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正東津에서..

鄕香 2023. 8. 20. 12:52

평화누리길 13개 코스, 전 구간  210.8km 종주에 이어 경기옛길 6大路 (경흥길, 영남길, 의주길, 삼남길, 평해길, 강화길)  모두 47개 구간, 총538.3km를 종주하고 바로 이어 조선 역대 왕릉 27곳과 追尊 왕릉 및 왕비 릉을 모두 답사한 후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족저근막이 발병이 나서 100일 넘도록 집과 병원을 오가던 중 불쑥 떠오른 생각 하나, 걸어서 생긴 병 걸어서 고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딱딱한 길을 많이 걸어서 생긴 병이니 부드럽게 걸어서 고쳐야 하겠다 싶다. 바닷가 뜨거운 모래밭을 걷다가 발이 뜨거워지면 짠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가 다시 뜨거운 모래밭을 찜질하듯 부드럽게 걷기를 번갈아 반복하면 낫겠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가장 가깝게 여겨져 달려간 을왕리해수욕장, 그러나 서해는 간만의 차가 심하고 낮에는 간조 때여서 모래밭은 초입에 쪼끔, 바닷물이 있는 곳까지는 갯벌이 100여m 드러나 있어 물 첨벙 모래찜질하기에는 거의 불가하여 헛걸음 했기에 떠오른 동해바다! 그중에도 기차역이 바로 해수욕장인 정동진해수욕장이 떠올라 이틀 후 집 인근 구리역에서 그리 걷지 않아도 바로 갈 수 있는 정동진역으로 ktx기차를 타고 갔다. 인천 을왕리 해변과는 다르게 정동진역에서부터 바로 해수욕장 모래밭과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정동진해수욕장은 내 생각대로 바닷물에 발 첨벙 담갔다가 바로 따끈한 모래밭 걷기를 반복적으로 할 수 있어 마음도 발바닥도 느낌이 아주 좋았다. 특히 짠 바닷물에 담근 촉촉한 발이 따끈한 모래 열기에 반응해서 알 수 없는 좋은 작용으로 멸균도 되고 찜질의 효과가 배가되어 흡족한 자연치료를 하고 당일로 올 수 있어 참 많이 행복했다. 이렇게 서너 번만 하면 온전히 치유될 것 같은 느낌은 덤이겠다.  

 

 

정동진역 플랫폼을 통해 바라본 동해바다 

 

 

모래시개 소나무

 

 

신봉승 詩 '정동진' 詩碑

 

추억을 담는 나 홀로 여행 여인

 

 

정동진역 플랫폼 전경.

 

 

애기가 엄마아빠 따라서 바닷가에 왔네. 찌는 무더위에 그늘 한 점 없는 모래밭에서 저 어린아이를 어찌 하려고 ..  어쨌거나 나 또한 한 시절에 없다 할 수 없을 저 정경이 보기에는 마냥 좋구나!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잠시 매료되어..

 

 

一葉片舟도 못 되는 나를 덮치려고 어마 무시한 파도가 몰려드네.

 

 

足底根膜炎으로 고생한지도 석달이 넘어간다 그동안 평일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방이다 양방이다 치료라면 모두 했지만, 치료비만 엄청나고 차도를 모르겠다.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걸어서 얻은 병이니, 걸어서 고칠 수도 있겠다 싶어 이 번에는 딱딱한 도로가 아닌 충격 없는 부드러운 곳을 걸어보자 한방과 양방 모두 온찜질로 치료를 시도했으니 부드럽고 따끈따끈한 바닷가 모래밭을 걸어보자 발이 뜨거우면 짠 바닷물로 발을 식히자 바닷물에 발을 적시면 소금기가 피부를 감싸고 소독도 되고 따끈한 모래밭 열기와 어떤 좋은 조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200m 거리만 걸으면 전철과 기차를 탈 수 있고 정동진역에서 내리면 바로 해수욕장 모래밭이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금시라도 나을 것 같아 주저 없이 달려갔다. 동물이 움직이지 못하면 그 건 죽음이 아닌가! 이 발바닥 통증을 고칠 수만 있다면 어디인들 마다하랴 그렇게 다녀온 치유의 바닷가 모래밭

 

 

파도 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나 홀로 외로이 추억을 더듬네 그대 내 곁을 떠나 멀리 있다 하여도 내 마음 속 깊이 떠나지 않는 꿈 서러워라 아 ~~ 새 소리만 바람 타고 처량하게 들려오는 백사장이 고요해 

파도 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흘러간 옛날의 추억에 잠겨나 홀로 있네.  (안다성 님의 바닷가에서) 

젊은 시절 한 때 처음으로 이 노래를 한탄강 강가에서 내게 불러 준 여인에게 보낸다. 

 

 

어느 바윗돌이라 예쁘지 않겠냐만, 밀려오는 하얀 파도에 바위는 늘 물기 젖은 촉촉함으로 본연의 아름다운 색감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바닷가 철길, 어찌 추억을 실은 낭만이 달리지 않으리

 

 

창공을 보니 구름은 가을이 분명한데, 몸의 열기는 쇠를 녹이는 도가니 갔네.

 

 

기묘한 소나무 자태를 담은 것인가? 한 시인의 詩碑의 조각상을 담은 것인가?  담아 놓고도 모르겠다. 

 

 

 

《정동진역 標石》 

광화문에 위치한 중앙점 좌표에서 正東쪽에 위치하여 붙여진 이름 " 正東津"

 

 

기차를 기다리는 여백의 시간을 저 바다에 담고 있다.

 

 

2023년 8월23일 정동진에서..  -鄕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