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내 친구야
네가 세상을 달리한지도 어언 일 년이 되었구나
너도 알고 있었듯이 우린 그냥저냥 지내지만
너는 어떠니?
그곳은 시들지 않는 고운 꽃 피고 어여쁜 새가 노래하는
고통도 슬픔도 없는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리라 믿는다
오늘 네 쉬는 곳 찾아와보니 만감이 오가고
옛 추억들이 바람처럼 스쳐 간다
티 없이 해말간 초동 시절에 만나 긴 세월을 휘돌아서 다시 한 갑자를 맞이하여
또다시 만난 엄청난 우리 인연
태극기를 휘날리며 不忠과 不義에 맞서 광화문 거리를 헤맬 때
교보빌딩 前面에 걸린 누구라도 볼 수 있을 커다란 현수막에
어느 시인의 詩句가 펄럭이고 있었지
"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歡待가 될 것이다."고
이 세상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린 서로가
그런 어마어마한 緣으로 맺은 친구였다 벗이었다
하늘나라에 앞서 간 내 친구야
네가 동무여서 행복했고 네가 있어 고마웠다
너 떠나간 지 어느덧 한 세월 흘러갔지만
그 나날들이 그리움으로 차곡차곡 쌓였구나!
소중한 내 동무야
잿빛 구름 뒤덮인 하늘을 보노라니
남기고간 자녀에 못다한 너의 애틋함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갑자기 내린 억수는 너의 눈물이었나보다
이제 네 자녀들도 잘 지내고 있으니
모두 잊고 평안히 쉬시길 바란다
동무야 언젠가 훗날
네가 있을 하늘나라로 찾아갈 내가
너의 방문객이 되리
그때 또다시 끈끈한 緣을 잇자 도타운 벗이 되자
친구야 그날까지 기다려 줄 거지?
평안히 쉬어라 동무야 -
2022년 8월10일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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