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녘 엄마의 정성이 깃든 밥이 그리워
팔당역 예봉산자락아래 엄마 손맛 같은 허름한 시골밥집을 찾아갔다.
소년시절 내 엄마 같은 순박한 아낙이 차려내온 밥상은
내 좋아하는 가지나물, 고소한 참기름 맛 진한 고사리나물, 고춧가루 빛깔고운 콩나물무침, 밀반죽 입힌 풋고추 쪄 양념장에 무친 거, 도라지 무친 나물 그리고 호박이랑 달래랑 청양고추에 두부 넣고 뽀글뽀글 끓인 청국장 뚝배기 한 그릇이네. 아무리 귀빠진 날이지만, 이만하면 삐까-뻔쩍 요정 음식 고기반찬 부러울 거 없네. 담백하고 구수하고 느끼함 없으니 어찌 내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 아니랴!
한술 두 술 뜰 적마다 내 엄마 그리워라 소박한 솜씨 따뜻한 음식을 몸에 담아 그런가? 가슴이 훈훈하고 뱃속이 행복하다 밖으로 나서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조만치 중앙선철길 굴다리 밑을 지나려니 붉게 단풍든 담쟁이넝쿨이 마치 화환처럼 화려하게 꾸며 나를 축하하네. 아, 하늘은 이 만한 행복을 내게 주시네.
가을을 보네 시월 열이틀 가을남자가 - 2023/10/12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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