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우리 나라 시골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낮익은 논갈이 풍경입니다. 잡석이 무더기진 개울 옆 논에서
누렁소에 멍애걸고 쟁기질 하는 중년의 사내는 그 자세가 천상 농사꾼입니다. 또 힘겨운 일이지만 내 할 일이 아닌가 하는 듯한 표정의 누렁소도 기특합니다. 한가로운 검둥개는 주인이 힘 쓰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고 돌무지에 뿌리를 둔 구부정한 나무는 아직 잎이 무성하지 않아 이른 봄을 말해주며 그 가지 하나가 농부 위로 길게 나란히 뻗어 있어 조화로움을 줍니다. 잔가지 끝에 까치는 저대로 둥지를 바쁘게 만들던 중이었던지 잠시 쉬는 듯하고 구부정한 나무 아래 구부정한 노인 두 분이 편안히 앉아 지팡이를 어깨에 걸쳐두고 정담을 나눕니다. 한 분은 갓을 썼고 한 분은 탕건 바람이니 갓 쓴 노인이 찾아 온 것인가, 다만 이들의 나지막한 음성은 개울물 졸졸 흐르는 소리에 잠겨 무심하게 흐를 뿐...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10폭 경작도<金弘道筆丙辰年畵帖耕作圖>
朝鮮時代 / 金弘道 (52歲그림) 紙本淡彩 26.7 × 31.6cm / 湖巖美術館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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