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흔적

2021. 2.14. 끄적임.

鄕香 2021. 2. 15. 13:09

어제는 포근한 날씨에 이끌려 오는 봄을 맞을 채비로 자전거를 상봉역 인근 자전거점포에서 몇 가지 점검을 마치고

운동 삼아 중랑천을 거쳐 강변을 타고 왕숙천 따라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중랑천으로 들어서 달리다가 좌측에 보이는 아차산에 마음이 변해서 중랑천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아차산면목동공원산자락을 타고 올라 망우산꼭대기를 힘들게 업힐(uphill) 후, 집까지 그대로 다운 힐(downhill),

올겨울 들어서 처음으로 내의가 땀에 흠뻑 젖어봤다.

 

사워 후 TV를 켰더니 귀여운 정동원이가 신청곡을 부르고 있었는데

그 부르는 노래는 일제 강점기 1921년 발표되어 1930년대에 유행하여 민중이 널리 부르던 '희망가'였다.

한때 나도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가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 중에 또 다시 꿈같도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가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 하랴 세상만사를 잊었으면 희망이 족할가

 

저 어린 아이가 허망한 노랫말을 어떤 감성으로 어떻게 풀어낼 가? 그 음정, 그 음색이 너무 듣고 싶어서

TV에 리시버를 연결해 귀에 꽂고 볼륨을 한껏 올렸는데

원치 않는 파열음만 고막을 찢고 머릿속이 쪼개지듯 두통이 난다.

기겁해서 나도 모르게 리시버를 뽑아 던졌지만, 그 여파에 귀도 머릿속도 놀랐는가보다

견딜 만큼 들리던 모터소리, 사이렌소리들이 너무 커서 엎치락뒤치락 온밤을 지새웠다.

아, 이 소리 내 어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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