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주말이면 자전거를 가지고 전철을 이용할 수 있기에 2년 만에 소양강 강변길을 라이딩하고자 망우역에서 춘천행 전철을 탔다 족저근막염이 발병하기 전에는 운길산역에서 춘천까지 왕복 210km를 자전거를 타고 거뜬히 다녀 왔는데 아직도 족저근막염이 치유되지 않아 춘천역까지 전철을 이용하는 처지에 서글픔 없지 않다.
오늘의 목적지는 카페 '감자밭' 춘천역에서 15km, 왕복30km,이다.
발바닥 통증을 두 발로 딛고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전철을 타고 81km를 달려온 춘천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여 소양강변 공지路에서 건너편 소양강 처녀를 만나려고 횡단보도에서 파란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공지로를 건너서 바라본 昭陽2橋 그 뒤에 환상적으로 피어 오르는 흰 구름들의 情景,
〈춘천의 얼굴 소양강 처녀〉
강가에 나오니 저고리 옷고름을 강바람에 나부끼며 임을 기다리는 소양강 처녀, 보는 순간 한편의 서정시를 읽는 느낌이 든다.
소양강 봄나루에 버들이 피면 돌아와 준다고 맹세한 님아 기다려 지진 가슴 눈물진 가슴 떠나고 안 오시면 나는 어쩌나 오늘도 기다리는 소양강 처녀 - (반야월 작시)
소양 2교(昭陽二橋)로 들어섰다.
소양2교를 건너서 바로 다리 끝 우측 소양2길(자전거 및 보행로)로 들어선다.
주말인데 사람도 자전거도 볼 수가 없다. 무더위 때문이겠지 -
소양강2길 구간 안내판
첫 번째 다리, 우두교 밑을 통과 한다. 형태가 소머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 牛頭山! 그 산 이름을 따서 붙인 다리 牛頭橋 -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수많은 형상으로 소양강에 繡를 놓고, 길에는 나무들이 자화상을 수묵으로 그려낸다.
파란 하늘에 넘실거리는 뭉게구름 산마루 넘어서 어디로 가나 - 놀라운 그 정경을 물은 시샘하는가보다 거친 물살을 흘려 비춰 주질 않네
처음으로 당면한 갈림길, 좌측 길로 들어선다.
삼복 더위에 그늘은 없지만, 쾌적하고 고요한 이 길이 마냥 즐겁다.
두 번째 맞이할 다리가 어느새 다가왔다. 너의 이름이 궁금하다.
〈맥국교 / 貊國橋〉
고개를 올려보니 이름표가 보인다.
그 이름 '맥국교' 라 하니 생각나는 貊國! 삼국사기 지리지의 기록에 이곳 춘천이 원삼국시대(列國時代) 직전에 작은 나라 맥국 땅이었다. 그 맥국의 이름을 따서 다리 이름을 맥국교라 했으리라.
맥국교를 지나 1.8km 정도 들판길을 간다. 강물은 가로수 뒤로 숨고 인적마져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리자니 얼핏 구리시 강변길을 자전거 마니아들이 질주하는 아슬함이 한순간 떠오름에 고요한 이 길이 더없이 안정감으로 다가와 기쁨이 된다.
오늘의 목적지 "감자밭", 감자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건물 안과 뒤뜰에 야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10개 든 1상자 가격은 29,700원. 낱개는 3,300원 이다.
감자밭이라는 상표만 있지 상품 이름이 없다. 왠지 두리뭉술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감자떡으로 부르는 이도 있고 감자빵으로 부르는 이도 있다. 왜 명료한 이름이 없을까? 생각하니 머리가 혼란스럽다. 이런 것도 상술인가?
포장을 뜯고 보니 껍질째 찐 감자 한 알이 나온 것 같다.
반으로 쪼게 본 모습이다. 속은 찐감자를 으깨서 甘味한 것이고 겉은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정당히 혼합하여 반죽해 구워낸 거 아닌가 싶다.
감자밭을 나와 250m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샘밭막국수 본점으로 들어가기전 뒤돌아본 사진이다.
이 고장 사람들은 밭이란 명사을 좋아하나! 감자밭, 샘밭, 안골밭, 이런 밭 저런 밭 무슨 밭 등 등..
舊韓末 양복쟁이 신사가 자전거를 타고 가듯 바쁠 것 없이 15km거리를 느긋하게 50여분을 달려와 *감자밭* 을 거쳐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알록달록 부드럽고 맛깔 자르르한 메밀막국수집 현관 앞 빗물받이 차양기둥에 자전거를 묶어 놓고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 구조를 언뜻 보니 한옥을 헐어다가 그 목재로 개조한 것 같다. 신을 벗지 않고 출입문 밖을 바라볼 수 있는 탁자에 자리를 잡았다.
'샘밭' 메밀막국수, 부드럽고 맵지 않고,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맛이 좋았다.
샘밭 막국수집 정경
차들이 다니는 大路를 외면하고 춘천역을 향해서 왔던 길을 되집어 간다.
소양강 강변 벼랑의 잔도를 완속으로 가면서 펼쳐진 시원한 풍경에 무더위를 삭히며 좋은 기분으로 달린다.
江 가운데 작은 모래섬에 풀과 나무가 섬을 이루고 저 산마루엔 구름들이 몰려들어 탑을 쌓고 있네.
잔도 옆 바위산 벼랑에 벌집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그 하나하나 절벽의 수풀과 절묘한 풍경이 되어 마치 깊은 산골에 은거한 정자처럼 조화롭다.
거쳐 왔던 우두교 밑으로 치달린다. 우두교는 牛頭橋! 소머리 형상의 옆 산(牛頭山)에서 따온 이름이겠다.
벼랑을 감싸듯 둘려진 잔도를 휘돌아 나오니 강변의 아파트와 저만치 건너갈 소양 2교가 눈에 들어온다.
虹霓를 형상화 한 소양 2교의 아취가 강물에 비췬 자태 마치 그림처럼 멋있구나!
다리 앞 이정표를 보니 춘천역까지 1.9km 거리이다. 예전에 운길산역에서 자전거로 춘천 올 때 거쳤던 신매대교까지는 3.6km라네 예전에 거쳐왔던 신매대교, 그 이름이 이렇게 반가울 일 인가!
북편 소양 2교 앞에서..
소양 2교 중간에서 잠시 드넓은 강줄기를 바라보니 바람에게 가슴을 뻥 뚫어 내준 구조물이 눈길을 붙잡는다.
무얼까? 눈 크게 뜨고 보니 옛 교각이 분명하다. 어찌 강 복판에 온전히 잘생긴 두 개만 남았는지 궁금하다. 6.25전쟁으로 모두 파괴되고 두 개만 남은 건가? 아니면 서울 청계천 복구와 동시 철거한 고가도로의 교각을 몇 개 기념비적으로 남긴 것처럼 옛 다리의 기념비적 유적인가? 어쨌거나 강물 가운데에 우뚝 솟은 한쌍의 구조물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 하며 그 정경 이채롭다.
춘천 2교 남쪽 끝에서 바라본 정경이다. 날은 저무는데, 아직도 소양강 처녀는 하염없이 님 계실 곳을 바라보고 물고기 형상은 물을 뿜고 있다.
세븐아! 오늘 나들이 어땠니?
2024년8월18일 일요일. -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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