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남양주 운길산 슬로시티 호젓한 길

鄕香 2014. 8. 25. 10:06

오늘은 오랜만에 운길산 일대로 산행을 가는 날, 아침 07시에 제천역에서 열차를 타고 용문역에서 전철로 환승하여 운길산에 도착하니 09시, 약속시간 10시30분, 1시간 30분이나 여유가 있습니다. 역사 주변을 둘러도 보고, 간단한 스트레칭도 하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시각적 즐거움도 가져보며 님들을 기다립니다.   

 

 

 

 

 

 

 

대장 산타모님은 이십여 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멋지게 소개를 하신다. 어찌 그리 기억하고 소개를 하실 수 있을까, 내 능력으로는 불가항력의 일이다.  

 

 

 

슬로시티.를 우리말로 순화한다면 참살이지역이라 하겠습니다. 자연을 훼손치 않고 자연과 더불어 건강을 추구하는 환경이라 할 수 있는 "슬로시티", 지역민 중심의 전통보존, 생태보존 등 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에 그 본질이 있습니다. 오늘 그런 남양주의 장원과도 같은 치유의 녹색의 향연에 대장 산타모님의 이끄심을 받았습니다. 짙은 녹음속에 펼쳐진 높낮이가 아담하지만 결코 수월치도 않은 구릉과 비탈진 오솔길에는 찌르개처럼 날카로운 돌조각들이 작은 실수라도 바라는 양 도사리고 있는가 하면, 낙엽을 동반한 부토의 폭신함도 있었지요. 비가 내린 후 품어내는 지열 속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으로 광맥을 찾아 거침없이 푸른 녹색터널을 헤쳐 아띠들의 심폐를 즐겁게 하기에 여념 없는 모습의 대장 산타모님, 나의 피부를 통해 세속에 찌듯 땀샘의 노폐물을 수도 없이 배출시켜 영롱한 이슬처럼 정화시킬 수 있는 방울방울 쏟은 땀이 진주 꿰듯 낀 것이 서 말이었습니다. 그 여정에 형제자매님들 간에 배려와 오손도손 나누신 정담은 꾀꼬리의 노래되어 귀를 즐겁게 하고 돈독한 우정을 더욱 도탑게 살찌운 녹색 향연 속에 자연으로 빗은 천연의 욕탕, 청량하고 맑은 옥수에 온 몸을 담그니 모두 선남선녀로 다시 태어난 하루, 즐겁고 살갑고 사랑하는 마음이 피어오른 행복이라 하겠습니다. 대장 산타모님! 어찌 이리 양분있는 장원을 가꾸셨는지요. 님의 정성과 노력을 엿보인 힐링의 명소였습니다. 진정 고마움을 가집니다. 이끌어 주신 대장 산타모님을 정점으로 함께한 형제자매님께 더한 건강과 즐거움 세월의 강물처럼 풍요롭게 이어지시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가을하면 젊은 시절에는 코스모스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파란 하늘에 흰 구름 한 점이나, 붉게 읶어가는 고추와 수수, 그리고 옥수수 끝자락 꼭대기에 앉아 있는 고추잠자리가 생각납니다.

   

 

 

 

숲으로 들어가는 님들의 행열에서 자연을 닮으려는 열망을 보며 기쁨을 가집니다.  

 

 

 

잡풀이 연초록으로 소담하게 돋아난 이 길이 아늑하고 그렇게 포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쯤 가파른 오름 뒤에 잠시 휴식을 가집니다. 바람이 없는 산허리를 타고 오르느라 흘린 땀만큼 물로 목을 추깁니다. 어린 소녀가 보입니다. 아빠를 따라 왔을까, 아빠가 데리고 왔을까. 여기까지도 힘들었을 텐데.. 앞으로 갈 산행 길은 멀기만 한데..

 

 

 

대장 산타모님, 상한 몸이 완전히 쾌유되지 않았음에도 어찌 그리 발걸음이 빠른지 줄줄이 산우들을 이끌고 가는 모습에서 객차를 바리바리 꿰차고 힘차게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방불케합니다.

 

 

 

 예봉산과 운길산을 두서너 번 산행을 했지만, 올적마다 들머리가 다르고 날머리가 다르다보니 정상에 올라서서야 아, 왔던 곳이네. 라는 말이나마 할 수 있지만, 이렇개 도중에는 여기가 어디쯤인지 나는 모릅니다. 갈림길이라는 것밖에는..

 

 

 

비온 후 찌는 더위에 바람 한 점 없는 숲길은 찜통과 같습니다. 땀이 온몸에 송글송글 맺힙니다. 연실 병아리 물 먹듯 해야 견딜 수가 있습니다.

 

 

 

짙은 숲길에 지속적으로 이어진 나무그늘이건만, 찌는 더위에 맥을 못춥니다. 아, 바람, 한가닥 바람이 참으로 간절했고 절실하였습니다.

 

 

 

이 두 분의 미소에서 나는 절망을 느낍니다. 아름다움 모습만큼이나 더위에 지칠 줄 모르는 모습에서.. 저 여유로운 자신감에서...

 

 

 

정답게 모여 점심을 나눕니다. 밥은 같은 밥이지만, 모양에서 양분에서, 각양각색입니다. 생각과 솜씨와 취향에 따른 것이겠지요.

 

 

 

대장 산타모님과 형제자매님들이 재차 푸짐한 음식을 권하기도 하지만.. 나는 간편하게 서서 식사를 즐깁니다. 주로 빈 우유팩에 담은 포도 몇 알 토마토 한 개, 삶은 계란 한 개와 빵 한 쪽뿐, 나눌 것이 없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온통 녹색 뿐인 숲에서 어둡게 침식된 기분을 노랑 원추리꽃이 밝고 산뜻하게 물들여 줍니다.

 

 

 

<정통 산사람, 대장 산타모님>

상냥하고 친밀성이 깊은 분,

 

 

 

우리는 운길산역에서 출발했는데, 운길산역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내 말이 이상하네! 예봉산정상은 거치지도 않았는데 예봉산 쪽에서 운길산역으로.. ( 율리봉에서)

 

 

 

죽은 나무 군락지, 짙푸른 녹색지대에 횃대처럼 긴 막대기를 솟대처럼 세워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거무죽한 모양의 죽은 나무들 모습이 주변과 독특한 미적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산 중에 사거리입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숲이 깊고 제법 험한 곳인데, 길 또한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게 한적한 곳입니다.

 

 

 

등고선을 따라 가는 길은 높낮이의 기울기 만큼 자연히 몸 한쪽이 기울 수밖에 없어 산행이 수월치 않습니다.

   

 

 

갈라지고 쪼개져 날카롭기 그지 없는 바위가 금시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습니다. 그냥 수더분한 여인의 품속 같은 흙산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앙칼진 면면도 보입니다.  

 

 

 

편성점판암의 석질로 이루어진 이 지역의 바위들은 갈라지고 쪼개져 날카롭기가 칼날 같고 금시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아 근접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마의 지대를 벗어나니 할석이 널린 등성의 오름길입니다. 비록 오르는 길이지만 길지 않고 오르기에 원만합니다.

 

 

 

오르고 보니 예빈산정상입니다. 잔돌들이 널렸기는 하지만 다소 펑퍼짐한 구릉입니다.

 

 

 

<예빈산/ > 590m

북한강이 조망되는 곳에 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예빈산은 조선 시대 외국 사신을 맡아보던 관청 예빈시(禮賓寺)에 나무벌채권이 있는 연유로 예빈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수림이 울창하여 조선시대에는 인근과 서울에 땔감을 대주던 연료 기지였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구경 속에서 안개 속에 핀 아름다운 님들이 눈부시다.

하늘조차 그 고움에 빛바래 하얗게 퇴색되었나보다. 

눈 감으면 그 속에 가득찰 것 같은 아름다운 모습,

홍예 빛 꿈에 견주어도 그 넉넉함 모자람이 없다.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고, 그 어느 꽃과도 견줄 수 없을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는 형제자매님들의 고운 빛이여..

 

 

 

 

 

 

 

 

 

 

 

 

 

 

 

 

 

 

 

 

 

 

 

 

 

 

 

<남자의 심벌>

 

 

 

 

 

 

 

 

 

 

 

 

 

 

 

 

 

 

 

 

 

 

 

 

 

 

 

 

 

 

 

비몽사몽 보낸 하루, 열차에서 꿈길인 양 가슴에 담았네. 하늘은 구름 덮히고 날은 이미 저물어, 제천역사의 불빛은 휘영청 밝으나 지난 날 내 발길 밝히던 그  달빛 그립습니다.

 

「대산월/待山月(唐 詩)」  

"夜夜憶故人 長敎山月待 今宵故人至 山月知何在" (皎然)

'밤마다 밤마다 벗님 그리워, 산 위에 뜬 달 본체만체 하였더라네. 오늘밤 그 벗님 오셨는데, 산 위에 뜨던 그 달 어딜 갔는지..'

   

 

 

2014년 8월24일,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鄕香>

 

 

'◈ 세월에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타고)법천사지 / 法泉寺址 (原州)  (0) 2014.11.07
양주 목화축제   (0) 2014.09.21
설악비경 (雪嶽秘景)  (0) 2014.08.10
오후의 여여   (0) 2014.08.05
내 먹고 사는 모습  (0) 2014.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