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2010년) 늦여름 다녀왔던 구담봉.옥순봉, 이번에는 구담봉만 보기로 하고 도착한 고갯마루에 위치한 들머리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장회나루와 제비봉 들머리가 있고 계속가면 제천으로 또한 단양읍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 옥순봉 보다는 구담봉 가는 길이 주변 경관도 좋고 산길도 요모조모 재밌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습니다. 바위 오르기를 좋아하는 내게는 오름도 적당하고 바위 타는 즐거움이 많은 기쁨을 주었거든요. 이사진들은 경치 좋은 곳만 찍은 것이 아니라 구담봉 가는 길과 주변을 담은 기록성이 짙은 산행여정을 담은 것임을 밝힙니다. 그럼, 함께 가실까요?
들머리에서 한 50m 들어서니 화장실과 이정표가 보입니다.
으름넝쿨이 싱그럽습니다. '으름'은 우리고유의 토종바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열매가 바나나처럼 생겼을 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도 같습니다. 다만 농익으면 껍질이 벌어지고 속살은 바나나처럼 달고 풍성하진 못합니다. 그러나 속살이 아담하니 예쁘고 으름만의 특유의 향기로움이 아주 좋습니다.
얼마쯤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입니다. 지루할 정도냐고요?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
인동넝쿨이 꽃을 피웠습니다. 흰 꽃과 노랑꽃이 어우러져 피웠습니다. 인동넝쿨은 삼국시대부터 장식문양으로 많이 쓰였지요.
너른 공터에 집 한 채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삼거리에 이정표가 거리를 일러줍니다. '구담봉 가시죠? 900m 정도 됩니다.' ㅎ
아이고나 조은 것, 황톳길이네요 소중한 흙냄새가 폴폴 향기롭습니다. 코가 벌름이니 오장육부가 꿈틀 가슴이 벌렁벌렁 그 장단에 행복합니다. ㅎ
계단 참 예쁘지요 황토에 통나무계단 오르간건반 두드리는 기분입니다. 한 걸음에 참나무가 푸른 잎 살랑 손짓보이고, 두 걸음에 예쁜 꾀꼬리의 노래가 은쟁반에 옥 구르듯 들립니다.
어느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옥순봉'은 왼쪽으로, '구담봉'은 오른쪽으로 가세요. 묵묵히 봉사하시는 이정표 씨, 늘 친절해서 좋습니다. 그런데요 너무 개성이 없는 얼굴에 표정마저 무뚝뚝하십니다. 화장도 좀 하시고 예쁜 미소도 부탁드려요.
'옥순봉'은 900m, '구담봉'은 600m, 어랍쇼! 옥순봉보다 구담봉이 가깝네! 구담봉이 더 먼 줄 알고 있었는데.. 곰곰이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옥순봉 가는 길은 평범해서 남은 추억은 목적지인 옥순봉뿐이었고, '구담봉'은 가는 길이 아기자기 재밌고 전망도 좋고 이런저런 모양새에 전개되는 경관이 많아 남은 추억이 많아서 그런 착각을 갖게 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청풍호 주변 산에 많은 이 나무는 그 모습이나 잎이 진달래와 똑같은데 꽃이 이렇듯 다릅니다. 지나가던 분의 말씀이 겨우살이진달래라고 일러주십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꼬리진달래'라고도 합니다.
구담봉으로 가는 길에 거쳐 가야할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 산, 산, 그 끝에 말목산이 버티고 섰습니다. 말목산 전에 있는 봉우리가 구담봉이지요 그러나 그 사이로 청풍호가 흐르고 있습니다.
'참나리꽃'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초등시절 당시 농촌 시골마을이나 다름없이 초가집에 아침 이내와 저녁 땅거미 질 무렵이면 굴뚝에서 생각만 해도 탐스럽고 보송한 뽀얀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왕십리 살 때 옆집 앞마당을 양철담장 개구멍으로 들여다봤을 때였지요. 마당 한쪽에 있는 꽃밭에 잎 사이사이 까만 씨 맺혔고 타오르는 듯이 붉게 활짝 핀 참나리 꽃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집, 내 또래 여자아이가 꽃처럼 예뻐서 기웃거리다 그 아이 대신 난생처음 보았던 참나리의 추억입니다.
나리꽃을 생각하면 가녀리고 청순함이 떠오르지만, 이 참나리 꽃은 화사하고 정열이 타는 뜻합니다. 활짝 열린 꽃이 열정에 못 이겨 붉디붉은 정염을 꽃술로 토하네요. 참 그리고 깜빡 지나칠 뻔 했어요. 꽃술을 보니 가운데 홑암술을 6개의 수술이 둘러싸고 있네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일부육부(一婦六夫)가 되는 건가요? 거참! 밤마다 살벌하겠네. 창조주께 간청 하옵나니 부디 1夫6妻로 바꿔 주시옵소서 ~~
'벌레 먹은 장미'라는 말은 들었지만, 뜻은 모릅니다. ^^ 그런데 벌레먹은 겨우살이진달래가 있습니다. 꿀을 먹나 했는데,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벌레도 춘정이 솟네요.
이제까지는 우거진 수림 속이었는데, 하늘이 펑 뚫렸습니다. 좋아하는 바위도 보이니 손끝과 발끝이 으 쓱, 엉덩이가 움찔거립니다. ㅎㅎ
구담봉 가는 길에는 참나리꽃이 산꾼들의 눈길을 붙잡고 마음을 활짝 열어주지요. 나도 모르게 한 구절 나옵니다. "울적한 마음 달래려 산길로 들어섰다가 난 정말 반했다오 정말 멋있는 산 아가씨~~" 바로 네가 산 아가씨로구나...
내가 걸어가야할 능선이 청풍호 물길따라 높고 낮은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우리네 발길에 깎기고 닳아 하얗게 드러낸 바위 속살이 그 아픔을 느껴보라는 듯 빛을 쏘아(光反射) 눈을 찌릅니다.
우측을 보니 제비봉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우측 제비봉, 좌측 말목산 사이로 흐르는 청풍호 물줄이 애처롭습니다. 긴 가뭄에 입은 상처가 물길 따라 하얗게 속살을 드러내고 힘에 겨워 풀잎처럼 늘어져 있습니다. 청풍호를 유람할 수 있는 유람선과 장회나루 그리고 단양으로 뻗은 도로가 제비봉자락을 휘돌아갑니다.
바위에 올라서니 깎아놓은 양 가파른 암산이 우뚝 솟아 앞을 가로 막고 서 있습니다. 흠, 재미 좀 줄 것 같은 모양새에 남모를 미소가 번집니다.
잠시 쉬며 꼬리진달래 나무에 핀 꽃을 보는데, 시선쯤이야 아랑곳없다는 듯 벌레 한 쌍이 열심히 뭔가 모를 운동을 합니다. '뭔 일이여? ' "내 참! 씨 주고받는 것 몰라 묻는거여! 곱다시 구경이나 하다 갈 것이지, 지금 성스런 종족보존행사 훼방 놓는 거여 뭐여~!
생명이 모질고 질기기는 나무도 예외는 아닌가봅니다. 뿌리가 무수한 발길에 밟히고 닮고 불거진 핏줄처럼 울퉁불퉁 적나라하건만 마치 그물망처럼 더욱 촘촘히 안간힘을 씁니다.
가파른 비탈진 길에 더러는 밧줄 대신 설치한 철봉에 명줄을 저당하고.. "조심조심" ← 이 말이 내게 가당키나 한 말이유, 지는 날러유~~
때로는 가파른 오름에서 밧줄에 의탁하며 비지땀을 흘리지만, 그래도 나는 오르고 가야 한다네. 왜 가냐고 흔하디흔한 말씀일랑 묻지 마세요. 내 또한 그 우리고 우려먹어 세상에 식상한 말, 한마디뿐인 것을.. "산.. 그 넘어 산이 부르기에..."
진달래꽃 피는 바위고개, 님이 넘은 바위고개,
울퉁불퉁 애달픈 바위고개, 내가 넘는 바위고개..
여기서 마지막으로 숨을 고른 쉼터랍니다.
숨을 고르고 단숨에 오른 곳 드디어 구담봉표석이 반깁니다. 그러나 이곳이 정상은 아니지요. 좀 더 오르면 큰 바위들이 모여 사는 곳이 정상이지요. 그렇지만 그늘이 있고 쉬기 좋고 조망하기 좋아서 나무그늘아래 시원한 바람 즐기며 앞뒤좌우 둘러봅니다.
구담봉에서 청풍호 건너 동남쪽에 있는 말목산 정상이 바로 보입니다.
말목산의 준령(峻嶺)들이 말목처럼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구담봉에서 청풍호 건너 남서쪽 방향에 있는 제비봉입니다. 제비봉 오르는 능선에 설치한 철계단이 보입니다. 구담봉 . 제비봉 . 말목산은 청풍호를 끼고 서로 비대칭을 이루며 청풍호를 두고 구담봉에서 볼 때 역삼각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구담봉 아래 너른 수림에 우뚝 솟아있는 바위를 담았습니다. 바위꼭대기에 무슨 석상이나 형상이라도 하나 각조(刻造)해 올리면 좋은 관광재원이 될 것 같지요. 안 그렇습니까? 밑둥이 튼실하고 위가 돈대(墩臺)처럼 생겨 하는 말입니다.
제비봉 오르는 길을 줌으로 담았습니다.
좌우로 벼랑을 갖춘 좁은 바위능선의 빼어남이 설레임을 주지만, 설치한 철계단을 보는 순간 실망스럽기도 합니다. 못 올라가면 그만이지 꼭 저렇게까지 해서 올라가야하는 곳인지... 난 그냥 손발로 기어오르는 맛이 더 좋은데..
긴 가뭄으로 청풍호 상류는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물의 수면이 머물었던 기간들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층을 이루고 그 층에 돋아난 풀들이 빛깔로 말합니다. 수면에서 드러난 시간이 길면 길수록 짙은 녹색으로, 짧으면 짧을 수록 연한 녹색으로 구분를 이루어 보기에도 참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었습니다.
너는 누구?
장회나루 강바닥이 희미하지만 어렴프시 육안으로도 보이고 물가에 하얗게 드러난 지면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제 쉴 만큼 쉬었으니 저 큰 바위들이 도타운 정 나누며 사는 위로 가봐야겠지요.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많은 분들이 선점을 하셨네요. 인천에서 오셨답니다.
이 분은 뭔가 산을 아시는 분 같습니다. 청풍호 건너 장대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젖어 움직일 줄도, 주변사람들의 웅성거림도 이렇게 몰래 촬영하는 것도 모른 채 삼매경입니다.
구담봉정상에서 동북방향 풍경입니다. 말목산줄기가 중후한 모습으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구담봉정상에서 본 동쪽 방향 말목산줄기입니다.
구담봉정상에서 본 옥순대교쪽 말목산 끝머리 입니다.
말목산 중간 허리부분입니다.
바위아래 작은 꽃을 살펴보는 여유도 가져봅니다.
잎은 딸기품종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다만 수술이 다른 두 꽃이 다정하니 금술 좋은 부부 같습니다.
" 그대는 아시나요 사랑의 달콤함을 싱그러운 향기처럼 그대에게 띄워 보내리~~ "
정상 이곳저곳 구석진 곳까지 두루 둘러보고, 큰 바위들 옹기종기 모여 도탑게 사는 곳에 다시 와보니 수많던 인걸 오간데 없이 평화스런 자연의 속삭임에 귀가 즐겁습니다. " 고독만한 벗도 드물지요. "
나 이제 이곳을 떠나가면 정겨운 山勢와 바위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작별을 하자니 눈물이 난다. 나는 이렇게 수없이 이별하고 또 만남을 꿈꾼다.
구담봉을 다시 한번 눈여겨 담고 기약도 없이 돌아서는 나를 보고, "난 언제까지나 한결같이 너를 기다릴거야!"
아, 그렇구나! 너는 수억만 년이 가도 나를 기다릴 수 있겠구나... 내 다시 무엇으로 태어나 널 찾을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설운마음 가슴에 담고 돌아서보니 당장 치러야할 가파른 내림길 걱정에 어느덧 몽환적 상념은 구름위로 흔적도 없고 가슴만 콩닥콩닥 현실은 언제나 어려워~~,
심호흡 한번하고 고개 들어 쳐다보니 저만치 옥순봉이 빙그레 웃네. "어여와 나 보고 갈 거지~~ " 헤헤 아닌데..!
이렇게 설치한 시설물은 철저하게 이용해야죠? 계단이 힘들다고 옆으로 빠지면 안 되지요? 아저씨 그렇죠? 지는요~~ ,안전을 위해서는 절대로 아니고요, 세금이 아까워서도 아니고요. 다만 자연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사랑해서라요. 이건 진심입니다요.
쇠줄을 붙잡고 내려가다 불쑥 떠오른 생각 군시절이 그립습니다. 힘든 유격훈련을 받으며 도타웠던 우정에 힘든 줄 몰랐는데, 그 전우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난 가끔 네가 보고 싶은데, 너도 그러니? 그러고 보니 6월, 피맺힌 6 .25 전쟁이 있었던 잊을 수 없는 달이지 갑자기 숙연해지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부른다.
"생사를 같이해던 전우야 정말 그립구나 그리워 총알이 빗발치던 정쟁터 정말 용감했던 전우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정의의 사나이가 마지막 남긴 그 한 마디가 가슴을 찌릅니다.
이몸은 죽어서도 조국을 정말 지키겠노라고... " 가슴이 뭉클해지네..."
님(전오승)은 전쟁이 발발하자 동생과 남하했고, 그 동생은 6.25 전쟁에서 훌륭한 대한민국 국군으로 장렬하게 산화해 국립묘지에 잠듭니다. 님은 서글픈 나날을 지내다 어느날 동작동 국립묘지로 동생을 찾아 눈물을 흘리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해 취입한 다음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말았습니다.
내려오다 고개 돌려 앞을 보니 또 한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네. 저 봉우리가 흙산이었다면 마음이 지치겠다 싶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바위산은 오르내리는데 집중하다보면 지루한 줄 모르게 재미도 있으니까..
봉우리에 올라서보니 옥순봉이 한결 가까이 보입니다. 그 뒤에 어머니 같은 珹池도 함께...
가야할 길을 바라보니 옥순봉과 구담봉 갈림길인 삼거리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길을 돌아가면 올 때 본 참나리들이 반기겠지요.
듬성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보니 아담하고 예쁜 바위가 있는 언덕입니다, 그런데...
그 바위 밑에 쉬기에 안성맞춤한 곳에 한 여성동무가 거부할 수 없는 간청을 합니다. "힘드시지요? 물드시고 가세유~~"
허 참, 내 아무리 무정한 철판가슴이라지만, 그래도 명색이 참새인데, 이렇게 풍성한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용기도 없거니와 설사 짚을 안고 불로 들어간다 해도 마다할 권리도 없지유ㅎㅎ 그저 좋은 것~~,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보니 어디서 본 듯 낯설지 않다싶은데, 말씀 하신다 '임잘 기다렸구먼유 (의아심이 그러나 흐뭇함), 아까 구담봉에서 지를 몰래 찍으셨지유? (움찔), 다 알고 있구먼유~ 그 사진 주세유~~ , 순간 어이쿠 서울촌놈 뒤통수가 띵하더라고요. 이래서 충청도인가 봅니다. ㅎㅎ 어쨌거나 예쁘시네유~~~,
아담하고 예쁜 바위를 돌아가는 길에 어느 님이 쌓은 탑하나, 작은 모진돌멩이 위에 납작한 작은 판돌을 놓고, 그 위에 ㄴ형 돌을 올렸는데 그 솜씨(중심 감각)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보기에 따라 부처를 올린 탑 같기도 하고요.
길이 예쁘고 재밌겠지요? 그대와 함께 가는 길이었다면 더욱 즐거웠을 거예요!
하늘가에 흰 구름, 하얀 길가 푸른 솔, 암갈색 바위 그 사잇길을 가노라니 행복 어찌 아니리오...
지나온 길 돌아보니 남은 건 다시보고 싶은 마음 서리서리 서리고 내 발자국 아롱아롱 아롱지네.
저 숲을 들어서면 다시 삼거리...
이정표 삼거리입니다. 오늘 함께 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푸른 숲속 황톳길에 매료되어 신발 양말 벗어들고 섬섬옥족 뽀얀 발로 보듬고 내려갑니다.
산불을 대비해 시원하게 소방훈련 하고 보니 장소가 解憂所라나요.
사람 좋은 얼굴에 핀 미소, 가득 짊어지고 안아 든 쓰레기봉지, 그 모습 참으로 예쁜 아가씨보다도 더 아름다웠습니다. 그 넉넉한 마음씨, 인생길 가시는 동안 늘 福 가득하시리...
조선 중기 산수화의 대가로 독창적인 기법으로 한국적 진경산수를 개척한 겸재 정선이 그린 '구담봉' 그림과 지금의 구담봉을 비견하고도 싶었기에 정선이 보고 그렸을 장소로 여겨지는 장회나루로 구담봉의 진면면을 보고자 구담봉산행을 마치고 이곳으로 달려왔습니다.
구담도 ( 龜潭圖 )
朝鮮17世紀 / 鄭敾(1676~1759) / 絹本淡彩 /縱 26.5 × 橫 20 cm /高麗大學校博物館所藏
겸재의 독특한 분위기와 화법이 드러나 겸재라는 글씨나 주문방인(朱文方印)이 없어도 바로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힘찬 수직준垂直皴 활달하게 짝은 미점준米點皴, 빠른 붓으로 그린 T자형의 송림 등에서 정선 특유의 화풍을 보여줍니다. 충청북도 단양군의 남한강 상류에 있는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구담봉과 그 아래 沼를 이룬 강물 및 뱃놀이(船遊)를 그린 것입니다. 周易에 능통했던 겸재는 그의 작품 안에서도 언제나 음양(陰陽), 강약(强弱), 고저(高低), 농담(濃淡), 정동(靜動), 흑백(黑白), 장단(長短), 등을 대비시키고 또 균형을 취합니다. 이 그림에서도 거대한 귀봉들을 한 척의 배와 짙은 솔밭으로 무게의 균형을 취한 것이 그렇습니다.정선鄭敾 의 자는 원백元伯, 호는 겸재謙齊.난곡蘭谷이며 광주인光州人입니다. 현감을 거쳐 종4품 사도시첨정을 지냈으며. 산수와 인물 은 물론 짐승, 꽃과 새 그림 등 다양한 소재에 뛰어났는데, 특히 남종화풍(南宗畵風)을 토대로 조선 산천을 담은 진경산수의 전형을 확립하여 조선 후기 화단에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후 그의 화풍을 따른 일군의 화가들은 ′정선파′라 불립니다. 특히 남종화풍을 토대로 한 독자적인 화풍인 진경산수화풍을 창안하여 고유색 짙은 한국적 산수화의 경지를 개척하였습니다.
구름 한 점 몰고 가는 저 바람과
잔잔한 물결에 마음을 실려보네.
옛날이나 지금이나
흐르는 물줄은 그 물줄이련만
물은 그 물이 아니었네.
옛 선비들의 풍류와 시는 오간데 없고
세속을 실은 유람선만 오락가락 바쁘구나... <鄕>
산행 중에 먹은 건 물 뿐이렷다. 그러면 점심 겸 저녁은 걸쭉하게 먹어야겠는데, 아무리 따져보고 굴려 봐도 생각나는 곳은 이곳 '산채건강마을' 뿐일세 그래서 구담봉에서 이곳 봉양 골짜기까지 車품을 팔았지요.
저녁 먹기에는 아직 이른 시각, 들어 선 홀은 황량할 만큼 너릅니다, 한적함을 좋아하는 내게는 안성맞춤이 아닌가싶어 둘러보니 온통 순수한 나무와 토벽입니다. 바닥도 물론 나무지요. 나무향이 물씬 나는 한 편에서 나물을 손질하던 아주머니들이 반기십니다. " 어서 오세유~~ "
마주보이는 찬간에서 두 아주머니께서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 맞춰 분주하시더니 이내 내온차림이 구성지고 풍성합니다.
나물무침에 나물장아찌 더덕구이 버섯 등등 18가지 찬에 수육 쌈까지 상다리가 통나무였기에 망정이지 보통 상다리였으며 필시 휘었을 거예요. 이 많은 음식을 비운접시 쌓아가며 고스란히 다 비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은 어쩐다지, 어느 스님 말씀이 '육식을 하면 육욕이 동하느니라' 하셨거든요~~ , 순간 산에서 물 건네던 그 처자 그립네요... ㅎㅎㅎ
이 '산채건강마을'은 여러 가지 휴양시설이 있습니다. 즉 한의원, 식당, 교육 및 세미나실, 한옥회랑을 ㄷ자형으로 세운 건물 안 마당에 족구나 배구를 할 수 있고 회랑마루에서 음식을 먹으며 운동 모습을 볼 수 있게 꾸민 시설, 찜질방, 숙박을 할 수 있는 방갈로 등 순전히 한옥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 건물은 한의원인 '한방명의촌' 입니다.
이제 그만 헤어질 시각입니다. 너무 푸른 색깔만 보시어 눈이 녹색으로 물들었을 것 같아 치유차원에서 이곳 '산채건강마을'마당 앞 시냇가에 핀 붉고 밝은 색의 꽃(꿩의다리?)을 올립니다. 늘 꽃처럼 화려하고 밝은 미소 짓는 나날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6월19일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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