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에서 괴산 조령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도중에 칠갑산 아래 있는 '천장호'를 들려 보기로 하였습니다. 'kbs 1박2일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지요.
<칠갑산>
콩밭 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음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조운파 작사)
이 천장호는 그 둘레의 형태가 여인의 아기집처럼 생겼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천장호를 끼고 도로를 따라 출렁다리로 가는 길입니다.
청양군은 매운 고추로 유명한 고장답게 출렁다리 중간교각을 거대한 고추형상의 조형물로 장식했습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이 고추형상은 반드시 청양고추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천장호가 자궁의 형태라면 여기에 남성을 상징하는 고추를 호수 한 가운데에 조형물로 세워 음양의 조화를 주고 多産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주었다고도 생각을 가져봅니다.
칠갑산 일대에는 아직도 단풍이 곱게 남아 눈길을 이끕니다. 산에도 낙엽활엽수가 울긋불긋 아름다웠습니다.
대형 고추가 있는 교각 위에서 충렁다리 끝에 조형된 황룡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용과 호랑이의 전설>
이곳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칠(七)' 字와 육십갑자의 첫 번째이고싹이 난다는 뜻의 '갑(甲)' 字를 써 생명의 발원지로 전해져 오고 있으며, 금강 상류의 지천을 굽어보는 산세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 전해져 오고 있답니다. 칠갑산 아래 이 천장호는 천년의 세월을 기다려 승천을 하려던 황룡이 자신의 몸을 바쳐 다리를 만들어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고, 이를 본 호랑이가 영물이 되어 칠갑산을 수호하고 있어 이곳을 건너 칠갑산을 오르면 악을 다스리고 복을 준다는 황룡의 기운과 영험한 기운을 지닌 영물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福을 받고 잉태하여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칠갑산을 수호하고 있다는 전설에 따라 조형된 호랑이이겠지요.
천장호를 끼고 산자락에 낸 산책로를 따라 북쪽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전설이 담긴 바위와 청룡의 조형물이 있는 천장호 북쪽 끝머리가 됩니다.
여인이 간난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조각입니다. 이곳 천장호와 남근바위를 주제로 한 조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길로 조금 가다보면 전설이 설긴 바위가 산자락에 있습니다.
<용호장군 잉태바위>
이 바위는 "정성을 다하여 어루만지며 소원을 기원하면 성취된다"는 전설을 간직한 바위로, 시집보낸 딸이 5년 동안 아기가 없자 친정어머니가 이 바위에서 700일동안 정성들여 기도를 했고, 이를 본 칠갑산 수호신이 감탄해 딸이 결혼 후 7년째 되던 해에 바위를 떼어내어 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이 아기는 훗날 자라서 고려 현종 때 거란족이 침입하여 왕이 청양을 거쳐 공주로 피난할 때 현종을 위기에서 구하였으며 거란족을 물리칠 때 여섯명의 장수와 함께 혁혁한 공을 세워 왕의 신임을 받아 왕을 호위하는 용호군의 龍虎將軍이 되었으며 마을 주민들은 이 바위를 일컬어 용호장군 잉태바위(남근바위)라고 부르고 있다고합니다.
용호바위와 탑에 수많은 사람들의 懇求와 祈願이 너무도 많아 바위와 탑이 이를 모두 들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바람은 전혀 하지 않던 저 마져도 비치되어 있는 한지에 병석에 계신 어머니의 평안을 위한 몇 자 글귀를 써서 새끼줄에 꿰어 달았습니다.
때 늦은 들국화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용호장군 잉태바위 아래에 있는 이 '천장호'는 그 모습이 여성의 아기집을 닮아 임신과 번창을 상징한다고 하여 이곳 칠갑산에서 앞으로 일곱장수가 태어날 것이라고 전해져오고 있답니다.
앞서가던 여인이 조망대에서 사진기를 조작하고 있습니다.
조망대에 있는 여인이 사진을 다 찍고 내려가기를 기다리는데, 조작이 잘 안되는지 그 자리에 망부석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같아 조망대에 오르기를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길입니다.
천장호를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의 끝위치에 조망대와 황룡이 있습니다. 조형물이 너무 커 다시 돌아가다 돌아서서 담았습니다. 호수를 돌아볼 수 있는 순환로가 아쉽습니다.
물병을 머리에 이고 가는 어느 노부인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70~80년대만 해도 서울 변두리 우울에서 물동이를 물을 길어 담고 머리에 이고 가는 아낙네를 흔히 볼 수 있었던 풍경이었습니다.
2013년 11월14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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