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통진 향교(通津鄕校)」

鄕香 2022. 11. 6. 21:04

홍살문(紅箭門)〉

 

홍살문은 붉은색 주칠(朱漆)을 하는데서  홍살문(紅箭門)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붉은색은 벽사(辟邪)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풍속에 동짓날 붉은 팥죽을 쑤어 먹거나 대문에  뿌리는 거나 아이 돌(돐)떡으로 수수팥떡을 만들어 먹는 일  등은 붉은색을 귀신이 꺼리는 색이라 하여 악귀를 물리치고 집안의 안녕과 무병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홍살문의 붉은색도 이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홍살문 상부 가운데 태극은 천지가 개벽하기 이전의 상태로서 우주 만물 구성의 가장 근원이 되는 본체를 말합니다. 태초에 우주가 생성될 때 태극이 생기고, 이 태극이 둘로 갈려져 하나는 陰이 되고 하나는 陽이 됩니다. 이 음양의 배합으로 하여 천지의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변화, 생성되고 새로워져 발전과 번영이 영원히 계속되는 것입니다. 태극은 우주생성의 과정을 상징한 직관적인 문양으로, 신성과 신비의 부호로 사용해 왔으나 차츰 쓰이는 범위가 넓어져 신성보다도 길상(吉祥)과 축복의 뜻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왕릉이나 열녀를 기리기 위한 동네의 입구에 세워진 홍살문에서도 태극문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풍화루(風化樓)〉

풍화루는 2층으로 1층은 3개의 대문으로 이루어졌으며, 2층은 누각으로 지었습니다. 풍화루의 문을 들어서면 돌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올라서면 정면에 강당인 명륜당이 있고 명륜당 앞뜰 좌우로 儒學生의 거처인 동측에 東齋 서측에 西齋라는 건물이 마땅히 있어야 하는데, 동측에 보편적인 동재나 서재보다는 좀 더 긴 관리소라는 건물 한 동이 있습니다.

 

그동안 경기옛길 6대로를 걸으며 적지 않은 향교를 보았지만, 풍화루를 갖춘 향교는 통진향교가 처음입니다. 풍화루를 보면서 건축 당시 통진 수령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통진 풍화루는 주변의 음나무 고목의 풍치가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통진 향교(通津鄕校)〉

 

鄕校는 公子의 儒敎를 바탕으로 한 공립교육기관입니다. 그러므로 향교에는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를 위시하여 儒學에 지대한 공헌을 한 현자의 위패를 모신 사당(大成殿)이 존재합니다. 향교(鄕校)는 고려 태조 13년(930년) 평양에 향교를 설치하여 6부생을 가르치고 文廟를 세워 유학의 성현들의 제사를 지내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됩니다. 따라서 공자의 사상과 성현들의 학식을 배우는 교육기관으로 국립성균관과 더불어 각 지방에서 우리나라 전통시대의 교육을 맡아 수많은 인재를 양성하여 배출한 국공립교육기관으로 일명 校宮교궁, 재궁齋宮이라 하였습니다. 향교의 본격적인 발달과 체제의 완비는 조선조 개국 초기에 와서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영향을 끼친 것은 고려 말에 수입되어 조선왕조의 개국이념으로 자리 잡게 된 성리학입니다. 향교는 각 고을마다 1개소의 향교가 세워지니 모두 360개소가 되었습니다. 현재 남한 내에만 234개소의 향교가 남아 있으며 유학진흥과 지역사회 교화의 본산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통진 향교는 고려 인종 5년(1127년)에 처음 지었다고 전하나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폐쇄되었다가 광복 후 그 기능을 되찾았겠습니다. 건물 배치는 樓下進入으로 풍화루로 들어서면 강당인 명륜당이 정면으로 자리하고 그 좌측에 관리소로 쓰고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명륜당(明倫堂) 좌우에 유생들의 거처인 동재(東齋)와 서재(西齋)가 위치해 있으나 통진향교는 예외적입니다. 교육 공간 뒤 높은 지대에 담장을 거느린 내삼문(內三門) 안쪽 제사 공간에는 대성전과 서무(西廡)와 동무(東廡)가 있습니다.  앞에 교육 공간, 뒤에 제사 공간을 둔 전학후묘 (前學後廟) 형식을 두고 있습니다.

 

풍화루 안쪽 모습입니다. 4백여년의 세파를 품은 느티나무들의 자태와 위용이 풍화루의 아름다움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명륜당은 교육공간의 주된 건물인 강당입니다.

앞면 5칸, 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꾸몄습니다. 

 

향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 이름 있는 유학자(儒賢)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받들며 유학을 가르쳐 인재를 양성하고 지방의 民風 禮俗을 순화하는 祭享 敎育의 두 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입니다. 성균관이 대학에 해당하는 중앙의 최고 교육기관이라면 향교는 초등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서당을 마친 유생들이 중등교육을 받는 지방의 최고의 교육기관으로서 중앙의 사부학당(중 · 동 ·  · 남학)에 대응합니다. 또 다른 교육기관인 서원과는 기능이나 목적은 같으나 서원은 사학기관임에 반하여 향교는 지방관청에 속한 관학기관임에 차이가 있습니다.

 

 

향교의 각종 일을 맡아 보는 관리소입니다. 향교로서 마땅히 있어야할 유생의 거처인 동재와 서재는 없고 관리소라는 이 건물만 명륜당 좌측에 있는데, 언제부터 전해온 구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애초 동재(東齋)만 있던 것을 지금에 와서 관리소로 사용하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유생들의 거처인 동 · 서재가 없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내삼문(內三門)은 제사공간 대성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으로 강학공간과 구분 짓는 경계입니다. 명륜당과 내삼문 사이에는 수령 400년이 넘는 거대한 느티나무 서너 그루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① 대성전(大成殿) ② 서무(西廡) ③ 동무(東廡) ④ 내삼문(內三門) ⑤ 명륜당(明倫堂) ⑥ 관리소(管理所) ⑦ 풍화루(風化樓)

 

대성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으로 볼 때 사람 人 字 모양인 맞배지붕입니다.

지붕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새 부리 모양으로 짜 맞춘 익공 양식으로 꾸몄습니다.

뒷면과 옆면에는 방화벽을 설치하였으며 안쪽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중국과 우리나라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공포 형태와 수법으로 볼 때 17세기 말의 건물로 보이며 도내 향교 건축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잠긴 내삼문 벌어진 틈새로 바라본 대성전(大成殿)과 서무(西廡) 와 동무(東廡)의 정경입니다. 서무와 동무는 제사에 필요한 의관과 제기 등을 보관하고 제사 때 음식을 차리는 공간입니다. 

 

대성전(大成殿)은 문선왕(文宣王) 공자의 위패와 성현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祀堂입니다.

본래 대성전에는 孔子, 顔子, 曾子, 子思子, 孟子 오성위(五聖位)와 송조이현(宋朝二賢) 및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문선왕(文宣王)은 중국 당나라 현종이 孔子에게 내린 시호(諡號)를 이릅니다. 우리나라의 18현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성전 안 정면 중앙에 공자의 위패를 모신 그 좌우 동서로 성현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東從位》

 <宋朝二賢>

道國公도국공 周敦頤주돈이(濂溪염계) / 洛國公낙국공 程 頤정 이(伊川) * 정 호의 아우

<東國 9현>

弘儒侯홍유후 薛聰설총(氷月堂빙월당 慶州人) / 文成公문성공 安裕(珦)안유(晦軒회헌 順興人) / 文敬公문경공 金宏弼김굉필(寒喧堂한훤당 瑞興人) / 文正公문정공 趙光祖조광조(靜菴정암 漢陽人) / 文純公문순공 李滉이황(退溪퇴계 眞寶人) / 文成公문성공 李珥이이(栗谷율곡 德水人) / 文元公문원공 金長生김장생(沙溪사계 光山人) / 文敬公문경공 金集김집(愼獨齋신독재 光山人) / 문정공文正公 宋浚吉송준길(同春堂동춘당 恩津人) 이상 9位.


《西從位》

 <宋朝二賢>

豫國公예국공 程 顥정 호 (明道명도)정 이의 형 / 徽國公 朱熹주희 (晦菴회암)

<東國 9현>

文昌公문창공 崔致遠최치원(孤雲고운 慶州人) / 文忠公문충공 鄭夢周정몽주(圃隱포은 迎日人) / 文獻公문헌공 鄭汝昌정여창(一蠹일두 河東人) / 文元公문원공 李彦迪이언적 (晦齋회재 驪興人) / 文正公문정공 李麟厚이인후(河西하서 蔚山人) / 文簡公문간공 成渾성혼(牛溪우계 昌寧人) / 文烈公문열공 趙憲조헌(重峰중봉 白川人) / 文正公문정공 宋時烈송시열(尤菴우암 恩津人) / 文純公문순공 朴世采박세채(玄石현석 瀋南人) 이상9위 입니다.

 

 

내삼문 아래에 세워진  "통진은 오래된 郡이요 김포시는 새롭게 세워진 .."으로 시작되는 "通津鄕校廟庭碑" 가 세워져 있고 옆에 경기옛길 이야기 판과 인증함이 세워져 있습니다. 

 

 

어떤 찬사의 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저 자태, 저 위용 아름다운 음나무. 

 

2022년10월20일 -鄕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