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암(醇庵) 오재순(吳載純, 1727∼1792)은 정종때 판중추부사까지 오른 관리이자 학식 높은 학자로 유명하며,
회화사적으로는 능호관(凌壺館) 이인상(李麟祥, 1710∼1760)과 친교가 깊었던 오찬(吳瓚, 1717∼1751)의 조카로,
1744년 이인상이 그린 북동아회도(北洞雅會圖)를 보고 소감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정조때 초상화를 잘 그렸던 화원 이명기가 순암의 나이65세 때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정장 관복 차림을 하고 의자에 앉아 근엄하게 정면을 응시한 자세에서 18세기 말에 유행했던 공신도(功臣圖)의 형식을 따랐음을 알 수 있다.
바닥에 돗자리가 깔려있지 않아 배경이 비어 있고, 등받침에 호피(虎皮)가 깔려 있는 의자나,
족좌대(足座臺) 위에 자연스럽게 놓은 발의 위치도 당시 초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특히 관복의 주름을 많이 잡아 주름의 굴곡을 강조하고 그 부위를 어둡게 그려 음영(陰影)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이 주목되는데,
초상화에 서 가장 중요한 얼굴 묘사도 가는 붓질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그려 얼굴의 윤곽을 나타내기보다는 선염을 위주로 한 음영 표현에
더욱 치중했음을 알 수 있다.
오재순 초상
吳載純 肖像
傳 華山館 李命基
(18世紀 中葉 ∼19世紀 初)
朝鮮 18世紀 末 ∼19世紀 初
비단·彩色 152.0×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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