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시암 ~ 봉정암》 (7.1km 08시 50분~11시 47분, / 2시간 57분 소요.)
백담사에서 08시에 출발하여 11시 57에 봉정암 도착, 절밥으로 점심을 하고 12시 30분에 봉정암을 출발하여 오세암을 거쳐 영시암으로 원점회기 한 이 산행은 2년 전부터 호젓하게 혼자 산행할 생각을 마음먹고 있던 중 실행한 산행이다. 이 길은 한 번도 오르지 않았기에 얼마나 감명을 줄까 기대했는데 백담사에서 영시암을 거쳐 바로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은 기대감에 어긋남 없이 아름다운 비경을 안겨주었다. 특히 붉게 물든 단풍으로 차렵을 드리우고 하얀 바위 사이로 투명한 물 줄이 쏟아지는 폭포는 여인의 속살처럼 황홀하다,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나뭇잎으로 치레하고 하얗게 드러낸 백호의 송곳니처럼 뾰족 삐죽 들어낸 용아장성은 환상이요 경이로움이었다. 이런 표현할 수 없는 절경이 천상천하의 아름다움이 아니고 무엇이랴..
오늘의 코스는, 백담사-3.5km-영시암-1.2km-수렴동대피소-5.9km-봉정암-4km-오세암-2.5km-영시암-3.5km-백담사. 총 20.6km이다.
(수렴동 대피소)
오세암과 봉정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이지만, 두 길은 봉정암에서 만난다.
에메랄드빛 물길 따라 천상의 길로 들어서네.
물빛은 곱고 청청하고 바위는 그 형상이 악어인 양 기묘하다. 나뭇잎은 화려한 꾸밈에 여념이 없다.
길은 외길 오고 가는 이 없어 호젓하기 그지없다.
물과 괴석과 나무는 환상의 짝일세.
물은 곧 나요 나는 물이로다. 함부로 물에 무엇이든 투척하지 말자. 내 몸이 상할 지고..
옥빛 고운 청명한 玉水, 하늘을 품고자 하나 그 바람 안개가 삼켰네. 깊은 계곡 그 안에 아스라이 솟아 있는 하얀 봉우리 하나, 연무에 가려 보일 듯 말 듯 아련한 그리움..
아기자기 오밀조밀 재미도 있지만, 험준하고 준엄한 면면도 있다오.
《용아장성龍牙長城》
울퉁불퉁 그 형상이 羅漢의 모습일세.
계곡에 큰 활엽수들은 아직 제철이 아닌가 보다 이제야 색동저고리를 짓고 있다.
수렴동 계곡 옆 용아장성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솟아있다.
죽은 나무들을 잘라서 계곡 바위에 쌓아 놓았다.
쪼르르 미끄럼을 타고 퐁당퐁당 沼로 뛰어들며 흰 거품을 머금고 미끄러져 내달리는 맑은 물이 수억의 물보라를 튕기고 간다.
어쩜, 물색이 저리 고울까?
《이름 모를 폭포》
폭포가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붉게 물든 단풍이 느리고 있다. 단풍은 물가를 좋아하나 보다.
대청봉이 6.4km, 백담사가 6.5km라, 백담사에서 대청봉까지 12.9km이구나! 이 자리가 중간지점이네. 이제까지 한가로이 온듯하니 순탄한 길이었다는 것이겠지요.
걸어온 길을 잠시 돌아서서 바라봅니다.
부챗살처럼 펼쳐진 용아장성의 봉우리들이 보기에 좋아 담고 보니 죽은 나무 한 그루 훼방을 놓았네.
먼 곳의 봉우리들은 연무 속에 잠기고 가까운 곳의 풍경도 가물가물 거린다. 누군가 그랬다.
설악산의 맑은 얼굴은 한 주에 두어 번 볼 수 있다고,
평평한 계곡의 바위와 옆 절벽의 험준한 바위 모습이 서로 상이함에 사진에 담는데 나란히 정겹게 앉아 있던 남녀, 사진을 의식했나 갑자기 여인이 일어나 자리를 뜬다. 마음에도 없는 훼방꾼이 되었네.
옆 산자락을 보니 기묘하고 아름답다 지금은 멋이 있지만, 저리 갈라지고 쪼게 지고 부서저 내리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금수강산 너덜겅이 되리라
폭포는 수줍었나 보다! 자홍빛 고운 단풍잎을 불러 모아 네 심오함을 가렸구나
《은근 폭포》
붉게 물든 단풍을 모아 추렴을 엮어 감춘 네 모습 더욱 감칠맛이 있구나..
계곡의 폭포는 여인의 깊고 오묘한 곳, 그러니 알록달록 고운 속곳으로 가리고 싶겠지..
폭포 위 저 다리는 큰 비가 내려도 온전할 수 있을까
계곡에 가로 놓인 다리 위에서 그림 한 장을 담았네.
이름 없는 폭포, 그냥 단풍이 예쁘니 단풍 폭포라 하자.
중압감이 느껴져 옆을 올려다보니 웅장한 봉우리 꼭대기에 울퉁불퉁 우악스러운 나한 둘이 등을 보이고 앉아서 공론을 하고 있다.
《만수 폭포/卍修瀑布》
폭포는 물줄기가 시원스러워야 하느니, 가을이니 큰 비는 안 되겠고 꼭 하루만이라도 온종일 내렸으면 좋겠다.
《龍牙長城》
마치 용의 이빨로 성을 쌓은 것 같다 하여 얻은 이름이겠다. 험난하고 사고도 흔치 않게 나는 곳이다.
천화대만큼은 아니지만..
《관음폭포/觀音瀑布》상단의 모습이다.
《관음폭포/觀音瀑布》
중단 및 하단의 모습이다. 이 폭포는 골이 좁고 깊게 파였다.
《관음폭포/觀音瀑布》하단의 상세 모습이다. 바위에 구우 통처럼 패인 홈으로 물이 흘러내리는데 골이 깊어 보이지 않는다. 좌측 붉게 물든 작은 단풍나무 옆이다. 늪沼 수면에 하얗게 포말이 있는 곳이 폭포의 끝머리이다.
계곡을 가로지른 철다리를 건너와 어떤 풍경일까? 언덕배기에서 내려다본다.
<쌍용 폭포>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듯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왼쪽의 폭포는 22m, 우측의 폭포는 46m이며, 구곡담 계곡을 대표하는 Y형의 폭포이다. 이 사진은 두 골짜기에서 각각 폭포를 이루어 한 沼로 물이 낙차 하여 V형을 이룬 쌍용 폭포의 沼의 모습이다.
두 골짜기에서 한 소로 쏟아져 내리는 쌍용폭포의 우측 폭포의 모습이다.
두 골짜기에서 한 소로 쏟아져 내리는 쌍용폭포의 좌측 폭포의 모습이다.
쌍용 폭포를 이루는 우측 폭포 위 골짜기 모습이다.
쌍용 폭포를 이루는 좌측 폭포 위 골짜기 모습이다.
이제 봉정암까지의 거리는 1.8km, 백담사에서부터 9km를 걸어왔구나 -
옆으로 고개 돌려보니 울긋불긋 꽃동산일세.
내 가는 길이 아름답고 호젓하고 운치가 있다.
높진 않지만, 정통성을 갖춘 폭포로 정갈하고 얌전하고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정숙한 여인을 보듯 정갈한 느낌을 준다. 폭포 높이에 비해 소가 깊고 크다.
용아장성의 제1봉이 아닌가 싶다.
골짜기지만 제법 조망이 좋아 사방을 둘러본 풍경이다.
궁금한 곳은 줌으로 당겨서 보고 -
봉우리의 형태를 보니 봉정암 인근이 아닌가 싶다.
가을빛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수많은 별들로 길을 꾸몄네. 천상의 길인들 이만할까 -
마주보던 操身한 폭포를 이제는 내려다 보고 -
물이 마른 계곡바닥은 흰 석영암질인데 마치 물이 빙결된 것처럼 보인다.
비라도 내리면 쓸려 갈 계곡 바닥에 정성을 쌓아놓았네..
봉정암 가는 길에 가로막고 쓰러져 있는 나무, 누군가 매달아 놓은 팻말에 써놓은 글이 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지 않습니다." 아 - 그렇구나! 겸손에 다툴 일이 없겠다.
글귀의 여운이 머리에 남아 뒤돌아보니 쓰러져 썩어가는 나무뿌리 또한 "모든 생은 空手來空手去라는 여운이 된다.
길가 옆 벼랑의 골진 바닥과 연계된 바위를 보니 누군가 구들장감으로 떠간 듯이 그 형태가 특이하다. 암질과 축적된 것으로 보아 수억만 년 전 바람이 쌓아놓았던 퇴적사암이겠다.
계곡을 끼고 곱게 물이 든 가을을 음미하며 사색을 주워 담고 호젓이 산길을 간다.
백담사에서부터 숨어서 알게모르게 나를 따라오던 용아장성이 이제는 우쑥 솟아서 보란듯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하! 알겠다 너도 봉정암 가는구나!
머지않아 내 너를 찾으리! 용아장성이여~~,
얼마 못가 이 바위도 너덜겅이 되겠구나! 모든 것이 다 그렇지! 세월에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바위도 간다.
이제까지의 길은 어렵지 않게 유람하는 기분으로 계곡의 폭포와 울긋불긋 물든 고운 단풍잎 사이로 하얗게 솟아있는 바위 봉우리의 장엄을 감상하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길이었다. 이제부터 오백 m 정도는 제법 가파른 길이다. 그러나 그다지 어렵고 힘든 길은 아니었다.
언덕을 오르다가 잠시 돌아서서 바라본 전경.
오늘의 회기점인 봉정암은 200m 남았다. 지나온 길은 10.4km, 백담사~봉정암은 10.6km, 봉정암에서 공양 한 그릇 보시받고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되돌아가면 21km 산행이 되겠다.
봉정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공양을 마치고 올려다본 대웅전 뒤에 솟아 있는 봉우리다.
바위 속에서 풀려나온 손오공이 바위에 걸터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나 보다.
<봉정암 석가 사리탑>(보물 제1832호)
석가 사리탑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셔와 이곳에 탑을 세우고 사리를 봉안하였다고 전해지고, 통일신라 문무왕 13년(673년) 원효대사를 비롯한 승려들이 암자를 새로 보수한 후 이 탑을 보존하였다고 하나 현재 이 탑의 형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보인다.
5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으로 일반적인 탑과 달리 기단부基檀部 없이 큰 바위 지반 위에 탑을 세웠다, 바치고 있는 바위 윗면에는 연꽃 문양이 돋을새김 되어있다. 밑면에는 3단의 받침을 두어 고려석탑의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 유형 문화재 제31호.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 2리 산 77번지.>
2015년 10월 6일 백담사~영시암~봉정암. 오전 08시 00분~11시 47분, (10.6km, 3시간 47분 소요). <鄕香享>
'◈ 세월에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벗 (0) | 2015.10.14 |
---|---|
③백담사-영시암-봉정암-오세암-영시암-백담사(2015년10월6일) (0) | 2015.10.07 |
①백담사-영시암-봉정암-오세암-영시암-백담사(2015년10월6일) (0) | 2015.10.07 |
제천향교와 교동민화마을 풍경/堤川鄕校 · 校洞民畵村 (0) | 2015.10.02 |
『Sempe Armagnac Napoleon.』 (0) | 2015.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