엄마와 지금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늘로 떠난 엄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정말 정채봉 님의 말대로 단 5분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꼬옥 안아보고 안기고 싶다.
그리고 ‘엄마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이 말을 꼭 다시하고 싶다.
엄마 젖가슴을 만지던 그 시절은 얼마나 포근했던가! 이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엄마에게 가장 억울하고 서러웠던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소리 내어 울며 풀어 놓아야겠다.
엄마가 다 들어줄 거다 내 등을 다독이며 그래그래 오냐오냐 달래 줄 거다.
이만한 나이에도 엄마 없는 외로움 이 슬픔을 가눌 수가 없어라 -
2019년 2월5일(陰歷정월초하루) -鄕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