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팔영산/八影山(全南 高興郡)

鄕香 2018. 6. 20. 12:11

고흥읍 동쪽 25km 떨어진 소백산맥 끝자락에 자리한 八影山(608.6m)은 8개의 바위봉우리가 남쪽으로 일직선으로 솟아 있다 봉우리가 상하좌우로 쪼개지는 성질의 암벽이라 비록 설치된 철조계단으로 오르지만 짜릿한 쾌감까지 떨쳐 낼 수는 없었다. 오르내리며 바라보이는 산자락 아래 솟아 있는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펼쳐진 풍경은 정겨움 마져 느낀다. 산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산세가 험하고 변화무쌍하며 바위산이 가지는 아기자기한 맛을 즐길 수 있고 확트인 滄茫大海를 바라보는 느낌은 그대로 無我之境이 아닐 수 없다. 여덟 개의 험준하고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가 연이어 있어 마치 상어 이빨을 연상시키며 마치 설악산을 축소해다 놓은 느낌이다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아름다운 절경에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된다는 곳이다.



《八影山 凌伽寺 天王門》

안에는 좌우로 東方의 持國天王, 南方의 增長天王, 西方의 廣目天王, 北方의 多聞天王이 지키고 있다.



산행은 능가사 돌담을 끼고 돌아가며 시작된다. 자연으로 이루어진 돌로 꾸밈없이 그대로 쌓은 담은 시골집 돌담을 연상시켜 정감이 있다.



팔영산(八影山608.6m)은 소백산이 서쪽으로 힘에 겨운듯이 기울다가 동남쪽 고흥반도를 바라보며 점안면 성기리, 강산리, 영남면 양사리 등에 자리 잡고 우뚝 솟아 있다. 일찍부터 고흥군의 鎭山이라 여겼다. 옛 문헌에 의하면 팔영산 이외에도 八田山, 八靈山, 八点山 등으로 불리웠으며 정상에는 竹扇을 펼친 듯한 모습으로 八峯이 펼쳐져 있다. 이름하여 그 첫째가 儒影, 둘째 聖主, 셋째 笙簧, 넷째 師子, 다섯째 五老, 여섯째 頭流, 일곱째 七星, 여덟째 積翠라 하였다. 이 팔봉의 그림자가 멀리 한양에 까지 드리워져서 팔영산이라고 불렀다고 하며 一說에는 금닭이 울고 날이 밝아 오면서 붉은 햇빛이 바다 위에 떠오르면 팔봉은 마치 滄波에 떨어진 印版과 같다하여 그림자 影자를 붙였다고 한다. 또한 옛 중국 魏나라 太和年間(227~231)에 팔봉의 그림자가 멀리 위나라 임금의 세수대야에 비추어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보고 비로소 그림자 影자를 붙여 주었다고 한다.




《고흥 능가사 추계당 및 사영당 부도/ 高興 秋溪堂 . 泗影堂 浮屠》 (전라남도 유형문화재264호)

부도는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탑이다.

17세기 중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추계당부도는 석종 모양으로 기단부는 方形의 하대석 위 면에 소박함이 배어나는 8각의 覆蓮을 16葉을 돋을새김 하였고 그 위에 원형의 홈을 파고 탑신부를 얹었다 탑신부 하대에는 돌아가며 물고기 게 등이 새겨 졌고 북쪽 두 개의 유곽사이에 방형의 위패 모양으로 새긴 그 안에 秋溪堂이라는 堂號를 漢字로 새겼다.


17세기 후반으로 보이는 泗影堂浮屠는 석종형과 달리 異型이다 일반적인 부도와 달리 복련과 방형의 하대석이 하나의 돌로 이루어 졌고 바로 그 위에 중석이 이어 졌고 仰蓮이 생략되었다 하대석 귀퉁이에 사방을 향하는 용두를 조각하였고 그 위로는 한 줄로 사면에 각각 2개씩 8개의 연화문이 장식되었다. 북쪽에는 직사각형의 위패 모양 안에 泗影堂 이라는 堂號를 새겼다. 상부에는 보주를 올린 팔작지붕형의 蓋石이 올려져있다. 



左로부터 右로

1峰, 유영봉(儒影峰491m) 유달은 아니지만 孔明의 道 선비레라 儒巾은 썼지만 선비풍채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儒影峰되었노라.

2峰, 성주봉(聖主峰538m) 성스런 영산주인 산을 지킨 군주봉아 팔봉지켜주는 부처같은 성인바위 팔영산 주인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3峰, 생황봉(笙簧峰564m) 열아홉 대나무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

4峰, 사자봉(師子峰578m)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바위 군림하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속에 사자모양 갖췄구료.

5峰, 오로봉(五老峰579m) 다섯명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五老峰 아니더냐.

6峰, 두류봉(頭流峰596m) 乾坤이 맞닿는 곳 하늘문이 열렸으니 하늘길이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으로 통하노라.

7봉, 칠성봉(七星峰598m) 북극성 축을 삼아 하루도 열두 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개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8峰, 적취봉(積翠峰591m)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접접하여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 쌓여 꽃나무 가지엮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멋있게 꾸민 들머리를 지나면서부터 상쾌한 기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은 시작된다.



靑竹과 左 雜木이 사이도 좋게 머리 맞대고 治癒의 터널 갖춰놓고 온갖 마음의 병, 육신의 病者 어서 오시라 반기네.  



이것이 정녕 길이던가! 너덜겅이던가? 그래도 네 모습 자연이어서 나는 좋아라~~


 

무엇을 저리도 담았을까? 그러나 무거운들 어떠하리 바리바리 이고 진 그 젊음 어찌 행복 아니랴! 

 


(흔들바위)

이 흔들바위는 마당처럼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당바위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힘센 어른이 밀고 당기고 씨름하다 보면 이 큰 바위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어 흔들바위라고 한다고..  



능가사에서 1.2km, 첫 봉우리인 유영봉까지는 600m이다. 오름은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다.



오르는 산길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이 길은 숲이 깊고 흙길이다 변화도 없이 오래 지속되면 지루할 길이다.



좀은 비탈진 곳이라 훼손방지를 위해 친환경적으로 계단을 만들었다. 이런 길은 번갈아 발 맞추기 싶지 않아 보행리듬이 깨진다.



바위와 잡석이 뒤섞여 있다. 나에게는 지루함 없고 보행의 리듬도 좋고 섬돌을 딛고 가듯 사방치기 하듯이 재밌고 즐거운 길이다.

 

 

유영봉 바로 아래 사거리이자 숨 고르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1.9km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유영봉 정상까지는 100m.



20m 정도 바위를 오르니 철조계단이 보인다.



옆을 보니 바위도 소나무도 건강하다. 그 건강 내게도 전이되는 기분이다.



지그재그로 설치된 철조계단에 내 앞서 가는 분이 보인다. 가파르게 직선으로 설치한 것보다 완만하여 마음이 여유롭고 오르기가 수월하다.



1峰, 유영봉(儒影峰491m) 유달은 아니지만 孔明의 道 선비레라 儒巾은 썼지만 선비풍채 당당하여 선비의 그림자 닮아 儒影峰되었노라. 고 儒影峰 이름을 설명하고 있다

유영봉 정상은 마치 너럭바위처럼 정상부가 평평하고 넓다 그 너머 보이는 봉우리는 선녀봉이다.  



봉우리에 올랐으니 동서남북 둘러보는 의식이 없을 수 없다.

선녀봉 우측 風景이다.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무만 없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제1봉 첫 봉이니 기념으로 ..



제1봉 유영봉을 내려오기에 앞서 앞으로 가야할 곳을 바라보니 두 봉우리가 겹쳐 보인다.   

철조계단을 오르는 분들이 있다. 1봉과 2봉 사이는 거리가 좀 있다. 가파른 절벽이지만 발을 딛고 손으로 잡을 곳이 많다 맨손으로 타고 오르기에는 좋은 조건을 갖춘 돌산이지만 표면이 금이 가고 갈라지고 쪼개져 있어 손으로 잡거나 발을 딛고 선 홈과 돌이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보니 위험천만이요 숨 줄이 몇이라도 부족하다.



제2봉우리 성주봉으로 향해 발길을 돌려 들어선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수림속 내가 즐거워하는 바위오솔길의 모습이다.



갈라지고 부서져 내린 돌편들이 길에 나뒹굴고 있다.  



제1봉 유영봉에서 내려와 첫 번째로 맞이한 봉우리로 올라가는 철조계단이다.

계단난간은 반질반질한 스테인리스강이고 보니 매우 매끄럽고 손으로 잡고 지탱하기에는 너무 굵은데 거기다가 미끄럽지 말라고 나일론 끈을 감았는데 그 끈을 감아 놓은 곳은 더 굵어 잡아도 손아귀에 힘이 모아지지도 않고 끈을 감은 곳이나 안 감은 곳이나 미끄럽기는 매한가지이다. 



제2봉 성주봉으로 가기 전에 맞이한 이름 없는 봉우리에서 바라본 제1봉 유영봉의 모습이다. 정상은 평평하고 널찍하다.



다시 오를 봉우리를 마주하고 있다. 봉우리가 가파르다보니 계단을 직선으로 설치하지 못하고 측면에 지지하여 斜線으로 설치되어 있다.






유영봉에서 100m, 제2봉 성주봉까지도 100m 그 중간 고개턱이다.



비탈진 바위를 내려오자마자 어느 정도 능선길도 없이 바로 오르는 철조계단이다.



철조계단 중간에서 뒤돌아보니 아름다운 全景이 그 곳에 머물고 있다. 누가 그린 그림일까? 제1봉 유영봉 정상으로 오르는 철조계단에 누군가 또 오르고 있다.



철조계단을 다 오르니 호젓한 바위고개다. 나무들을 끼고 휘어 돌아가는 길섶 나무 뒤에 무언가 숨듯이 있다 앞만 보고 가면 무언가를 못 보고 지나칠 수 있다. 



그 무언가는 바로 제 2峰 성주봉(聖主峰538m)이다. 聖主峰 풀이를 누군가가 이렇게 읊었다. "성스런 영산주인 산을 지킨 군주봉아 팔봉지켜주는 부처같은 성인바위 팔영산 주인되신 성주봉이 여기로세."

2봉은 그 모양이 엄숙하고 자애로운 모습인가보다 이름 하여 팔영산을 지키는 성스러운 주인이라 했으니.. 

성주봉 비석은 두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 좌측으로 굽어진 바윗길 우측 에 있어 길만 보고 가다가는 지나치기 십상이다.  



성주봉을 담고 다시 호젓한 길로 들어섰다. 호젓은 하다만 울퉁불퉁 솟아있는 돌이 많아 잘 살펴보며 가야 할 길이다.




숲길을 벋어나니 바위지대 전망이 훤하다. 바로 보이는 봉우리는 오늘 코스에서 홀로 동떨어져 있는 선녀봉이다. 약조된 차시간이 빠듯하여 들려갈 수 없는 선녀봉이다. 10개의 이름 있는 봉우리 중 유독 너만 곤지 찍어 주지 못하고 가는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다시 앞에 우뚝 선 봉우리를 바라보며 바위능선을 탄다.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보는 족족 안개 덮인 바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덮인 해무 속에는 섬이 있을 것이다.

 


넘어서야 할 봉우리들의 거칠고 압도적인 자태가 나를 맞는다. 생황봉이 있을 봉우리 모습이다.



3峰, 생황봉(笙簧峰564m) "열아홉 대나무 통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울룩불룩 불거지고 패인 거친 바위 표면을 할퀴고 지나가면 아홉 대나무가지 통 엮어 붙여 만든 생황소리처럼 바위는 울어야 하는가 보다. 바람에 나뭇가지 울듯이..

   


打樂器나 管絃樂器는 모두 스치거나 퉁기거나 때려서 나는 소리이듯 바람이 물체를 스치면 물체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날 것이다. 

  


생황봉에서 제4봉 사자봉으로 가기위해 철조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다.



생황봉을 내려와 다음 봉우리에서 뒤돌아 본 생황봉 뒤로 펼쳐진 다도해,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수평선은 해무가 차지했다오.



팔영산 바위는 울퉁불퉁 하여  붙잡고 딛고 오르기는 쉽지만 조각조각 잘 갈라지고 떨어지는  性質이고 보니 잡고 디딘 돌이 언제 어떻게 떨어져 나갈지 모른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



4峰, 사자봉(師子峰578m) "동물의 왕자처럼 사자바위 군림하여 으르렁 소리치면 백수들이 엎드리듯 기묘한 절경속에 사자모양 갖춰구료."

사자봉은 그 형태가 크고 표면이 울퉁불퉁 험악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붙여진 이름인가 보다.

사자봉 뒤 봉우리에 五老峰 비석이 보일만큼 오로봉은 가깝고 팔영산 8개봉에서 각 봉우리 사이에 철재계단이 없는 곳도 4봉과 5봉 사이뿐이다. 



바위봉우리와 바위봉우리가 바로 연이어져 있어 봉우리도 고개도 비탈도 언덕도 모두 바위입니다. 바위가 부서지고 떨어져 쌓여 틈도 많고 모래도 있어 나무와 풀이 뿌리를 내리고 철마다 낙엽이 쌓여 부엽토가 되어 양질의 자양분을 스스로 자급자족하여 이렇게 숲을 이룹니다.



5峰, 오로봉(五老峰579m) "다섯명 늙은 신선 별유천지 비인간이 도원이 어디메뇨 무릉이 여기로세 5신선 놀이터가 五老峰 아니더냐."

옛날 누군가 이 봉우리에 올라서서 가진 느낌이 신선이었나 보다. 연이어진 5봉의 봉우리 모양이 강동구 암사동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빗살무늬토기처럼 길쭉하고 끝이 둥근 전설상의 수노인 머리처럼 생겨 五老峰이라 이름 했나 보다. 비석 옆 봉우리도 그와 같은 모습이다.



다시 발길을 앞 봉우리로 가기 위해 바라본 봉우리의 모습도 천년을 살았다는 전설상의 神仙 壽老人의 머리 모양입니다. 제5봉 오로봉과 제6봉 두류봉사이는 바로 벼랑과 벼랑으로 이어지고 있어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제7봉까지 쉬엄쉬엄 바다 구경하며 갑니다. 해무로 뽀얀 바다지만 뽀얗다면 뽀얀 대로 또 다른 면면이 있는 것이라 하겠기에.. 



오로봉을 내려와 골짜기에서 다음 봉우리를 바라보니 여러 사람들이 지그재그로 설치된 철제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저 위가 제6봉 두류봉일까? 



내려왔으니 올라가야겠지요. 철조계단을 오르기 전의 모습입니다. 많은 돌이 부서져 떨어져 널려있고 또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바위면의 모습입니다. 손으로 붙잡고 발로 딛고 기어오르기는 참 좋아 보이는데.. 한 때는 절벽을 기어오르다 돌출된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피가 주르르 흘러도 마다않고 오르던 암벽인데 바라보고 있자니 아쉽고 그냥 긴 숨만 내쉽니다.



가라앉는 기분에 암벽에서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그런데 저 선녀는 시작부터 아직까지도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집 가까운 근교라면 달려가고 싶지만 지금 내가 그럴 처지가 아니잖습니까! 



저 봉우리에 뭣이 있기에 제법 잘 생긴 두 얼굴바위가 올려다보며 미동도 않습니다. 나도 따라 궁금하네 뭐가 있길래..

 


정신을 가다듬고 앞을 보니 한 줄 난간이 설치되어있다 저걸 붙잡고 의지하며 오르라는 말이렷다. 이 지형에 직선으로 늘어뜨린 자일보다야 훨씬 수월하고 안전하지요. 고맙습니다. 



봉을 잡고 오르다 뒤통수가 가려워 돌아보니 2·3·4·5 봉우리들이 줄줄이 따라오고 있네. 맏이 儒影峰은 선비의 음영이 서려 그 자리에 미동도 않는가 보이지 않네.



두류봉으로 가는 길을 따라오는 다도해 섬들..



聖主峰과 仙女峰이 손을 잡고 多童이(島)들을 품어 안고 있는 정경 보기에도 도탑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두 사람이 봉을 잡고 사력을 다해 내 머리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니 몇 사람이 지그재그 봉잡고 지그재그 올라오고 있다.



6峰, 두류봉(頭流峰596m) "乾坤이 맞닿는 곳 하늘문이 열렸으니 하늘길이 어디메뇨 통천문이 여기로다 두류봉 오르면 천국으로 통하노라."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에 이르렀으니 하늘로 들어서는 문이 따로 없다. 



두류봉에 올라서서 펼쳐진 풍경을 본다. 아침때부터 한낮이 기울건만 저 선녀는 외떨어져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寤寐不忘 뉘를 기다리느뇨?



선녀봉 너머 다도해 그 너머 대마도가 있고 그 너머 雲霧가 하늘과 바다를 하나로 섞어 놓았다.



이제 저 능선에서 칠성님께 致誠드리고 별자리를 읽어내던 칠성봉을 찾아내야 한다.



무심한듯 바닷가 풍경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저 봉우리가 아마도 칠성봉이 아닐까 싶다.



회색빛 세월의 더께가 속살까지 배인 두류봉 面面은 앞이나 뒤나 똑같이 절벽이구나! 기어 올라와서 더듬어 내려간다.



이리저리 절벽을 돌아내려가는 중에도 펼쳐진 풍경은 외면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는 없더라 



두류봉 정상에서 50m 아래 고갯마루에 이르고 보니 사거리이다. 칠성봉까지는 170m오름이다. 여기서 바로 능가사로 가는 지름길도 있는가 보다 3.2km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당연히 칠성봉 오름길이다.

 


뙤약볕 가시광선이 콕콕 찌르듯 작열하는 바위에서 긴장한 피부는 이런 오솔길은 치유의 천국이다. 피부야 좋으냐? 나도 덩달아 좋다. 



으슥한 바위 아래 웬 여인일까! 왠지 다가서기 머쓱해 잠시 고개를 돌린 후 다시 보니 보이지 않네. 그런데 이 몹쓸 허전함은 뭐지?

 


가까이 다가서 보니 영산홍이 빨갛게 달떠있다.



《통천문/通天門》

北向


햇살을 살짝 비켜 다시 한 번 찰깍!



南向에서도 찰깍!

그런데 입구는 어디이고 출구는 어느 쪽일까? 이 사람아 通天門에 출입구가 따로 있나 이쪽저쪽 다 하늘로 오르는 문이지!



海霧를 탓하랴 하늘을 원망하랴 벼르고 보고 싶던 대마도야! 너를 볼 수 없구나! 안타까움 海風에 실려 네게 소식 전한다. 이곳 네 조국은 네가 왜놈에게 잡혀가던 그 어수선 하던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이리저리 휘돌아 오르다보니 뭔가 낌새가 있다. 바로 이정표!



끝봉우리인 적취봉은 400m 앞이요 지나온 두류봉은 200m 랍니다. 겨우 그 거리 였어?




7봉, "칠성봉(七星峰598m) 북극성 축을 삼아 하루도 열두 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같이 일곱개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칠성님께 치성올리고 별자리를 헤아리던 곳인가 옛 사람들은 북두칠성은 死後 세계를 관장하는 신으로 여겨 시신을 올려놓는 송판을 칠성판이라 했다 석곽묘 천장돌에 북두칠성을 그려 놓거나 새겨놓기도 했다.   



제7봉 정상의 모습, 추억을 담는 사람들 모두 이 시대 주역 사오정들이다.



이제 팔영산의 8봉 중 끝봉 적취봉으로 가기위해 칠성봉을 내려가는 길을 찾아보니 마치 터널 같다. 



녹색터널로 들어서기 전에 앞 봉우리를 바라보니 그 또한 온통 바위봉우리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입가에 배어난다. 왜?



이리 좋은 자연속에서 길바닥만 보면 체력단련, 사방을 둘러보면 悠悠自適 선량이라네-



세상살이에 得이 있으면 失도 있음을 알아야하네 이제 내림이니 뒤이어 오름도 있으리- 



 흙길은 흙이어서 좋고



봄의  진달래 봄의 꽃이어서 좋고 가을의 들국화 가을의 꽃이어서 좋은데 어찌 두 꽃을 두 계절을 견줄 수 있으랴 자연의 법칙인 것을- 따라서 너덜길은 너덜이어서 좋아라- 



이미 보고 지난 것을 뒤돌아보는 것은 또 다른 아름다움 그 자리에 있기에



그 모습 기괴하다 살집은 다 떨어져 나가고 남은 뼈도 삭아 온통 금이 갔으니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디딤돌 딛고 가는 듯 그 재미에 다리 힘든 줄 모른다.



그 생김이 기묘하고 아름답건만 오가는 이 그곳에 잔돌을 올려 그 손길 곱게 볼 수가 없네.



갈 곳을 바라보니 길은 보이지 않고 아름다운 풍경만 나를 반긴다.



오름의 숲길을 벗어 날 순간이다 앞이 탁 트여 있다.



앞은 탁 트이고 삼면은 숲에 폭 싸인 鄕村의 집마당처럼 소박한 정 묻어나는 곳에서 앞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펼쳐진 저 풍경 그대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 되네.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전망대 같은 마당이다. 난간 너머는 낭떠러지이겠지 



이제 다시 아늑하고 포근한 마당을 벗어나 길 떠나려고 나무숲 사이 소박한 문 나서려는 참이네.



다시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내려가야 하겠지 



내려가면 잠시 숨 고를 마춤한 자리 있고 이내 가파른 바위오름이 기다리고 있었네



암벽 중간 홈을 딛고 가다가 위를 보니 아질하다. 반질반질한 그 벼랑-



지날 때는 지나치느라고 못 본 풍경 좀 멀어진 자리에서 뒤돌아서서 바라보며 즐거움으로 눈에 담는다.  



다시 앞을 보면 또 한 봉우리 내 발길을 채근하네.



벼랑 밑바위 떨어져 나간 턱을 딛고 가는 중이네 



다시 한 봉우리로 다가서는 길은 톱날처럼 날카로운 길인데 안전을 위해 데크를 놓아 수월하게 지날 수 있었지- 



데크에서 바위능선을 바라보니 웬 노인 두 분이 참선을 하고 있다 아마도 신선을 잘못 본 것인가?



희고 짙은 눈썹에 한 눈은 지그시 감고한 눈은 동그랗게 부릅 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알고 한 눈으로 질타하는 것일까?



그만 그 노여움에 질겁을 해서 고개 돌려 앞을 보니 저 만치 제8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나온 곳을 돌아본 풍경이다. 데크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돌부처인지 신선인지 섬뜩했던 두 노인은 보이지 않네.


8峰, 적취봉(積翠峰591m) 물총새 파란색 병풍처럼 접접하여 초목의 그림자 푸르름이 겹쳐 쌓여 꽃나무 가지엮어 산봉우리 푸르구나.



팔영산의 마지막 봉우리 적취봉아 너와 기념하고자했는데 품앗이 할 사람 없어 네 모습만 담아간다.




봉우리에서 부변을 둘러보는 것은 의식처럼 관례가 되었습니다. 능선따라 일직선으로 나열된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같은 모습이련만 보고 또 보고 또 보게 되는 시원한 풍경입니다. 



걸어올 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아서서 바라보니 바위능선이 멋집니다. 



좌측 밋밋한 능선상의 봉우리 깃대봉을 들렸다가 다시 우측 계단까지 되돌아와 골짜기를 타고 원점 능가사 방향으로 하산길에 들어섭니다. 



뒤돌아서서 다시 적취봉을 바라봅니다. 그 곳에도 한 사람 역시 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 있기에 저리도 하염없이.. 



깃대봉과 능가사로 갈리는 삼거리이다 깃대봉을 들렸다가 다시 이자리로 와서 능가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



깃대봉으로 가는 숲길이다. 바윗길에서 흘린 땀 삭히며 가기에 좋은 길이다. 



숲길을 좀 걸어가다 보니 넓은 터에 사람들이 식사와 휴식을 하고 있다.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깃대봉까지 300m거리이다.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에 끼지 못한 깃대봉입니다. 얘 말고 끼지 못한 봉우리가 하나 더 있지요 나를 쫒아오다 지쳐 떨어진 바로 선녀봉입니다. 깃대봉 바로 옆에는 무슨 송신탑 같은 것이 많은데 자연에서 인위적 철조물이 어울리지 않게 많아 피해서 담았는데 전선은 피할 수가 없어 고운 하늘에 금이 갔어요.  



다시 갈림길까지 되돌아가는 중입니다. 



깃대봉 봉우리를 가까이서 온전히 담지 못한 미안함에 얼마쯤 떨어진 자리에서 돌아서서 담은 깃대봉입니다.



멈춰 선 김에 주변도봅니다. 아름다운 저 바다 풍경에 기쁨을 누리지만 그 누린만큼 나누지 못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숲이 우거진 곳에 포장을 곱게 한 듯이 바위오솔길이 아름답습니다.



제8봉 적취봉에서 내려왔던 길목입니다.



다시 적취봉과 깃대봉 그리고 능가사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능가사 쪽으로 들어서야겠지요.



깃대봉에서 갈라져 뻗은 옆 능선의 모습입니다. 듬직한 봉우리 하나 우뚝 솟아 멋집니다. 하늘은 저리 푸르고 맑건만 바다는 뿌옇고 암울합니다. 



숲길로 들어서기 전에 바라본 바닷가마을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이런 풍경은 이제 숲으로 들어서면 아마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산길은 거의 급경사가 많은데 이 하산길은 급경사는 없지만 다양하고 수월합니다. 



산허리를 돌아내려가는 길옆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바위들이 보기도 안타깝게 애써 버티고 있습니다. 



호젓은 하다만 험난한 길일세.



이리 얌전한 길도 있답니다. 



 편백나무인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빽빽하게 들어선 조림지역입니다. 



무리지어 곧게 뻗어 오른 나무들을 보니 즐거움도 잠시 이내 안쓰러운 생각이듭니다. 저리 키워 목재로 쓸 테니 천수를 누리지 못할 테니까요  




이정표를 보니 이곳이 약도상으로만 보던 탑재입니다. 한참 내려온 것 같은데 아직도 능가사는 다가 설 줄 모릅니다.  



하산길 능선상에 橫으로 이처럼 임도가 상중하 3곳이나 있습니다. 테크계단을 내려와 임도를 가로 질러 다시 숲길로 들어섭니다.

   


숲도 짙고 휘돌아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예쁩니까? 그런데 골짜기에 흐르는 물이 보이지 않아 갈증을 느낍니다. 



원만한 하산길이지만 돌길 흙길, 계단길 있을 건 다 있습니다. 



탑재 쉼터입니다. 잠시 땀을 닦아내고 물 한 모금 마시기에 좋습니다. 바람도 솔솔 시원하고..



잠시 내려온 봉우리를 올려다본 풍경입니다. 보이는 편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네요 그야말로 稠林입니다.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앞에 이정표 옆 숲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임도를 건너 숲길로 들어서며 뒤돌아니 지나온 숲길이 배웅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사진 3장은 3번째 임도를 건너 들어선 오솔길의 모습들이다. 넙적한 돌을 깔았다 길이 파여 나가지 않도록.. 



판돌을 깔아놓은 길이야 자연을 보호하고자는 생각이니 나도 좋다. 그래도 보기에는 자연 그대로의 이 길이 더 아름답고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오솔길 주변이 원만하게 평평하고 토질이 단단하여 잘 파이지 않는 길이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고마운 마음으로 뒤돌아 팔영산을 본다. 



날머리 앞 목교도 홍예처럼 멋이 풍긴다.

  


봉우리 이름을 새긴 방형의 돌들을 모아 봉우리 위치와 순서대로 세워져 있다. 추측건대 각 봉우리에 세워 놓았던 것을 새로 비석을 세우면서 수거해 이렇게 재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재치 있는 발상의 결과다. 



들머리이자 날머리 관리소 주변 모습이다. 부침개과 막걸리를 먹을 수 있는 집과 숙박시설 등이 몇 집 있다.



도착하여 오전에 산행시작점이자 나의 들머리였던 곳의 모습이 왠지 낯이 설다. 앞에는 팔영산 여덟 봉우리의 이름을 새긴 方形石들이 위치에 맞게 순서대로 세워 놓았다. 모두 10개, 그 중 2봉은 산행코스에서 벗어나 떨어져 있는 선녀봉과 깃대봉이다. 



팔영산 아래 평지에 자리한 천년사찰 능가사, 그 경내에서 바라본 팔영산의 수려한 모습 그대 보시기에는 어떠신지..? 

능가사 대웅전 처마에서 직선으로 보이는 팔영산을 줌으로 당겨본다. 방금 내려온 그 험난하고 거친 바위봉우리들이 숭굴숭굴 모난 곳 없이 마치 가지런한 齒牙처럼 보인다.



적막하도록 고요한 사찰 경내 그 너머 팔영산이 아득하다.



《능가사 대웅전 / 凌伽寺 大雄殿 》보물 제1307호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전각으로 사찰의 중심적 건물이다.

능가사는 팔영산 아래 평지에 있는 평지사찰로 일명 普賢寺라고도 한다. 임진왜란으로 全燒한 것을 조선 인조 22년(1644년)에 벽천대사가 다시 지어 능가사라 했다. 정면5칸에 측면 3칸에 팔작지붕에 배흘림기둥이다 특이한 것은 건물방향이 천왕문과 일직선으로 북쪽을 향해 있다. 조선후기 건물로 규모가 크고 건축양식이 우수하며 보존상태도 좋다. 최근에 해체 보수하였다.


연못과 범종각


《梵鐘閣》


《능가사 정문이자 天王門》



2018년6월16일 (토) -鄕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