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단릉 이윤영 필 화심유원(丹陵李胤永筆花深柳遠)

鄕香 2012. 1. 9. 13:49

 

 

 

 

 

이윤영(李胤永1714~1759)의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윤지(胤之), 호는 단릉(丹陵)·담화재(淡華齋)·담초재(澹草齋)이며, 이색(李穡)의 14대손으로 아버지는 단양부사 기중(箕重)이며, 서울 서대문 밖의 반송지(盤松池) 부근에 살면서 연못가에 정자를 짓고 오찬(吳瓚)·김향묵(金向默)·이인상(李麟祥) 등과 더불어 시회(詩會)를 열며 교유하였습니다. 벼슬길에 나가지 않은 채 고기(古器) 수집과 전각 산수 등에 심취하여 지냈으며, 말년에는 아버지가 부임했던 단양의 구담(龜潭)에 우화정(羽化亭)을 짓고 은거하였습니다. 시·서·화에 뛰어난 삼절(三絶)로서 글씨는 예서와 전서에 능했으며, 그림은 갈필의 수묵표현법 등에서 이인상매우 유사한 화풍을 보였으나 필치가 좀더 부드럽고 온화하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간단한 문인화풍으로 그려진 〈경송초루도 徑松草褸圖〉(국립중앙박물관)와 실경을 남종화법으로 그린 〈능파대도 凌波臺圖〉(고려대학교 박물관)·〈고란사도 皐蘭寺圖〉(개인 소장) 등이 있으며, 저서로 〈단릉집〉과 〈단릉유고〉가 전합니다. 이윤영(李胤永1714~1759)은 제한된 공간에 주제를 부각시키는 솜씨가 뛰어납니다. 호기를 부리지 않은 세필의 담백한 필치로 관동지방의 세 곳의 경치를 선면에 담았는데, 첫째는 삼척에서 가까운 '능파대'를,  두 번째는 단양의 '옥순'을, 세 번째는 서울에서 백여리 떨어진 '화적'을 각각 묘사하였습니다.

이 그림은  쥘부채(摺扇)에 부착한 반원형의 종이에 그린 그림만으로 구성된 일련의 화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선면화집(扇面畵集)」에 엮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은 이인상의 花題가 있고 화풍이 이인상의 것과 유사해서 한 때 이인상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을 정도로 이인상의 화풍과도 공통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화면 중간에 묘사된 커다란 띠풀집을 중심으로 하여 주변에 나무가 가득히 그려져 있으며 녹색과 분홍색의담채가 화사한 느낌을 줍니다. 똑같이 갈필(渴筆)위주로 되어 있고 유사한 소재를 그렸어도 이점이 이인상의 회화와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띠풀집 아래에 열려진 사립문이 보이고 그 사이로 초옥이 엿보이는 등 인간적 자취가 표현되어 있는 점 또한 다릅니다. 이인상이 쓴 화제(畵題)는 다음과 같습니다.

<花深柳遠, 不分行經, 起樓水中, 將以絶塵, 彼倚 欄而晤語者, 其 有邵子之樂, 而 文山之悲耶 題胤之畵 扇奉正 泉齋 麟祥. /  화심류원 불분행경 기루수중 장이절진, 피의오어자 기 유소자지락, 이 문산지비야, 제윤지화 선봉정 천재 인상.>

"꽃이 가득하고 버들도 아득히 있으니 길을 분간 못하겠다. 물가에 누각을 지은 것은 세상과 인연을 끊고자 함이다. 저기 난간에 기대어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소자(邵子:宋의 학자 邵雍)의 즐거움이 있는가? 윤지(胤之> 이윤영(李胤永)이 부채에 그린 그림에 쓰다. 천재(泉齋)에게 질정(質正)을 구하면서 바치다. 인상(麟祥)."

 

 

 

 

이윤영 필 화심유원(李胤永筆花深柳遠)<扇面畵集>

조선시대 18세기 / 紙本淡彩 48.3×86.5cm / 국립중앙박물관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