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비행기 창을 통해 바라 본 남쪽 바다, 작은 섬 하나 두둥실 떠 가는 듯 보입니다.
2011년 9월26일 11시40분 청주공항을 출발하여 12시40분경, 제주공항에 도착하여 금호렌터카회사에서 대여한 차로 숙소인 서귀포에 있는 금호리조트로 가기 전에 오늘은 제주시 근처를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여 첫 관광지로 용두암을 찾은 것은 오로지 공황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며, 서귀포 금호리조트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체험관이나 박물관 또는 예술적 공원시설을 보기 보다는 그냥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경치나 기암괴석과 천연기념물을 보려고 합니다.
동쪽에서 바라 본 용두암의 형상은 결코 용의 모습이라고는 할 수가 없는 그저 현무암일 뿐입니다.
서쪽 가까이서 바라본 용두암의 모습입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용두암(龍頭岩)>
바다 속 용궁에서 살던 용이 하늘을 오르려다 굳어진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용두암 또는 용머리라고 한다지요. 바다 속에 잠긴 몸통의 길이가 30m, 바다 위로 나온 머리 높이가 10m쯤 된답니다.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굳어져서 이루어진 奇岩으로, 다음과 같은 전설이 傳해 옵니다. "용왕의 사자가 한라산에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혹은 아득한 옛날, 용이 승천하면서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물고 달아나다가 한라산신령이 쏜 화살에 맞아서 몸뚱이는 다다에 잠기고 머리만 나와서 울부짖는 것이라고 합니다."
용두암은 서쪽 100m쯤에서 파도가 칠 때 보아야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들어난다고 합니다. 용두암 동쪽에 용연(龍淵)이 이웃하여 있습니다. 100m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 본 용두암 모습입니다. 파도가 잔잔하여 살아있는 듯한 실감을 느낄 수가 없어 좀 아쉬웠으나 자연으로 형성된 기암의 모습에서 신비로움을 느낍니다.
어느 쪽보다도 가장 용의 형상으로 잘 보인다는 서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용두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손을 모으고 다소곳이 앉은 모습과는 달리 얼굴은 웃음이 가득하고 목에는 잔뜩 힘이 들어 있고 상체가 다부진 모습에서 남자의 몸매를 연상시키며 하회탈을 떠올리게 하는 얼굴의 표정 사발을 엎어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이는 젖가슴 등 전체적인 모습이 해학적입니다.
<삼성혈(三姓穴)>
바람 많고, 돌 많고, 여자 많다는 제주도의 삼성혈은 제주도 사람의 전설적인 발상지입니다. 삼신인(三神人)【고을나(高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이 이곳에서 태어나 수렵생활을 하다가 오곡의 종자와 가축을 가지고 온 벽랑국(碧浪國) 삼공주(三公主)를 맞이 하면서부터 농경생활이 비롯되었으며, 탐라왕국(耽羅王國)으로 발전하였다고 傳합니다.
朝鮮朝 中宗21년(1521) 牧使 李壽童이 처음 標壇과 紅門을 세우고 담장을 쌓아 봄.가을에 제사(春秋奉祭)를 올리기 시작한 이래 歷代牧使에 의하여 聖域化사업이 이루어졌고, 현재에도 매년 봄.가을 및 乾始大祭를 지내고 있습니다. (사적 134호 . 제주시 이도1동)
삼성혈의 정문 乾始門입니다.
三聖殿의 입구 삼성문입니다. 문 안쪽 삼성전의 열린 문을 통하여 봉안된 위패가 보입니다.
지금부터 4300여년 전 탐라를 창시한 삼을나(三乙那)의 위패가 奉安된 廟祠입니다. 조선조 숙종 24년에 건립한 후 여러 차례 수리(重修)하였다고 합니다. 해마다 봄(4월10일)과 가을(10웡10일)에 춘추대제와 12월10일에 건시대제(乾始大祭)를 올립니다.
<삼성혈(三聖穴)>
三神人이 태어난 곳입니다. 완만한 웅덩이처럼 생긴 가운데에 세 개의 구멍이 있다고 하는데 보호 책(柵)이 둘려 있어 위치상 보이지 않고 확인도 안 됩니다. 생각다 못해 관리소에서 의자를 빌려다 올라서서 보니 겨우 한 구멍(穴)만 확인이 됩니다. 石床 3개가 나란히 있는 것이 3개의 구멍이 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내륙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나무들이 울창합니다.
이 <돌하르방>은 제주목.정의현.대정현의 城門入口에 세워졌던 것이라고 합니다. 「하르방」은 '우석목'.'무석목'.'벅수머리' 등으로도 불려집니다. 이 돌하르방은 모두 45기가 있는데, 현재는 제주대학 . 시청 . 삼성혈 . 관덕정 등 제주시내 21기,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12기, 대정읍의 인성 . 안성 . 보성 12기 등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석상의 형태는 대체로 벙거지처럼 생긴 모자,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 큼지막한 주먹코, 꼭 다문 입, 배 위 아래로 위엄 있게 얹은 두 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돌하르방의 크기는 평균 신장이 제주 187cm, 성읍 141cm, 대정 134cm 이며 제작연대는 1754년(영조 30년)경으로 추측됩니다. 이 석상은 성문 앞에 세워지며 수호신적(守護神的).주술종교적(呪術宗敎的).경계금표적(境界禁標的) 기능을 지녔듯이 육지의 장승과 같은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봅니다.
삼성혈을 나와서 시각을 보니 2시가 넘었습니다. 시장기는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요기라도 좀 해야 할 것 같아 동쪽 자연사박물관주차장 건너 일명 국수거리라는 곳에서 한 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이름 하여 '수억식당'인데요. 아주머니 혼자서 조그맣게 하는 국수집인데, 주인아주머니도 가게의 분위기도 구수한 냄새 같은 곳이었습니다.
김치와 깍두기가 먼저 나왔습니다. 습관대로 김치를 한 저분 입에 넣어 보니 김치도 깍두기도 맛이 차 암 좋군요. 어릴 적에 할머니 댁 경기도 광주군 언주면 압구정리(지금의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먹던 맛이었습니다. 국수가 나오기도 전에 한 보시기를 다 먹었습니다. 결코 배가 고파서 그런 건 아닙니다.
간이 좀 있다 싶지만, 국물이 참으로 맛있네요. 면발이 쫄깃한 맛이 없어 좀 아쉽지만, 맛은 좋았습니다.
건너편주차장에서 관광버스기사 분들이 단골인 듯 몰려옵니다.
<바위염전>
용두암에서 이호해수욕장을 거쳐 서쪽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애월 해안도로가에 '바위염전'이란 곳이 있습니다.
도로 옆에 해녀의 조형물이 있어 잠시 둘러 봤는데, 기묘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해안지대가 장관(壯觀)입니다.
수평선을 긋고 있는 바닷가에는 검은 현무암 자갈로 이루어져 이채롭습니다.
'바위염전'이라는 이름은 암반지대에 이와 같이 편평한 웅덩이처럼 형성된 곳이 있어 바닷물이 고였다가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에 햇볕과 바람에 물이 증발되면 자연스럽게 소금이 남게 되었기에 얻어진 이름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바위 위 표면은 거북등처럼 무늬가 있고 단애(斷涯)을 이룬 검은 암벽의 표면이 기묘한 형상으로 신비합니다.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과 바닷물이 빗어낸 형이상학적 아름다움입니다.
코끼리 피부색과 같은 것에 거북이의 등판 같은 무늬라고나 할까! 구성미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오랜 옛적에 석회암이 바닷물에 녹아 이루어진 굴일까? 아님, 화산재가 굳으면서 바닷물에 의해 만들어졌을까 용암이 흐르면서 형성된 것일까! 지질학적 전문가나 알 수 있겠네.
파도가 밀려왔다가 물러간 자리에 남은 잔 물결의 여운이 또한 고운 무늬를 이루고 있습니다.
뱃머리처럼 생긴 이 바위는 용암이 분출되어 쏟아질 때 창해로 향해 달리다가 푸른 물결에 그만 넋을 잃고 멈춘 듯 합니다. ㅎㅎ
물가에 모여 코를 늘여드리고 물을 마시는 코끼리무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맑은 물을 수정처럼 맑다고 하지요. 이는 표현이 잘못된 건 아닌지, 수정이 아무리 투명하게 맑다한들 맑은 물만 할까!
싸리나무로 엮은 물고기 잡는 소쿠리 같기도 하고, 도롱이 모양 같이 생긴 것이 바위에 닥지닥지 붙어 있는 이 생물의 이름이 무엇인지 나는 모릅니다. 다만, 점진적으로 붙어 있는 불규칙한 구성과 생물의 껍질모양이 참 보기에 좋다는 생각뿐입니다.
바닷가 바위에 집단을 이룬 무슨 조개 같은데, 홍합은 아닌 것 같고.. 그저 생명은 아름답고 신비롭다는 생각 뿐입니다.
바윗돌을 온통 덮은 것은 해초류인지, 아님 산호류인지 모르지만, 꽃처럼 곱습니다. 그 가운데 작은 웅덩이에 작은 게와 고동, 그리고 성게와 말미잘 비슷한 생물이 참으로 평화롭습니다.
장엄하고 견줄 것 없이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
저 바다 만큼이나 무엇에 비견할 수 없는 것이 여인의 포근함이요 가슴이라면 지나친 생각일까?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 믿지, 넓은 바다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해녀들은 바다를 닮아 바다 속처럼 아늑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적대시 할 때는 앙칼지고 매서운 것도 성난 파도를 닮은 여인의 마음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 앙칼진 성향도 자식을 보호하고 자는 보호본능이겠지만, 평상시에는 구름처럼 목화솜처럼 포근하고 부드럽고 잔잔한 저 바다 속처럼 한없이 깊고 오묘한 곳이 여인의 품속이기에..
<제주시 해안 애월에서 서귀포로 가는 길에>
해안도로를 벗어나 서귀포로 가는 길가 옆에는 드문드문 이렇듯 억새가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유채꽃이 갓 피었나 봅니다 싱그럽고 향기롭습니다. 제주도만의 어떤 알 수 없는 향기로움이 있는데, 육지와는 다른 품종의 수풀과 해풍이 아우러져 풍겨나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결코 싫지 않은 이국적이고 살가운 향기였습니다.
드디어 숙박할 곳인 금호리조트에 도착하였습니다.
내일은 서귀포를 중심으로 돌아볼 예정입니다. 고맙습니다. 살아있는 것과 이 아름다운 세상과 모든 것에 감사하며..
2011년 9월 26일 제주도에서 - 鄕仁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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