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무진(靑山無盡)>은 心汕 한창 때의 의욕과 패기와 기량이 집대성된 것으로서 한국의 한국 회화사에 한 획을 그은 대역작입니다. 이 작품은 1940년대 초반의 그림인데 그 시기는 '심산'의 나이 40대로 청년기의 銳氣가 패기로 성숙할 때이며 老年의 완숙을 앞둔 동적이고 가변적인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생산적인 시기입니다. 이 작품의 산수풍경은 장대한 산악들이 화면을 가득 차지하였으며 오른편으로부터 왼편으로 橫幅에 따라 수평적으로 화면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滿山靑綠의 산과 碧水의 물들이 마치 천하의 모든 봄이 이 한 곳에 모인 것처럼 가득 차며 장대하고 화려한 청산이 끝도 없을 만큼 이어지면서 하나의 선경을 방불케합니다. 心汕은 특정 장소의 설정이나 그 장소의 실경을 위주로 묘사하지 않고 세부적인 묘사에서만 寫景美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 산수의 모색이지만, 이 점이 동시대의 靑田과 小亭에 비해 예외라 하겠습니다. 이 <청산무진>이 작가의 고향인 황해도 九月山의 절경을 寫景했다고는 하지만, 전체 화면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理念美이지 寫景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이념미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묘사에서 사경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청록의 산세와 岩層의 표현수법은 바위 층의 정리를 따라서 수직준(垂直皴)의 무한한 線들로 이뤄졌습니다. 암층 면에 필세를 수직으로 내리그어 청록색의 설채(設彩)와 암층의 능선과 그 사이사이를 따라 차곡차곡 쌓듯 중첩된 납작한 연두색 米點들의 집단은 '심산'의 晩年 산수화에 등장하는 색색의 집합적인 雨點과 胡椒點들을 豫見시켜주고 있습니다. 암층 위에 설정한 遠景의 소나무들은 색상을 더욱 검푸르게 묘사함으로써 視覺을 자극하고 있고 화면 아래로는 벽수의 물이 청록의 바위 벽과 대비되면서 흘러 초록 일색의 천지에 옛 정취를 풍겨주고 있으며 산기슭에 만개한 복숭아나무들과 신록의 수목들, 그 속에 묻힌 올망졸망한 집들, 그리고 청청한 노송들과 누렇게 익은 보리밭 등이 장대한 산수경개를 더욱 변화무쌍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대한 실경을 쫓아 평소에 닦은 기량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끈질기게 그려나간 저력은 심산을 위대하게 한 또 하나의 요체일 것입니다.
<청산무진/靑山無盡>
韓國 近代 / 心汕 盧壽鉉(1899~1978)筆 / 絹本 彩色 148×492cm / 個人 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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