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사진

천마산 다산둘레길

鄕香 2011. 2. 27. 17:46

 

모처럼 포근한 봄기운에 따사로운 낭만길을 따라 사색을 담고 싶어 신청한 '산타모' 님의 다산둘레길,

이날 비가 온다. 눈이 온다. 방송 때마다 내 마음을 졸이게 했지만,

 정작 산행날을 맞은 아침엔 파란하늘에 간간이 하얀 구름 몇 점 한가롭고 밝은 햇살은 포근하고 따사롭습니다. 

만남의 장소 상봉역에 도착하니 뜻밖에도 반가운 얼굴 시나이님, 그리고 몇 분의 알듯 한 얼굴들이 보입니다.

왠지 멀어진 산행으로 지난날 정겨웠던 얼굴들 떠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밀물처럼 스쳐옴이 이 세월에도 서먹함이 스스로 어색합니다만,

새로움은 늘 왠지 몸에 배질 않고 지난 것의 연을 놓지 못하는지..

이내 전철은 우리를 담고 경쾌하게 달리는 데 산타모 대장님, 더없는 정으로 반겨주시고,

나의 신청 글에  반가움을 주신 카나리아처럼 귀염성에 상냥하신 신디님을 뵈어 반가웠습니다.

생각은 이처럼 조금씩 피어서릴 때 어느새 전철은 우리의 정착지 사릉역에 도착하였답니다.

역 앞 마당에 모여 있는 아띠님들, 그 엄청난 인원에 놀라웠습니다.

서울 근교의 평범한 산행지건만 이 토록 많은(칠십여명) '아띠'들이 운집하는 그 까닭은 무엇일까.

잠시 가져 본 생각, 아마도 고향집 뒷동산 완만한 구릉에

아지랑이 아롱지는 그런 포근함이 서린 운영진의 포용하는 마음의 배려와 믿음,

그리고 산타모 대장님의 탁월한 리더십과 많은 산행대장들의 봉사정신과 형제애

그리고 이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아띠'들의 신념일 것으로 생각을 가집니다.

살 에이는 아픔을 딛고 불과 일 년 만에 다시 이처럼 활성화된 면면과 '아띠'의 힘찬 심장의 박동을 온 피부로 느낄 수 있음에

뜨거운 갈채를 보냅니다. 이런 생각들과 나눔을 가질 때 어느덧 들머리인가 봅니다.

햇살 따사로운 양지바른 낮은 구릉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묘 봉분들을 감고 돌아들어서는 곳은 잡목들의 낙엽이 수많은 발길에

마치 제분된 가루처럼 폴폴 뽀얗게 일어나는 소담한 길이었답니다.

함께 산행을 하면서도 엄청난 '아띠'님들의 수에 기가 죽어 그저 따라만 가는 후미그룹에서 시나이 아우님의 뒤만 보고 쫒아갔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산행을 하는 거야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는 순간,

 "산타모 대장을 따라갈 자신있는 사람은 없을 정도니 이렇게 여유자적임이 현명하다"는

<시나이>님의 말에 내심으로, 오우, 그렇다면 한 번 따라 붙을 만하구나, 

그래도 마음만은 아직 팔팔해서 앞으로 치고 달려 드디어 산타모 대장의 호위대열에 들어섰지요.

그렇게 얼마를 오르락내리락 가는데, 나의 그처럼 숙을 줄 모르던 오만이 모래땅에 물 스미듯 잠길 줄이야.. 

가파른 봉우리를 만나서 내심으로 된 언덕이니 좀 느려지겠지 하는 생각도 끝나기 전에

치고 오르는 대장님과 호위대들의 그 위풍당당하게 오르는 모습에 숨이 꽉 막혀 두 발에 힘이 쫙 빠지며 그냥 주저앉을 뻔 했지만,

내가 누구인가, 하지만

따라주지 못할 몸은 생각지도 않고 그 긴 숫자들은 모두 떨쳐버리기라도 한 양 마음과 정신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뭘 합니까, 다리는 두터운 겨울바지에 끈적거림으로 휘감겨 천근인데...

그렇게 오른 된봉에서 점심을 하신다고 이미 도착해서 자리를 펴고 계신 산타모 대장님과 그 호위그룹에 기죽어

슬며시 낮은 곳으로 몸을 피해 땀을 식혔답니다.

래도 대장님은 이 부족한 사람을 따끈한 음식에 시원한 이슬이를 대접하시려고 온 산이 울리도록 소리 소리쳐 부르시더이다...    

그렁저렁 마치고개에 도착하여 1진은 쉬엄쉬엄 길로 방향을 달리 하고,

2진은 대장 산타모를 타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르는 갈림길이었습니다.

대다수 '아띠'들이 평탄한 1진을 선택하여 내려가는데, 어떻게 할지를 골몰히 생각하다 무심코 아득한 천마산 주봉에 눈길을 주는데,  

앞 산 등성을 치고 오르는 사람들이 있어 보니 벌써 대장을 위시하여 등성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순간 아 차 ! 싶었지만, 이미 발길은 등성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한 번 발동한 오기와 젊은 마음이 두 번 발동한 순간이지요.

한 참을 쉬어 선지 몸은 마음을 따르지 못하고, 마음은 몸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생은 홀로 태어나 홀로 갈 뿐이기에, 가파른 어려움도 오롯이 나의 몫이지 누가 덜어줄 수 있는 몫이 아니잖습니까.

제법 가파르고 미끄럽고 듬성듬성 어름마저 도사린 곳에 자일 까지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

앞선 자매님 한 분 제가 염려스러우셨나 봅니다. 저를 내려다보시며 좀 수월한 곳을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참으로 고맙고 눈물겨운 것은, 제가 오를 여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자매님의 배려의 정이었습니다만,

이 사람은 그 자매님의 얼굴도 이름도 떠올릴 수도 알지도 못하는 그저 그 심성만이 잊을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천마산 정상을 손으로 보듬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윽하게 감겨드는 산 산 산 ..

비록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나무들과의 싱그런 교감은 없었지만,

벌거숭이 겨울 산이지만 멀게 또는 가깝게 펼쳐진 봉우리들 사이사이 계곡은 아늑하게 포근하게 젖어드는 여인의 품만 같아

이제까지의 힘든  모든 땀내가 사그라지는 상큼하고 풋풋한 봄기운이었습니다.

 땀과 몸의 열기는 선선한 바람에 안기고 나선 내림길,

이 내림 길에 스스로 위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정말이지 누구에게도 선두를 내 줄 조건도 여건도 저에게 없는 것이 유감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탈없이 마친 산행 후 마련된 얼큰하고 달짝지근한 찌개에 제가 즐기는 막걸리 한 병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산행은 몇 달 만에 저의 몸의 인지력과 '아띠'님들의 소박함과 산타모 대장님의 따슨 심성과 참다운 산사람의 면면을

훈훈하게 담을 수 있었음에 보람에 잠길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오늘 좋은 산행을 이끌어 주신 "산타모"대장님,

힘든 여정을 얼큰하고 달착지근한 이슬이로 여독을 말끔히 씻도록 좋은 자리를 알선해 주신 총무님,

함께 도타운 정 나눈 '아띠'의 형제자매님 모든 운영자님들께 언제나 만사형통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2웧27일   仁鄕 

 

 

 

 

 

 

 

 

 

<사랑을 나누는 나무 連理木>

두 나무가 온몸(몸통)으로 사랑을 합니다. 이런 나무들을 연리목이라 하고, 두 가지가 합쳐 붙은 것을 '연리지' 라고 사람들은 부르지요,

 

두 나무가 합친 것은 금슬 좋은 부부에 비정하고, 두 가지가 합친 것은 연리지(連理枝)라고 해서 사랑하는 남녀에 비유되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산타모님.

 

남양주 호평동 전경

 

 고마웠습니다.

 

 

 

 

광장동 사거리 야경

 

 

 

올림픽대교 조형물 聖火

 

 

광나루 건너 강변 둔치공원 입니다. 천호대교 위에서.. 2011/2/26 저녁 8시

 

이 고운 모습들이 지금은 아니 더 먼 훗날 그 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리워지겠지요.

 참 즐거웠습니다. 모든 것이 덕분입니다.  - 인향 -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