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흔적

「고구마」

鄕香 2022. 3. 9. 10:31

미세한 허리통증으로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나보다 아침 눈을 뜨니 허여멀건 천장이 내려다보고 히죽거린다. 슬며시 상체를 세우고 고개를 돌려 베란다 창을 보니 유리창을 투과한 하얀 빛살이 그대로 눈을 찌른다. 화장실에서 대강 고양이 세수를 하고 거울 속 나를 보고 물었다. 이제 뭘 먹지? 언뜻 생각이 난다. 어제 짝지가 가져다 준 고구마가 떠올라 두 개를 씻어 쪘다. 속살이 황금빛으로 잘 익은 고구마 보기에도 침이 고인다. 막상 먹으려니 짝지가 생각난다. 어머니 사시다 돌아가신 비워둔 옛집을 가끔 들려 묵어 가는데 뭘 먹기나 하는지 마음이 쓰여 선뜻 먹을 수가 없다. 이걸 가지고 단숨에 달려가 함께 먹고 싶은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달려가지 못한 몸, 고마움 미안함이 한 소쿠리 일세

 

2022년3월9일(수요일)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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