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중국 宋나라 때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구양수(歐陽修1007~1072)의 유명한 "秋聲賦"를 주제로 한 것입니다. 구양수는 王安石의 富國强兵策을 반대하고 정계에서 은퇴한 중국 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입니다. 그림의 내용은 구양수가 밤을 맞아 방안에서 글을 읽고 있다가 불현듯 서남쪽에서 울려오는 무슨 소리를 듣고 동자를 불러 무슨 소리인지 밖에 나가 살펴보아라 고 했더니 동자의 말이 " 별과 달이 희게 빛나고 초롱초롱하며 은하가 하늘을 흐르고 있고 사방에는 인적도 없는데 소리는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나는 줄로 아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에 구양수가 "아, 슬프다. 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하며 자연과 인생의 무상함을 탄식하는 한 순간의 장면입니다. 주인공이 방안에서 밖의 소리에 초초히 귀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그림자로 표현하고 있고, 푸른 옷을 걸치고 밖에 서있는 동자의 모습은 서남풍의 바람소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水墨調에 약간의 담채가 가해지면서 쓸쓸한 가을의 상ㅎ황을 한컷 고조시켰으며 동자가 밖에 나와 어디에서 소리가 나나 확인하는 표정은 예민한 감각적 취향을 멋지게 반영하고 있고, 화면 왼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대나무와 수목들의 진동표현에서는 서남풍의 쓸쓸한 가을바람 소리를 실감시켜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도 전래의 古畵나 선인의 작품에서 주제전개의 양식을 취한 것 같으나 구도에 있어서는 心田다운 감각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화면 외편의 가옥 벽면에 聲在水間이라고 墨書한 것은 "秋聲賦"의 한 귀절로「星月皎潔 明河在天 四無人聲 聲在樹間」이라고 한 童子의 말을 畵題로 취한 것입니다.
<성재수간(聲在樹間)帖 >
韓國 近代 / 心田 安中植(1861~1919) 筆 / 紙本水墨 23.5×36cm / 個人 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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