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풍속화(風俗畵)

단원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鄕香 2011. 4. 21. 14:41

녹음방초(綠陰芳草) 무성하고 천자만홍(千紫萬紅)의 百花가 만발하는 늦봄 어느 화창한 날에 젊은 선비가 春情을 이기지 못해 문득 말에 올라 봄을 찾아 나섰다가 길가 버드나무 위에서 꾀꼬리 한 쌍이 화답하며 노니는 것에 넋을 빼앗긴 채 서서 바라보는 장면을 그려 낸 그림입니다. 꾀꼬리의 화답 장면과 넋나간 선비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버드나무는 간결하게 처리하여 길섶 한곁으로 몰아놓고 선비일행을 큰길 가운데로 내세운 채 나머지는 모두 하늘로 비워든 대담한 구도를 보였는데, 선비와 말을 모는 떠꺼머리 총각의 의습선(衣襲線)은 단원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철선묘(鐵線描)로 처리하여 조선옷이 가지는 넉넉하면서도 예리한 옷맵시를 유감없이 표현해 내었습니다. 반면 갓과 말 그리고 실섶 풀들은 먹의 번짐만을 이용하였으니 철선묘와 대조를 이루어 조화를 얻게 하려는 의도일 듯합니다. 이런 봄냄새 물씬 풍기는 그림에 단원과 동갑 그림 친구인 '고송유수관(古松流水觀) 이인문(李寅文,1745~1824)은 다음과 같은 제화시(題畵詩)로 춘정에 공감합니다.

 

「 佳人花底簧千舌 韻士樽前柑一雙 歷亂金梭楊柳崖 惹烟和雨織春江 碁聲流水古松館道人 李文郁證  <가인화저황천설 운사준전감일쌍 역란금사양유애 야연화우직춘강 기성유수고송관도인 이문욱증>」

"아리따운 사람이 꽃 밑에서 천 가지 소리로 생황을 부는 듯하고, 시인의 술동이 앞에 황금귤 한 쌍이 놓인 듯하다.어지러운 금북(북은 베짜는 도구)이 버드나무 언덕 누비니,아지랑이 비섞어 봄강을 짜낸다"

 

 

단원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朝鮮時代 / 金弘道 (1745~1806) / 紙本淡彩 117.2×52.0cm / 澗松美術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