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이 있었습니다. 匠人 스님들의 작품인 예천 용문사의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과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각僧 단응(端應17세기 중반~18세기 초반)과 탁밀(卓密) 등 조각승 9명이 예천 용문사 대장전에서 아미타여래의 극락세계를 나무로 조각하여 구현한 것입니다. 아미타여래삼존상과 목각설법상 속 부처가겹겹이 배치되어 괴로움 없는 지극히 안락한 아미타여래의 극락세계가 환영처럼 펼쳐지는 듯합니다. 나무틀 위쪽에는 인도의 고대문자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梵자와 거꾸로된 卍자를, 아래쪽에는 明자와 心자를 그리고 사이에 중국 고전인 '周易'의 64 卦 중 아홉개를 배치하여 불교와 유교 등이 혼합된 모습을 보입니다. 이 불사에서는 당시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하던 소영 신경(昭影神鏡)이 지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신경의 門徒였던 단응은 그의 수행관과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 독립된 삼존불상은 바라볼 때 가운데 아미타여래, 우측은 관음보살, 좌측은 대세지보살입니다.
(1684년 作 寶物)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하단 틀에 설법상을 조각한 승려들의 명단이 붓글씨로 쓰여 있습니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선의 승려 장인이 어떻게 하면 법당을 더 아름답고 경건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신심을 드높일지를 고민한 끝에 탄생한 독창적인 장르였습니다. 목각설법상은 불전에서 불상 뒤쪽에 배치되어 기존의 후불화 역할을 대체했습니다. 승려 장인은 깊이감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평면을 만들어 불국토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금빛 찬란한 목각설법상을 처음 보았을 때의 반응을 상상해 봅니다. 마치 오늘날의 3D 영상을 보며 실감 나는 체험을 하듯이 직접 불국토에 가서 여러 존상을 마주한 듯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22년 1월16일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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