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午年도 이제 그 빛을 접어가는 12월 28일 그 해를 맞고 보내려고 산으로 올랐다. 내 그 해를 맞이하고 보내기를 반세기를 넘겼으니 밝고 어두웠던 그 나날에 기쁨도 슬픔도 얼마나 많았던가! 사노라면 그 슬픔과 그리움은 시절에 따라 그 빛깔도 다른 모습의 고통과 즐거움이었지만 고통은 고통이어서 행복했고 기쁨은 기쁨이어서 행복했다. 이제는 사회의 모든 규약과 역할에서 놓여나고 익숙했던 인연 하나 둘 떠나고 자유로운 몸, 가고 싶은 곳이면 가고 머물고 싶은 곳이면 머물건만, 지난날의 그 슬픔 그 기쁨 모두 한 가지 그리움으로 서글픔 되어 밀려온다. 이 서글픔마져 끝나면 피안의 강을 건너게 되리라. 이제 다시 지난날의 앞만 보고 달리던 걸음이 아닌 천천히 부단히 움직여 새로운 고통과 기쁨을 찾아야 하겠다. 얼마동안인지 하루가 될지 모르는 삶이지만 여명이 있는 한... " 겨울이 왔으니 이제 봄도 머지않으리.."
용두산 정수리에 올라 선 순간 온통 흰 눈밭에 가슴 물들어 하얀 웃음으로 피어납니다.
<세 자매>
빨강 파랑 보라 연분홍 알록 달록 그 색깔보다 더 고운 자매님들 마음의 빛깔을 렌즈로 빛의 굴절을 통해 훔쳐 봅니다.
내 순간의 모습을 담아주신 자매님, 꾸밈 없는 자연을 담아내려는 그 마음 그 눈빛도 아름다운 自然입니다. 사출에 집중하는 모습이 참 멋지십니다.
내 살아오면서 많은 지방, 많은 사람들을 접했지만 이곳 사람만큼 포근하고 정다운 고장은 없었던 것 같다. 충청도 사람을 일컬어 淸風明月이라 했던 옛 사람의 혜안을 이곳의 생활에서 체험합니다.
겨울 산상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 잔 하십시다. 주-욱 들이 마시면 오장육부가 시원 산뜻하다가 슬며시 가슴부터 온기가 번져 얼굴에 복사꽃으로 피어납니다.
용두산 정상에서 막걸리 한 잔, 그 상쾌함 내 마음 앗아간 여인을 얻은 기쁨일세.
제천시산악연맹 산우들,
<Mind model>
예쁜 아웃도어의 빛깔 보다 마음이 더욱 곱고 아름다운 자매님들은 여인의 표상입니다.
가운데 자매님 수줍은 양 몸맵시는 옷으로 감추고 발은 엇 꼰 그 자태가 매우 고혹적입니다. ^^
산자락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길에 잔설이 보는 이 심경에 애잔한 얼룩으로 남습니다.
참나무도 부스럼을 앓는가보다. 줄기에 울퉁불퉁 종기라도 생긴 걸가!
작품의 소재를 찾는 눈빛에 예사롭지 않은 기색이 번득입니다. 무엇을 포착하신 걸까!
아름다운 자연 속 고운 여인, 神도 스스로 놀란 神의 최고의 작품입니다.
오탁번 이 시인은 모교 응원가를 작사한 인물입니다. " 강산에 빼난 정기 온누리에 펼처라~~,"
제천이 낳은 시인 오탁번 시비 앞에서.
흰 눈이 덮인 하얀 산길에 한 땀 한 땀 繡를 놓으며 마음은 순백으로 물이 듭니다.
원점회귀하고 보니 누가 이 만나를 끓였을까! 그 고마움에 가슴이 따습다.
추운 날에 좋은 운동으로 노폐물 뽑아주고 이리 좋은 양분으로 기를 돋아주는 곳, 그 어느 곳에도 없어라. 예쁘신 자매님이 듬뿍 담아주신 돼지고기김치찌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나를 위한 것만 같아 더 맛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막걸리도 곁들여 한 잔 하니 절로 노래가 나옵니다. 학생 시절 부르던 '막걸리 찬가'
마실까 말까 마실까 말까 마실까 말까 마실까 말까 에라이 Cbal 리mi럴 쪼다
마셔도 ○대 답게 막걸리를 마셔라 맥주는 싱거우니 신촌골로 돌려라
부어라 마셔라 막걸리 취하도록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다 같이 마시자
○○대학교 막걸리대학교 아~~○○대학교 막걸리대학교
막걸리를 마셔도 ○대답게 마셔라 이대생(만주땅)은 우리 것 숙대생(태평양)도 양보 못한다.
지금 생각하니 이 찌개 맛과 같은 맛의 찌개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지요. 조문가면 대접하는 찌개 그 찌개의 주재료가 김치, 두부, 콩나물, 돼지고기에 파 등의 양념으로 끓여내거든요. 원래 초상집 찌개는 그 맛이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맛으로 정평이난 일품이지요. 그런데 추운 겨울에 막걸리와 이 찌개를 먹으니 언 몸이 봄눈 녹듯이 녹아 훈훈 했습니다. 지금 또 먹고 싶습니다. ^^
비룡담저수지를 끝으로 다음 산행을 기대하며 '제천산악연맹' 강 전무님, 또한 함께하신 분들 모두에 고마움을 드립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오.
2014년 12월 28일 <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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