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포근한 날씨에 이끌려 오는 봄을 맞을 채비로 자전거를 상봉역 인근 자전거점포에서 몇 가지 점검을 마치고
운동 삼아 중랑천을 거쳐 강변을 타고 왕숙천 따라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중랑천으로 들어서 달리다가 좌측에 보이는 아차산에 마음이 변해서 중랑천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아차산면목동공원산자락을 타고 올라 망우산꼭대기를 힘들게 업힐(uphill) 후, 집까지 그대로 다운 힐(downhill),
올겨울 들어서 처음으로 내의가 땀에 흠뻑 젖어봤다.
사워 후 TV를 켰더니 귀여운 정동원이가 신청곡을 부르고 있었는데
그 부르는 노래는 일제 강점기 1921년 발표되어 1930년대에 유행하여 민중이 널리 부르던 '희망가'였다.
한때 나도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가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 중에 또 다시 꿈같도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니 희망이 족할가
담소화락에 엄벙덤벙 주색잡기에 침몰 하랴 세상만사를 잊었으면 희망이 족할가 “
저 어린 아이가 허망한 노랫말을 어떤 감성으로 어떻게 풀어낼 가? 그 음정, 그 음색이 너무 듣고 싶어서
TV에 리시버를 연결해 귀에 꽂고 볼륨을 한껏 올렸는데
원치 않는 파열음만 고막을 찢고 머릿속이 쪼개지듯 두통이 난다.
기겁해서 나도 모르게 리시버를 뽑아 던졌지만, 그 여파에 귀도 머릿속도 놀랐는가보다
견딜 만큼 들리던 모터소리, 사이렌소리들이 너무 커서 엎치락뒤치락 온밤을 지새웠다.
아, 이 소리 내 어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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