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능호관 이인상 필 누상관폭도(樓上觀瀑圖)

鄕香 2012. 1. 6. 22:11

 

이 그림은  쥘부채(摺扇)에 부착한 반원형의 종이에 그린 그림만으로 구성된 일련의 화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선면화집(扇面畵集)」에 엮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누상관폭도(樓上觀瀑圖)는 수묵만으로 그린 것으로 특히 이인상 회화의 관념적인 성격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화면 중간의 대부분을 거대한 암벽가 폭포가 자리하고 누각안에서 감상하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한 함께 쓴 4언의 제시(題詩) 내용도 이에 잘 부합됩니다. 부슬부슬하면서 물기를 머금은 묵의 사용이 특징적이며 붓은 가는 細筆입니다. 특히 이 그림은 그의 친구였던 위암(韋菴) 이최중(李最中1715~1784)에게 주는 헌사(獻辭)를 포함하고 있어 그의 교류관계를 알려주는 좋은 자료가 됩니다.

 

그림에 쓴 헌사(獻辭)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천지수 종쟁지천     연운묘미 죽수예연 유래회심 송단아연 여석오의 시발비편 혹도고주 수천무변 우서, 증 위암, 이자 원령 /

 悄蒨峀  琮琤之泉    烟雲淼瀰 竹樹翳然  有來會心 松壇芽椽 與析奧義 時發秘編 或棹孤舟 水天無邊, 偶書, 贈 韋菴, 李子 元靈』

<시원한 기운 감도는 산 구멍바위 졸졸 흐르는 샘물。안개와 구름은 아득히 흐르고 대나무는 울창하다。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소나무와 띠로 만든 집을 찾아왔다。함께 오묘한 이치를 분석하고 때때로 비서(秘書)를 펼친다。더러 배를 저어가니 물과 하늘이 닿은 아득한 곳이로다。우연히 적어서 위암에게 준다。 이원령。>

 

이인상(李麟祥 1710~1760)은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로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원령(元靈), 호는 능호관(凌壺觀) 또는 보산자(寶山子)라고 했습니다. 삼대에 걸쳐 대제학을 낳은 명문 출신으로 1735년(영조 11년)에 진사에 급제하였으나 증조부 민계(敏啓)가 서자였기 때문에 높은 관직에는 진출할 수 없었습니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강직한 성격으로 관찰사와 다투다 끝내는 관직을 버리고, 단양에 은거하며 벗들과 시, 글씨, 그림을 즐기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서출이지만 시문과 학식이 뛰어나 당시 문사들의 존경을 받았고 후대의 문인과 서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누상관폭도(樓上觀瀑圖)<扇面畵集>

조선시대/18세기 / 이인상(李麟祥 1710-1760) /紙本淡彩 27.3 X 63.5cm /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