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흔적

설악산 비경에서

鄕香 2020. 6. 10. 23:10

안산이 아득히 보이는 서북능선에서 바라본 한 지맥의 녹색으로 얼룩진 거칠고 흰 바위에 이끼 낀 표면들이 지난 세월에  거칠어진 엄마의 손등을 보는 것 같다.

언젠가 엄마의 서글픈 눈빛에서 읽었던 슬픔이 가슴에 먹먹하게 잠겨들어 잠시 눈을 지그시 감았는데, 자리에 누워계신 엄마가 떠오른다.

볼엔 따스한 엄마의 손길처럼 눈물 흐르고 가슴은 한없이 미어지네. 엄마 생각이 날 때면 나도 모르게 불러지는 노래를 가만히 불러본다.

다시 나름대로 지금의 심경으로 개사해서 읊조려본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한 잎 두 잎 따 먹었다요.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버선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길도 없는 설악산 깊은 골짜기, 새벽이내 헤치며 기어오를 때 외로움에 엄마생각 눈물이 나면 나도 모를 서러움에 구름만봅니다. 

한 발짝 두 발짝 옮길 적마다. 구천이 여기인가 저기이련가 어둠속에 잡히는 건 칼날 같은 바위뿐 어느 틈에 외로움 찾을 길 없네."<鄕> 

 

 

 

2014년 8월 9일 , 설악산 서북능선 이름모를 봉우리에서  -鄕村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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