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

경기 옛길 평해길 제 9코스 구둔고갯길

鄕香 2021. 4. 22. 12:10

구둔역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건립되어 양평 - 원주간 중앙선 철도 개통과 함께 1940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답니다.

청량리에서 강릉 태백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화물들이 오가던 역이지만

청량리 원주간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기존 노선이 변경되어 폐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신 이곳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구둔역의 새 驛舍가 건립되었으며 이름도 일신역으로 바꿨습니다.

 

옛 중앙선 철도는 평해로의 노선과 유사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의중앙선 철도복선화 공사 때 산간지역을 우회하던 철도노선이 최단거리를 지향하며

직선화 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철도는 평해로 노선과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현재 평해로가 지났던 구둔마을로 우회하던 중앙선 철도도 노선이 변경되어 레일이 일부 철거되었고

구둔역 또한 폐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九屯驛舍는 옛 기차역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남아 있습니다. 

 

구둔역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서면 멀리 일신역이 보입니다.

그러나 2006년 구둔역은 "양평 구 구둔역"이라는 이름으로

驛舍1동, 광장 일곽,  철로 및 승강장 등이 등록문화재29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제 사라질 위험에서 벗어나 관광지로 거듭 난 것이니 전화위복이라 하겠습니다. 

 

 

구둔역 內 끝겨진 철길 그 너머 구둔역을 대신해서 새로 건립된 일신역이 보입니다.

  

 

이런저런 옛 驛舍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이 어린 정거장 안쪽 정경입니다.

  

 

驛舍 안쪽 모습입니다. 

구둔역은 일제 강점기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驛舍와 함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풍경이 이색적입니다.

2012년에 영화 '건축학 개론'과 이이유의 음반 '꽃갈피' 촬영지로 연인들이 많이 들리는 곳입니다.

특히 두 작품 모두 옛사랑이 소재인데 오래된 철길은 누구에게나 옛 사랑의 그리움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옛 사랑의 추억을 회상하며 한 장의 편지에 꿈을 실었던 추억의 철길을 걸어 보세요.

역내 이곳저곳에 다양한 테마의 문화공간을 조성해 놓아 이를 둘러보는 것도 또 하나의 감상적 풍미라 하겠습니다. 

 

 

 

구둔역 앞 마당 건너편 정경입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소개판과 주변 관광안내판 그리고 평해길 인증함 등이 있으며 그 옆에 어느 시절에 올지 모르는 버스를 텅빈 가슴을 드러낸 채 속절없이 기다리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구둔고갯길은 출발점 구둔역 - 구둔고갯길 - 폐철로 - 쌍학리 임도 입구 - 매곡역 매월교 - 양동면사무소 - 양동역 총 14.9km. 

 

 

구둔역을 출발하여 일신2리마을회관을 향해 갑니다. 

 

 

구둔역 앞 마을에서 줌으로 당겨본 구둔역을 대신하여 중앙선, 태백선의 새 철길에 세워진 일신역입니다.

  

 

 마을 앞 언덕길에서 일신역을 향해 바라본 풍경입니다. 철로를 변경하면서 구둔역을 대신하여 새로 세운 역 일신역이 골 안  끝자락에 보입니다.

 

 

일신역과 구둔역으로 갈리는 5거리를 바라본 정경입니다. 좌측 길에 마침 용문에서 출발하여 구둔역으로 오는 노선버스가 언덕길을 올라오고 있습니다. 

 

 

일신역과 구둔역으로 갈리는 5거리 정경입니다.

 

 

오거리에서 다시 구둔역으로 가는 언덕길 중턱에서 리본을 따라 구둔마을로 들어섭니다. 

 

《구둔마을》

무왕리의 거치리를 지난 평해로는 일신리 구둔마을로 들어섭니다. 일신리는 일제 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을 통폐합할 때 금동리, 지산리, 구둔리, 신촌리, 노일 등의 자연마을이 합쳐지며 형성된 마을입니다. 일신리라는 마을의 이름은 노일리와 신촌리라는 지명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것입니다. 하지만 본래 일신리로 합쳐진 자연마을들 중 으뜸마을은 구둔리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새로 이름을 지을 때 구돈리의 명칭을 쓰지 않았는지 궁금해지겠지요. 애초 구둔리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마을의 산에 아홉개의 진을 설치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아홉 九 진칠 屯 그래서 구둔이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또한 1907년 정미의병이 결성되었을 때는 이 마을에 있는 구둔치고개에서 의병과 일본군의 대대적인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일본군은 양평 양동면에 본거지를 두고 있던 의병대를 소탕하기 위해 구둔치를 넘게 되었는데, 이 고개에 매복하고 있던 150명의 의병과 격전을 치르게 되었지요. 죽기 살기로 구둔치에서 의병들이 항전을 해준 덕분에 양동면에 집결된 의병진은 전열을 가다듬고 일본군 토벌대에 대비할 시간을 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일제에게는 구둔이라는 마을 이름이 상당히 달갑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을회관 앞 정경

 

 

일신2리회관 앞에서 우측 길로 들어섭니다. 

 

 

일신2리회관 우측길로 들어섭니다. 

 

 

파란집 옆 농작물 심은 밭 사이 좁은 흙길로 들어섭니다.

 

 

마을을 벗어나 들어선 길은 질척이는 언덕길입니다. 가져온 자전거를 탈 수 없어 끌고 오릅니다. 

 

 

 

 질척이는 언덕을 올라서보니 구둔역으로부터 1km지점으로 자갈길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옛 구둔역에서 양동역으로 이어지던 廢棄된 구 철길입니다. 침목과 철로는 걷어내고 깔려 있던 자갈만 남아 옛 철길의 면모만 남아 있는 이 길이 평해길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져온 자전거로 이 길을 타고 가려니 끌고 감만 못합니다.

 

 

1.5km 정도 자갈길을 걸어오니 안내 리본은 우측 골짜기로 이어집니다. 그냥 폐기된 철길을 따라가면 양동역일 텐데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건대 마을길로 내려가는가 보다 싶었습니다.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은 깔끔하게 파인애플매트를 깔아 놓았습니다. 

 

 

소나무 한 그루가 흥에 겨운지 몸을 배배꼰 그 자태가 고혹적입니다.

 

 

다썩은 통나무다리를 건널 때 부러지는 건 아닐까..

 

 

ㅎ 마을로 내려가는 건 꿈이었다. 자전거를 끌고 갈 수도 없고 들쳐 업고 산을 오릅니다. 

 

 

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자전거를 끌고 갈만 합니다.

 

 

여기서는 잠시나마 자전거를 타고 내리 달릴 수 있었고요, 

 

 

자전거로 임도를 타는 것보다 오솔길 타는 재미가 더욱 재밌습니다. 걷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다시 자전거를 끌고 좌측으로 내려갑니다. 

  

 

아니 이럴 수가 골짜기를 내려서니 다시 폐기된 철길입니다. 이럴거면 산으로 들어서기 전에 그냥 내처오면 될 것을 일부러 산책의 묘약을 준 것일가? 고마운 맘에 뒤돌아봤습니다.  

 

 

아하! 터널을 막아서 부득이 길 없는 산으로 길을 낸 것이었습니다. 

 

 

폐철길을 약1km 정도 걸어 도착한 곳에서 철길을 벗어나 우측으로 난 샛길로 들어섭니다. 

 

 

푯말에 의하면 구둔역으로부터 2.7km, 쌍학리 임도 입구까지는 1.6km입니다. 

 

 

다리 건너 길가 우측 전신주에 이정표가 진행방향(쌍학리 임도 입구)을 좌측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쌍학리 임도 입구까지 아스팔트 도로거리는 700m 입니다.

 

 

아스팔트 도로가 끝나는 산자락에 이정표는 좁은 산길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좁은 산길을 200m 오르면 임도가 나온답니다. 

 

 

이만한 오솔길이라면 걷기 최상이요 자전거를 끌거나 타고 가기도 무난합니다. 그러나 이 기분은 긴 숨 한번 고를 순간일 뿐.. 

 

 

가파른 오솔길은 발길에 패인 곳에 빗물이 더욱 후벼 파서 뼈가 드러난 골짜기가 되었습니다.

 

 

이미 각오한 일이요 자전거를 끌고 가기 어려우니 마땅히 들러메고 올라갔습니다.

 

 

길은 제법 넓어 졌지만 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좁아진 오름길의 각종 나무들의 모습을 보며 대화를 주고 받는 즐거움을 나눕니다.

 

 

좁고 험한 오솔길을 벗어나 쌍학리 임도에 들어섰습니다.

 

 

이정표 위에 코팅해서 꽂아 놓은 시

 

 

나에게 임도는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친숙한 길입니다. 운치가 있는 곳은 걸어서 그 경치를 눈에 담고 가파른 내리막은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등성이는 내어 돌고 골짜기는 안으로 감아도는 임도는 라이딩의 묘미지요.

 

 

길을 걷노라면 길의 미끈한 아름다움 선에 매료되어 어려움 없이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게 됩니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깊은 숲이 풍기는 싱그러운 향끗함이 아무리 사양해도 마구마구 가슴으로 스며들어 폐가 춤을 춤을 춥니다. 

 

 

이리 길을 걷노라며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세월 따라 걸어온 길 멀지는 않았어도 돌아보니 자국마다 사연도 많았다오

진달래꽃 피던 길에 첫사랑 불 태웠고 지난여름 그 사랑에 궂은비 내렸다오"

 

 

참 예쁜 길, 조리개와 셧터를 아무리 조절해도 음지는 녹음이 더욱 짙습니다.

 

 

요리조리 굽어진 길 들어갈 만큼 들어가고 나올 만큼 나온 어여쁜 여인의 곡선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들이진 골만큼 들이 휘어돌아가는 길 따라 코너링은 즐거운 행복입니다. 

  

 

이리저리 춤추며 가는 길에게 줄지어선 소나무들이 갈채를 보냅니다. 

 

"종달새 노래 따라 한 세월 흘러가고 뭉게구름 처다 보며 한 시절 보냈다오.

잃어버린 지난세월 그래도 후회는 없다 겨울로 갈 저 길에는 흰 눈이 내리겠지."

 

 

점심끼니로 가져온 성내동 쑥밥알팥떡 2개, 춘천감자빵1개, 사과1개 입니다.

 

 

좀 늦은(14시14분) 점심끼니를 위해 행동식을 먹으며 잠시 지나온 길을 담은 정경입니다. 

 

 

이제 곧 지방도로가 나오려니 생각했는데 다시 짙은 숲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평지의 시골길을 떠올리게 합니다.

 

 

주능선 산중턱을 따라 지맥마다 휘돌아 내려가는 임도는 심심치 않은 재미를 더합니다.

 

 

약 7km거리의 林道가 끝나는 출구입니다.

 

 

임도를 벗어나 뒤돌아 본 정경입니다. 임도 끝 우측에 위치한 마을영농조합가공장. 법인 "그린 팜"으로 인해 깔린 아스팔트길을 부드럽게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6.2km거리의 쌍학리 임도가 끝난 여기서 지방도까지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힘들었던 고행을 보상받는 기분으로 달려가는 자전거

 

 

기차길로 인해 생긴 터널이 보입니다.

 

 

기차길이 보이니 이제 9코스 종착지 양동역도 가깝겠습니다. 

 

 

멋진 그림을 바랐는데 터널에서 내다본 풍경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지방도로를 가로 잘러 마을로 이어지는 매월길로 들어섭니다.

 

 

매월길 어귀에 세워놓은 조선 중기(광해군 때) 대제학(정2품)을 지낸 澤堂 李植 선생에 관한 안내판입니다. 

  

 

하천을 끼고 밭을 휘돌아가면 매월교가 나옵니다.

 

 

아스팔트 포장된 하천둑길 조만치 다리가 보입니다.

 

 

상록다리 건너 우측으로 갑니다. 

 

 

다리를 건너서면 바로 두 갈래 길에서 우측 하천둑길로 들어섭니다.  

 

 

멀지 않은 양동역으로 이어진 고가철길 밑을 지나서..

  

 

구둔고갯길 종착지는 이제 1.5km 

 

 

옆 냇가를 살펴보는 여유를 가져 봅니다. 300m 경작지를 가로질러 양동면소재 시가지로 나갑니다.

 

 

양동면 주민센터 앞 광장

 

 

학둔지아래길 1km 지점까지 직진 

 

 

학둔지아래길 좌측 도로 안 양동역. 제9코스 종착지입니다. 시각은 3시05분. 

제10 코스 솔치길은 코스 거리가 8km에 2시간20분이 소요 된다하여 솔치길을 마져 답사한 후 양동역으로 되돌아와서 기차로 귀가할 생각으로 기차시간표를 검색해 보니 17시 20분과 19시에 있기에 19시 기차를 타기로 하고 제10코스 솔지길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2021년 5월 8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