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13폭 석양귀소도(金弘道筆夕陽歸巢圖)

鄕香 2011. 4. 6. 11:54

 

해지는 저녁녘 시냇물을 거슬러 산속 둥지를 찾아가는 새 한 마리를 간결하게 잡은 그림으로 화면에는 그저 잡목과 돌만이 있을 뿐 어떤 큰 의욕적으로 그린 대상이 없는 무엇을 특별히 묘사하고자 한 붓질도 없이 그저 독필에 가까운 짧은 붓질과 수많은 태점(苔點)의 동일반복에 가까운 흐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특별히 계산된 구상도 없이 그저 새가 날아가는 우상변으로 상승하는 단일한 대각선 운동만이 구사되었습니다. 단원은 만년에 이처럼 무심한 그림을 적지 않게 남겼습니다. 구성감각이 가장 뛰어나 절묘한 구성미를 보여 주었던 중년 전후의 계산된 화면을 부질없다는 듯 완전히 초월하고 있습니다. 화면 왼쪽에 길게 쓴 제시(題詩)도 욕심없이 손길 가는대로 써 넣었습니다. 

『 軒軒獨立夕陽時 芳草明沙倦垂宜 . 意到忽然飜雲去 靑山影裏赴誰 <헌헌독립석양시 방초명사권수의 의도홀연번운거 청산영리부수>』

"높이 홀로 선 해질녘 명사(明沙)의 방초(芳草)에 나른함 내리리 홀연한 생각에 눈길 혜쳐가니 청산 그림자 속을 뉘 약조로 가는가"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13폭 석양귀소도(金弘道筆夕陽歸巢圖)

朝鮮時代 / 金弘道 (1745~1806 ?) 紙本淡彩 29.3 × 34.5cm /  澗松美術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