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사량도 지리산/蛇梁島 智異山(지리망산智異望山)

鄕香 2017. 10. 23. 21:55

《지리망산/智異望山》

23시30분 서울 강남 신사동을 출발한 버스는 한밤을 달려 삼천포시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03시10분이었다. 배 출항시각은 05시30분, 여객선을 탈 시각까지 2시간20분을 부둣가 주차장 한쪽에서는 라면을 끓여 먹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빵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쉬다가 여객선에 올랐다. 

   

 

삼천포 새벽 3시경 여객선터미널 앞 도로의 풍경이다. 집들도 바다도 길도 모두 잠들어 있는데 가로등불만 초롱초롱하다.

 

 

 

출항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가 보다. 배들은 몸을 뒤척이고 바다는 칠흑 같다. 

  

 

 

5시30분이 돼서야 배에 오를 수가 있었다.

 

 

 

06시 내가 탄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니 선착장 위 파란하늘가에 십자성이 홀로 등대가 되어 반짝이며 칠흑 같은 바닷길을 열어준다.

  

 

배에서 레이더망을 보기는 처음이다.

 

 

 

화력발전소 이름은 모르겠고 사천에 있으니 사천화력발전소라고 해야 할까?

 

 

 

섬 너머에는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

 

 

 

울렁이는 검은 바다 저편 수평선에 섬 하나 마냥 고요하다. 그러고 보니 누워 있는 부처의 얼굴 같기도 하다.

 

 

밭갈이 하듯 바다를 갈며 경쾌하게 달리는 배 옆 연이어진 5개의 봉우리 뒤가 붉게 타오르니 곧 이어 대망의 해가 솟아 오르겠지..  

 

 

 

좀 전에 아득히 멀리 보이던 부처의 얼굴과 가슴 일부가 물위에 떠 있는 듯이 보인다. 背泳을 하시는가!

 

 

육지를 바라보니 사천의 와룡산위에 구름이 걸려 있는데 퍼지지도 흘러가지도 않고 와룡산위에서 그 모양 그대로 요지부동이다. 구름도 잠이 드는가.. 

 

 

 

산너울도 파도도 그지없이 잔잔하니 배는 살같이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스치듯 달린다.

 

 

 

06시50분 나를 태우고 온 일신호가 사량도 내지항 선착장에 도착하여 산행객들을 하나 둘 토해내고 있다.

 

 

 

경상남도 통영시 사량면에 있는 지리망산은 산청의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다하여 한때 부르던 이름이었으나 지금은 통산 지리산으로 부르고 있다. 동서로 뻗은 사량도 지리산은 석회질 사암으로 모진 해풍으로 깎기고  바위성질로 금이 가고 틈이 벌어진데다가 소금기 머금은 해풍과 비바람에 틈이 벌어지고 쪼개져 능선과 봉우리가 기묘한 형상과 기이한 바위봉우리에 벼랑이 형성되어 있고 부엽토가 쌓여 숲을 이룬 능선이 조화를 이루며 지리산정상봉과 촛대봉,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며 좌우 뒤로 또는 사방으로 보이는 눈이 시리고 물이 들도록 파란 쪽빛바다와 그 위에 솟아 있는 수많은 섬들이 마치 바다에 부표처럼 떠 다니는듯한 환상적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으며 신선한 향기를 뿜어내는 해송의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한 자연으로 이루어진 항아리 모양의 포구마을은 넉넉한 여인의 품처럼 아늑하여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나는 내지항에서 금북개, 지리산정봉, 촛대봉,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 출렁다리를 거쳐 대항에 이르기까지 쪽빛 푸른 바다에 물이 들고 기암 괴석에 매료되고 칼날 같은 능선에 자지러지듯 스릴과 공포의 외줄을 탔고 숲과 기암의 능선과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에 취하여 꿈만 같은 산행을 했다. 산행거리 약 7.5km에 사진274장을 찍은 시간 포함 4시간30분이 소요되었다.   

 

 

 

약 30분간을 달려 내지에 도착한 배에서 내려 06시 57분 사량도에 발을 디딘 나는 이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사량도 지리망산에 이르도록 사천의 와룡산위에 머물던 구름은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있다.

 

 

 

사량도 지리망산 들머리에는 몇 사람이 동행들을 기다리고 있나 보다. 나는 들머리로 서슴없이 들어섰다. 배를 타려면 산행을 마치고 대항으로 오후3시까지 가야한다. 주어진 시간은 8시간이지만 난이도는 어떤지,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시간은 얼마나 소요되는지 모르는데다가 사진을 찍어야하니까 서두를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능선을 향한 오름이다. 숲이 짙어 오르는 길만 보인다.

 

 

 

지리망산에서 몇 곳 안 되는 흙으로 이루어진 능선에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특유의 짙은 향기를 뿜어 내고 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각진 돌들이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본디 큰 바위봉우리가 갈라지고 쪼개지면서 무너져 내린 것이리라.

 

 

 

능선이 가까운가 보다 옆을 돌아보니 확트인 바다에 섬과 산들이 보인다.

 

 

 

능선상의 첫 봉우리다. 바위 표면이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이며 날을 세워 돋아있다.

 

 

 

멀리 삼천포와 지나온 화력발전소 3개의 굴뚝이 보이고 그 옆으로 아직도 짙은 잿빛구름이 머물고 있는 와룡산이 있다.

 

 

 

능선 위 길에는 석회암질의 바위가 조각조각 갈라지고 쪼개져 날을 세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오르고 내리는 재미가 있는 바위능선이 대부분이다. 

 

 

 

정말 이 좋은 날에 사량도 지리망산 선택을 잘했다. 전망도 좋고 바위도 멋지고 오르내리는 재미가 아주 좋다. 이런 산행은 아무리 가도 힘도 안 들고 지루하지도 않다.

 

 

 

바위를 오르다 멈춰서서 좌우를 보면 그냥 파란바다에 떠다니는 듯이 보이는 섬들이다.

 

 

바라보는 순간 그대로 마음도 몸도 파랗게 물이든다.

 

 

해가 역으로 떠오르면서 그 햇살에 그 파란하늘이 하얗게 바래서 사막으로 변하고 쪽빛바다는 옥빛이 되었다.  

 

 

 

참으로 오르고 내리기 즐거운 바위능선이다. 미끄러져 굴러 떨어질 이유가 없다 그러나 발목을 삐끗 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발을 디뎌야 한다.

 

 

 

이런 바위는 날을 밟으면 미끄러워 날이 끊긴 부분을 딛고 올라야 한다.

 

 

 

모진 해풍에도 견딜 망을 쳐놓은 거미줄은 정말 유용하게 쓸 일이 많겠다. 연구대상이 아니겠는가! 풍뎅이라도 걸렸는지 어미거미가 부여잡고 있는데 새끼거미가 다가가고 있다.

 

 

 

사량도는 사량면소재지로 사량면의 중심지이다. 그래서일까 중학교도 있을 만큼 인구도 많은지 긴 섬의 좌우측으로 포구도 많다.  

  

 

 

돌아서서 넘어온 봉우리를 바라본다. 와룡산에는 아직도 재빛구름이 잠을 자는지 미동도 없다.

 

 


다시 한 봉우리를 바라보며 바위를 기어오르는 중이다.

 

 


다시 돌아서서 바라보니 와룡산위 구름은 그대로요 걸어 올라온 바위표면이 너덜거리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너덜은 상처의 딱지처럼 떨어지고 地臺는 그만큼 낮아지리라. 

 

 

 

내가 지나온 금북개에서 1.2km, 지리산이 0.8km 앞에 있는 지점이다. 수많은 산악회리본이 명산임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다.

 

 

촛대봉이 아닌가 싶다. 외금강 바다에 솟아있는 주상절리대를 보는 느낌이다.  

 

 

 

이렇게 자연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포구가 많은 섬도 처음이다. 마치 항아리 모양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의 어느 한 봉우리를 보는 느낌이 든다. 잘 갈라지는 바위의 성질로 볼 때 10년 후에는 이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보호할 생각으로 오르지 못하도록 禁門을 세웠다.

 

 

 

 

사량도 지리망산은 다도해의 조망대라 해도 무방하겠다. 능선 상에서는 앞만 제하고는 좌우 뒤 고개만 돌리면 쪽빛바다에 떠있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봉우리 위에 올라서면 그대로 동서남북이 한 눈 안에 담긴다.

 

 

위와 같은 곳이지만 줌으로 당겨 좀 더 자세히 보기도 하고..

 

 

 

 홍난파의 '가고파' 가곡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하는 쪽빛 물결..

"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

 

 

 

탁 트인 후련함에 아무리 소리 질러도 수평선은 말이 없다. 대답도 없다. 메아리가 살 수 없는 곳이기에..

 

 

 

현무암이나 천엽같은 바위 표면이 참으로 기이하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이 나무들이 철쭉이었을까 동백나무였을까 줄기만 보자니 지금은 모르겠다. 돌출된 바윗길만 보고 담은 사진이 아니더냐!

 

 

 

능선의 길은 거의 다 너덜길이다. 발바닥 지압도 되고 주의를 기울이다보니 보이는 것은 나무와 길뿐이어도 지루하지도 않다. 

 

 

또 한 바위봉우리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우측 옆에 이글거리는 태양 쪽으로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렌즈의 동공이 자지러진다. 

 

 

 

햇빛에 데인 렌즈의 동공을 쪽빛바다로 치료를 해주는 중이다.

 

 

 

무사히 넘어온 봉우리를 고마움으로 바라본다. 바위산에 왠 나무가 저리 숲을 이뤘을까! 그건 부서져 내린 돌조각과 모래에 낙엽이나 죽은 나무들이 썩어 섞여서 나무들이 자라기 좋은 부식토가 되었기 때문이겠지..  

 

 

 

남쪽의 위치한 포구 앞 바다에는 양식장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인위적 부조물이 보이지 않으니 한결 바다가 깔끔하고 보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포구를 줌으로 당겨봅니다. 평화롭기 그지없기에 생각해 봅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어떤 모습일까 하고요.

 

 

 

쪽빛바다에 렌즈의 동공을 세척했으니 이제 또 봉우리를 넘어가야겠지요. 이번의 봉우리는 할석을 깔아 놓은 것이 아니라 앉아 쉬기 좋은 돌들을 段으로 쌓아 놓고 쉬엄쉬엄 오라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봉우리정상 직전에 이정표가 내가온 '내지'로부터 2.6km라고 일러줍니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고맙습니다. 

 

 

올라선 봉우리의 정상으로 들어가는 숲 앞에 서서 이제 또 지나온 곳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봉우리에 오를 적마다 치르는 儀式이 되었습니다.

 

 

 

사량도 지리산 우측의 포구와 주변풍경입니다. 쪽빛 포구에 오손 도손 다정한 집들 그 앞 5봉의 소박한 산, 해무 속 가물거리는 배영하시는 부처의 얼굴 모습을 닮은 섬, 점 찍듯 꼬리를 단 둥근 작은 섬, 이 모두가 어우러져 인위적 설치물 없이 자연 그대로 아름답지요?

 

 

 

오른쪽 풍경은 자연을 간직한 반면 왼쪽 포구의 모습은 골 끝마다 이루어진 포구 앞에는 바둑판 모습을 빼닮은 어장이나 양식장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경관으로 볼 때 자연의 풍미가 결손 되는 부분입니다. 마주보이는 좌측 삼천포시와 사천의 와룡산이 아직까지도 잿빛구름을 봉우리에 걸치고 있습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칼날 같은 능선을 앞으로 하고 그 뒤로 햇살로 화사하게 분장한 봉우리들이 겹쳐서 나를 바라봅니다.

 

 

좀 더 높은 곳에서 뒤돌아보니 칼날 같은 능선은 어디론가 숨고 쪽빛 바다에 섬이 떠 있고 그 뒤로 와룡산 위에 햇볕을 받아 뽀얀 모습으로 여전히 구름이 머물고 있습니다. 거참 이상하다 저 구름은 몇 시간째 어찌 와룡산을 떠나지 못하고 있을까!

 

 

 

다시 오른쪽 아름다운 포구를 바라보고..

 

 

앞으로 오를 지리산 정봉을 바라봅니다. 정상에도 중간에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다시 돌아서서 15도 각도로 왼쪽을 봅니다. 구름이 머문 와룡산을 오른쪽 끝에 넣고 보니 왼쪽 포구가 반 조각이 났습니다.

 

 

 

원거리의 와룡산을 정면에 두고 담은 풍경입니다. 넘어온 산세가 멋집니다. 내가 서있던 절벽바위위에 몇 사람이 넋 놓고 앉아 있네요.

 

 

 

 해가 안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욕심에 담아 봤더니 해를 의식해서 옆 봉우리를 너무 끌어들여 경관을 망쳤네요.   

 

 

 

지리산정상으로 가는 길목을 막고 앉아 있기에 모습을 담아 달래놓고 넘었습니다.

 

 

 

바위를 넘어서보니 이정표가 서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먼저 능선에 있던 이정표는 "내지2.6km, 돈지2.3km"라고 하더니 여기서는 '내지 2.4km, 돈지2.3km'라고 합니다. 0.2km를 왔는데 더 멀어져야할 내지와 돈지가 0.2km 짧아졌습니다. 더해야할 거리를 뺐나봅니다. 이래서 거리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가마봉까지 2.9km라고 하는데 믿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서 담고 싶어서 해를 마주하고 담았다가 망친 경치를 이곳에서는 그런대로 흡족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 느낌 저만 그런가요?

 

 

 

수평선에서 배영을 하시는 부처님을 원거리에 두고 포구와 5봉을 담은 풍경입니다. 이 부분을 담은 풍경 중에서는 제일 마음에 드는 경치입니다.

 

 

 

경상남도 통영시 사량면에 있는 지리망산은 산청의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다하여 한때 부르던 이름이었으나 지금은 통산 지리산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동서로 뻗은 사량도 지리산은 이제까지 보신 것처럼 석회질의 사암으로 모진 해풍으로 깎기고  바위성질로 인하여 금이 가고 틈이 벌어진데다가 소금기 머금은 해풍과 비바람이 틈으로 스며들면서 침식작용으로 결국 쪼개져 능선과 봉우리가 기묘한 형상과 기이한 바위봉우리에 벼랑이 형성되어 있고 부엽토가 쌓여 숲을 이룬 능선이 조화를 이루며 지리산정상봉과 촛대봉,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으로 이어지며 양면 또는 사면으로 보이는 눈이 시리도록 파란바다와 그 위에 솟아 있는 수많은 섬들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부표처럼 떠 다니는듯한 환상적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으며 묘한 향기를 뿜어내는 해송의 모습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나는 내지항, 금북개, 지리산정봉, 촛대봉,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 출렁다리를 거쳐 대항으로 하산하였습니다. 이정표에 의하면 '내지'에서 지리산정봉까지는 대략 3km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가마봉과 출렁다리를 거쳐 옥녀봉 그리고 대항까지의 거리는 미정입니다.  

 

 

 

앞으로 넘어가야할 개성적이고 모양도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가마봉인지 아님 옥녀봉인지는 가서봐야 알겠습니다.

 

 

 

다시 주변 경관을 담습니다. 왜 같은 곳 비슷한 사진을 자꾸 올렸느냐 하시면 이리 말씀 드립니다. 같은 곳이라도 거리와 높이에 따라 그 아름다움이 다르기 때문에 그 변화된 아름다움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앞쪽 낮은 기암지대를 바탕에 두고 쪽빛바닷물 가득 담은 자연이 베픈 항아리 모양의 포구 평화로운 마을의 정경과 마주 보이는 오봉, 그 옆 꼬리달린 둥근 작은 섬, 뽀얀 햇살에 물든 수평선선상의 바다에서 배영을 하시는 아스라한 부처님의 얼굴...

 

 

 

배영을 하시는 부처님의 얼굴을 줌으로 당겨서 보았습니다. 오른쪽이 머리, 왼쪽이 턱과 목울대와 佛家의 삼도입니다. 

 

 

 

가마봉으로 가는 길도 저에게는 흥미롭고 즐거운 바위능선이지만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닙니다.

 

 

 

 종이나 양철을 우구려 놓은 듯한 바위표면을 보면 험악하지만 오르기에는 아주 차질고 야무지고 착한바위입니다. 힘들지 않고 즐겁게 오를 수 있는 바위입니다.

 

 

 

 바위를 타고 능선에 올라서서 예식을 치릅니다. 節次대로 뒤로 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고 좌우풍경을 볼 것입니다.

 

 

 

이번에는 왼쪽을 먼저 보았군요. 양식장인지 어장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바둑판이 보이고 바둑판을 안고 있는 포구마을들이 아늑하게 보이고 멀리 와룡산에는 아직도 찰거머리 같은 구름이 머물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데.. 

 

 

 

다시 가야할 앞산을 봅니다. 조각품 같은 흰 바위봉우리를 필두로 두꺼비 등처럼 두드러진 다소 넓은 바위능선에 연이어진 낮은 봉우리 뒤로 우뚝 솟은 봉우리, 그 너머로 있을 봉우리들이 앞 봉우리 뒤에 숨어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옆으로 비탈진 두드러진 바위능선의 기이한 모습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진기하고 독특한 능선이다. 어느 님들이신지 멈추어 서서 왼쪽 바다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다. 

 

 

 

임들이 아름다운 능선의 풍경을 망친 것 같아 그들이 지나간 후 다시 담았더니 이번에는 또 뭐란 말인가 부드러운 털 같은 이 물체는..

 

 

 

두꺼비 등 같은 능선에 서서 나는 우측을 보고 또 그곳의 다른 모습을 담아봅니다. 

 

 

 

이만한 능선이라면 칼날이 따로 없겠다.

 

 

어렵쇼! '내지'보다 가깝던 돈지는 멀어지고, 멀었던 내지는 더 가까워졌네?? 허 참! 가마봉이 2.4km라고요? 그것도 믿을 수 없지요.

 

 

 

앞으로 넘어야할 봉우리들이 사량대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사량대교 안쪽의 上島와 下島 사이에 사량해협이 뱀처럼 구불거리고 있습니다. 

  

 

 

내가 배에서 내린 내지港이 점점 멀어야 하는데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샛길이 있다는 말이겠다. 그렇다면 이제껏 내가 걸어온 길의 거리는 알 길이 없다.

 

 

 

위험한 벼랑 쪽 안전망에 매어단 리본이 만장처럼 나부끼고 있다. 

 

 

 

지나온 길과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보기에도 아름답다. 저 절경을 내가 거쳐 왔다는 이야기렷다.

 

 

 

왼쪽만 보면 시선이 저절로 와룡산으로 간다. 그 위에 머문 구름은 떠날 수 없는 무슨 사연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벌써 몇 시간째 저리 머물 이유가 없잖아.. 

 

 

하, 처음으로 등장한 철재사다리가 보인다. 네발로도 오를 수가 없는 곳인가 보다. 이제까지 興味津津하던 재미가 한순간 사라지는 기분이다. 난 험해도 웬만하면 네발로 오르는 것이 좋은데..

 

 

아하, 철재사다리로 오르는 봉우리가 달바위로구나! 오를 때는 표석이 없어 몰랐는데.. 지리산정봉으로부터 2.1km이고 여기서 옥녀봉이 2.4km라면 지리산에서 옥녀봉까지는 4.5km이라는 셈법이 나온다. 지리산에서 내지까지의 거리만 알면 '내지~옥녀봉'간의 거리를 알 수 있겠다. 그럼 지리산으로 달려가 보자. 지리산에 가본즉 '내지~지리산'간의 거리는 약 3km이다. 따라서 "내지-3km- 지리산-4.5km-옥녀봉" 도합 7.5km이다. 옥녀봉에서 출렁다리를 거쳐 대항까지의 거리만 알면 오늘 산행거리는 대충 알게 되겠다.

 

 

 

바다의 바둑판은 육지의 田畓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분명 양식장일 것이다. 김도 미역도, 멍게와 조개, 우럭이나 각종 어류를 키우는 곳이겠다. 바다의 논밭이라.. 인간이란 참 생각할 수록 지혜로운 동물이자 자연의 천적이 아닐 수 없겠다.   

 

 

 

왼쪽 바다의 바둑판을 본다. 인간의 그 영악함 덕분에 나도 풍부한 해산물을 섭취하는 영광을 누리지만, 그래도 내 시선은 오른쪽 쪽빛도 더욱 고운 자연의 바다에 풍경에 시선이 머문다. 어쩌겠는가 이 간사함,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 어찌 아니겠는가!

 

 

 

좀 미끄러운 철봉을 부여잡고 옥녀봉을 향해 가는 길은 옥녀의 이름처럼 곱지만는 않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위는 옥녀의 가슴 한 곳에 잠재해 있을 독기와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든다. '여자가 恨을 품으면 비수와 같다'는 말을 들어서만도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지 않아도 여자는 무섭다. 

  

 

 

좌우로는 벼랑이지만 이 정도면 철봉이 아니라도 재밌게 지나갈 수 있겠다. 그러나 세찬 비바람치거나 눈보라치는 겨울에는 다르겠기에 철봉은 있는 것이리라 

 

 

 

수많은 섬과 섬사이 바둑판도 많다. 이 많은 양식장에서 만선의 風魚歌가 흘러나올 때 우리의 살림상에도 저렴한 수산물이 넉넉하게 자리할 것이다. 

 

 

바위봉우리에 있는 처자를 보니 로렐라이 언덕의 노래가 떠오른다.

"1.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 구름 걷힌 하늘아래 고요한 라인강 저녁 빛도 찬란하다 로렐라이 언덕, 2.저편 언덕 바위위에 어여쁜 그 처녀 황금빛이 빛나는 옷보기에 황홀해 고운 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노래에 흐른다. 3.오고가는 뱃사공이 정신을 잃고서 그 처녀만 바라보다 바위에 부딪혀서 배와 함께 뱃사공이 서른 번 뵈었네 이상하게 마음드는 로렐라이 언덕."

 

이곳은 사량도 지리산이니 나는 이리 부르겠다.

(1.예전부터 전해오는 서글픈 그 말이 가슴속 아리게도 끝없이 파고 든다 파란하늘 아래 사량도 옥녀봉 쪽빛 물결도 아름답다 지리망산 언덕.) (2.앞쪽 언덕 바위위에 어여쁜 저 색시 석양빛에 빛나는 바지도 멋진 긴 머리 휘날리며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노래에 흐른다.) (3.산행하던 남자가 정신 놓고 그 처녀만 바라보다가 바위에서 떨어졌네 배낭과 함께 열댓  번을 굴렀네 야릇하게 마음 끌린 옥녀봉 언덕)

 

 

 

한반도 지형을 보는듯 하구나 아름다운 사량도..

 

 

 

위섬(上島), 아래섬(下島), 수우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사량도는 위섬과 아래섬을 잇는 사량대교가 있는 이 포구에 여객선터미널이 있고 옥녀봉에서 볼 때 반대쪽에는 삼천포~사량도 간 운행되는 여객선 선착장 대항이 있습니다. 나는 여객선터미널로 하산하는 반대 쪽으로 하산하여 대항으로 가야 합니다.

 

 


내가 산행을 시작한 사량도 지리산 위쪽 내지포구마을에서 아래쪽 돈지마을 간 사이사이 지리망산자락 골마다 7개의 크고 작은 포구마을에 민박이나 음식점을 하는 곳이 있으며 포장된 차도가 있어 해안선을 따라 오십여분간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겠다. 길 따라 해안선에 이어진 소나무 숲과 간헐적으로 밭과 쪽빛바다위에 떠있는 양식장과 더불어 아기자기한 맛과 묘한 대비에 걸어가는 내내 눈이 즐겁다. 또한 사량도 도선장에서 내지마을에 이르는 도중 대항해수욕장이 있으며 사량면사무소 뒷길 해안선 따라 500m정도 걸어가면 고운 모래사장이 드리워졌으며 파고라, 야영장, 사워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사진 하단 마을들 간에 이어진 해안도로가 보인다.

 

 

내륙쪽 섬들을 줌으로 당겨본 풍경이다.

 

 

 

산마늘꽃 같기도한데 잘 모르겠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에..

 

 

 

달바위를 향해서 오르는 중이다.

 

 

 

달바위를 오르던 중에 바라본 포구마을이다. 우측으로는 삼천포에서 배를 타고 사량도로 오면서부터 보고 또 본 내 스스로 붙인 이름 背泳을 하시는 부처이시다.

 

 

 

줌zoom으로 살펴본 모습이다. 떠오른 얼굴은 턱 밑 삼도가 있고 턱과 입과 코가 뚜렷하고 눈과 이마가 보인다. 목은 잠겼고 法衣가 물위에 떠 있다. 배영을 잘 하시나 보다.

 

 

 

지리산자락 끝마다 포구를 겸한 마을이 연이어 있고 포구 앞에는 생활의 터전 양식장이 널려 있다.

 

 

 

 사량도 건너편 파란하늘과 쪽빛바다 사이의 섬과 내륙의 산들을 줌으로 당겨서 본 모습이다.

 

 

우측의 항구가 대항이 아닐까 싶다.

 

 

내가 타고갈 배가 정박할 대항일 것 같아 자세히 보고자 담은 풍경이다.  

 

 

 

나란히 줄지어 선 4봉우리가 3개의 출렁다리가 이어진 봉우리일 것이다 저 봉우리 끝머리에 능선에 대항과 여객선터미널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을 것이다. 

 

 

 

자 우선 저 봉우리를 오르고 보자. 험난한 바위봉우리가 버티고 있구나!

 

 

 

흰 바위봉우리 밑에 이르니 푯말이 옥녀봉은 아직도 1.2km 앞에 있단다. 거참 옥녀가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옥녀이름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모습도 볼 수 없다니 그 감칠맛에 기가 찬다.

 

 

 

달바위에서 내려온 길을 담은 풍경이다.

 

 

 

 

 

가마봉과 옥녀봉으로 가는 길과 대항으로 바로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나는 가마봉과 출렁다리를 건너서 옥녀봉을 마나 보고 대항으로 내려가는 또 다른 길로 갈 것이다.  

 

 

 

달바위에서 내려와 400m지점이다 이정표를 보니 옥녀봉으로 가는 오름길이 900m 거리이다.

 

 

 

오르는 길은 숲을 이룬 바윗길이다.

 

 

오르다가 쪽빛바다가 아른 거리면 고개돌려 본다. 눈을 통해 가슴 거쳐 마음까지 물이 든다 쪽빛으로..

 

 

 

또 내 종착지 대항은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오는데 더 가까이 있을 옥녀는 그 자태조차 묘연하다. 

 

 

 

바윗길에 홀려 한참을 가다 지나온 풍경의 뒤모습이 궁금해 돌아서서 본다. 나무데크 너머로 펑퍼짐한 몸매를 한 봉우리가 생소롭다. 옥녀는 저리 펑퍼짐 할까! 生面不知이니 알 수가 있겠는가! 펑퍼짐한 몸매에 넉넉하고 편안함을 주는 이 산도 나는 좋다.  

 

 

다시 봉우리 아래 수풀 사잇길로 들어선다.

 

 

사잇길을 벗어나니 한 성격할만한 뾰족한 봉우리가 계단을 느리우고 있다. 네가 옥녀더냐 이렇다할 대답은 없다.

 

 

계단을 오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잠시 멈춰서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일이다. 왼쪽을 보니 어김없이 바둑판에 섬과 내륙의 산들 그리고 다소 엷은 파란 사파이어 빛깔의 바다가 있다.

 

 

 

우측으로는 쪽빛바다 수평선에서 배영을 하시며 묵상하는 부처님과 아늑한 포구마을이 한없이 평화롭다.

 

 

 

삼도가 뚜렷하게 보이는 자애로운 부처님의 얼굴을 줌으로 뵙고 나도 잠시 묵상을 한다.

 

 

다시 돌아서 오르고 내려온 곳을 바라본다. 넉넉한 몸매의 자매처럼 푸근한 모습도 함께..

 

 

 

무엇을 품어 안을 것 처럼 한결처럼 같은 모습의 포구지만 보아도 질리지 않은 묘함이 그곳에 있다.

 

 

 

섬 또한 알 수 없는 매력덩어리인가 그러기에 자꾸만 당겨서 보았지.

 

 

 

왠지 외로운 이를 보둠어 줄 것처럼 浦口는 包容하는 자세로 그 이름 포구(包口)같은 아늑함이 있다. 

 

 

그렇게 상념과 대화하는 사이 도착한 곳은 가마봉(303m)정상이다.

 

 

 

봉우리에 올랐으니 前例가 없을 수 없다. 폭 감싸줄 것만 같은 浦口가 아닌 나만의 이름 包口이다.

 

 

 

알 수 없는 樹種이지만 나무사이로 더없이 시원한 바닷물 빛깔을 담아서 본다.

 

 

 

 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바라보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바라보며 다가갈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의 면면이거늘..

참으로 깔끔하면서도 넉넉한 저 자애로움을..

 

 

 

좌우 뒷면을 돌아보고서야 이제 가야할 앞을 바라본다. 오호 범상치 않은 모습이 거기에 있다. 그 옆 아래 사량대교가 아랫섬(下島)으로 이어지고 있다.

 

 

 

범상치 않은 모습에 끌려 길손의 아량을 빌려 인증을 할 만큼 주변의 경관이 절경이었다오.

 

 

 

그리고 이자리를 떠나기 앞서 다시 시리고 허한 가슴에 포근함을 담아주고 시원하고 후련함을 담아본다. 

 

 

 

저곳을 오르기 위한 내림을 실행하자. 오르고 내림, 비우면 채워지는 것이 인생이 아니더냐!

 

 

 

이곳을 내려갈 때는 난간철봉을 두 손으로 붙잡고도 다리가 후덜거린다.

 

 

 

근경은 조금씩 다른데 멀리 수평선에 배영을 하시는 부처는 그 모습 그대로 계신다. 바다에 누워 수영을 멈추고 참선을 하시는가보다.  

 

 

 

이 가을에

느낌은 화사한 봄날 같은 풍경이다.

꽃처럼 울긋불긋한 단풍든 잎사귀들,

푸르고 창망한 물빛 그리고 하늘,

쪽빛 너른 바다에 밭갈이를 한 듯이 반듯한 양식장,

색깔도 곱게 채색한 마을의 모습에서 봄을 보는 듯하다.

 

 

 

鶴首苦待하던 출렁다리이다. 다리 아래가 아득하여 가슴이 먼저 출렁인다. 깎아지른 듯이 기둥 같은 바위봉우리와 바위봉우리 사이를 이처럼 이어 길을 내다니 그 영리함에 화들짝 눈이 놀란다.   

 

 

 

건너기 전에 담은 첫 번째 다리이다.

 

 

 

다리를 건너자니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서니 그 넉넉한 자매의 품을 가진 가마봉이 이별의 눈물을 감추고 내 마음을 다독여 준다. 배 떠나기 전에 어서 가라고..

 

 

 

나도 그니와의 아쉬운 이별에 옆으로 고개 돌리니 쪽빛 그리움이 푸른 용기를 안겨 주더이다.

  

 

 

背泳하시던 부처님도 수영을 멈추고 내 마음에 용기를 주신다.

 

 

 

바다에서 背泳을 하시던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받아 새색시의 걸음으로 조신조신 기도하는 마음으로 발을 옮겨 봅니다. 

 

 

 

첫 번째 다리는 지각없이 사람들이 흔드는 바람에 두려움으로 어찌 건너왔는지도 모르겠다. 건너기 전에 담은 2번째 다리 모습이다.

 

 

 

다리 건너편 봉우리와 사량대교를 담은 모습입니다.

 

 

 

다리 앞에 설치한 사량도 안내판입니다.

 

 

 

4개의 봉우리에 걸쳐 놓은 3개의 다리를 건너서 바라본 全景입니다. 철조와 목제로 낸 길이 앞 봉우리를 향해 구불거리고 있습니다.

 

 

 

자칫 위험할 능선을 내려다보며 걷다가 잠시 멈춰서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은 쪽빛 바다에 섬, 그리고 바다의 밭이요 논은 바둑판을 닮아 반듯한 모습을 한 양식장입니다. 그런 모습들을 아우르고 있는 포구마을도 곱지요.    

 

 

 

데크로 된 길을 내려가다가 돌아서서 바라보니 두 번째 출렁다리와 세 번째 출렁다리의 끝머리에 애련함이 묻어납니다.

 

 

 

지리산자락 골마다 포구마을들이 포근하고 살갑습니다. 저 포구에 사는 사람들의 가슴은 쪽빛에 물들어 푸른희망이 가득하지 않겠어요? 

 


산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데크로 길을 놓았을 만큼 험난하고 봉우리의 자태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출렁다리의 충격으로 아, 잠시 잊었던 그립고 그리워서 갈망하던 옥녀봉은 아직도 뵙지를 못했습니다. 그 두렵던 출렁이는 다리를 셋이나 건너 왔건만, 이제는 마중도 할 법하건만 그 모습은 묘연하니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 보이는 봉우리는 둘 뿐입니다. 저 둘 중 하나이겠건만 내색도 없으니 옥녀는 차가운 가슴을 지닌 님인가요.  

 

그 모습도 예사롭지 않은 봉우리를 설렘으로 다가갑니다. 왠지 옥녀봉일 것만 같은 느낌을 안고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발길을 돌려 다가가고 싶도록 전혀 생소한 또 다른 모습으로 반깁니다.  

 

 

 

다시 앞으로 오를 봉우리를 줌으로 살펴보고 다가섭니다.

 

 

 

바위산에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찌를 듯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을 가려주고 상큼한 피톤치드로 살균까지 해 줍니다. 

 

 

소나무 그늘 밑에 드려진 바윗길이 새로 포장한 도로처럼 산뜻하지만, 규격으로 짜 맞춘 질림이 없는 자연스럽고 아름답고 오르기 좋은 바윗길로 걸음도 사뿐하게 즐거움을 줍니다. 

 

 

 

좋은 기분으로 바윗길을 가는데 길가 나무 밑에 검은 비석이 반짝입니다. 앞으로 가서 보니 "100대 명산 '옥녀봉' 280M"라고 흰 글씨로 새겨져 있습니다. 작지만 옥녀의 전설처럼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옥녀봉/玉女峯>

"玉女峯"의 전설은 근친상간이 빈번할 수도 있을 한정된 좁은 공간과 섬의 특성에서 타락한 본능을 일깨워 주고자는 엄중한 경고성이 담긴 교훈적 전설로 지금까지 구전으로 전해오고 있는 뜻 깊은 산봉우리입니다.     

 

 

 

《사량도/蛇梁島》

사량도는 크고 작은 두 섬, 上島와 下島 사이를 가로 흐르는 물길이 가늘고 긴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세를 이룬 이 해협에서 유래한 이름 
입니다. 지금은 두 섬과 수우도를 합쳐 이르는 이름으로 통영시의 가장 서쪽 해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조선초기의 사량도 지명은   

'박도'라고 하였으며 상박도, 하박도를 아우러 상하박도라 稱하였고 당시 육지에 있던 水軍陣이 이곳으로 옮기면서 사량지명을 따서 "사량만호진"이라 하였습니다. 사량도 중심에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해발281m의 옥녀봉이 아름다운 절경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내지마을' 들머리에서부터 옥녀봉까지 연이어진 능선과 봉우리들은 칼날처럼 예리하고 때로는 기묘한 바위 면이 평원처럼 넓게 자리하고 기암괴석에 깎아지른 벼랑이 절묘한 풍경을 자아내어 경이로움을 금할 수 없었으며 산행하는 내내 설악산의 용아장상을 연상시킬 만큼 천혜의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옥녀봉에는 옥녀를 아끼는 사람들로 번거로울 정도입니다.

 

 

 

이제 그리도 갈망하던 옥녀봉을 뒤로 하산길입니다. 옥녀의 배려인지 가파르고 험난한 절벽에 따슨 정 스민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다 잠시 멈춰서서 기묘한 암벽으로 이루어진 옥녀봉의 절벽과 사량대교와 포구 같은 사량해협의 쪽빛물결이 아우러진 절묘한 풍경을 담아봅니다.  

 

 

 

다시 돌아서서 내려왔던 철제계단 위 옥녀봉의 기묘한 모습의 절경을 담아본 풍경입니다.

 

 

 

대항과 여객선터미널 및 사량면사무소로 갈리는 마지막 갈림길이 있는 능선의 고갯길 쉼터입니다.

 

 

몇 사람의 등산객이 땀을 식히고 있습니다. 내가 지나온 방향으로 이제 지리망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산행을 끝내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내가 승선할 배가 있는 대항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작은 할석이 섞인 부식토에 시원할 정도로 수림이 울창합니다.

 

 

 

좋은 양분을 제공하는 부엽토 덕분인가 스스로의 노력인가 짙푸르고 건강한 소나무들이 하늘로 치솟고 있습니다.

 

 

 

하산 길은 짧아 발길아래 포근한 빛 담뿍 받은 포구마을이 살갑습니다.

 

 

마을규모로 보아 작지 않은 콘도식 숙박업소도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항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서 뒤돌아보니 가슴 저리던 출렁다리 셋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산행 내내 어디쯤일까 궁금증을 못내 떨쳐내지 못했던 대항마을이 이렇게 눈앞에 불쑥 나타날 줄이야 꿈에도 몰랐습니다. 현재 시간 11시30분입니다.

 

 

 

휴가철 지난 콘도의 지붕은 산뜻하지만 비바람에 여기저기 나른하고 고단함을 보는 듯합니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온 사람들이 민박 겸 작은 매점 앞 나무그늘 아래 긴 의자에서 쉬고 있습니다.   

 

 

 

 대항부두에는 이미 우리를 태워다 줄 작은 여객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자연 속에서 자연이 베푸는 은혜로 몸도 마음도 저 쪽빛 바다가 되고 싱싱한 나무가 되고 기기묘묘한 바위가 되고 맑은 공기가 되어 아름다운 절경의 사량도 지리산으로 살아본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나를 태운 내 배는 쪽빛물결을 가르며 쏜살같이 미련 없이 달린다 나는 뱃전에 나와 사량도를 잊을까봐 안타까움으로 그 모습을 담는다.

 

 

 

 사량도를 뒤로 하고 삼천포를 향해 내달리는 뱃전에서 내 간담을 쓸어내리도록 서늘하던 지리망산 3개의 출렁다리를 어느새 그리워 줌으로 올려다 본다.

 

 

 

창공에 뜬 구름 너울 거리고 내 배는 쪽빛 고운 물결 하얗게 자지러지도록 가르며 달린다. 아, 사량도야 사량도야~~

 

 

 

오늘 산행은, '내지마을-2.8km-지리산-4.5km-옥녀봉-0.8km-대항.' / 총 8.1km / 소요시간 4시간30분. 입니다. 07시 산행시작 11시30분 산행 완료.  

 

 

 

《삼천포항/三千浦港》

새벽 3시에 별이 반짝이는 삼천포를 출항하여 사량도 지리망산 산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삼천포 오후1시, 하늘에는 뭉게구름 두둥실 유유하고 거리는 한산하고 사량도 지리망산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드내기들 몇 만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정박한 배는 미동도 없이 午睡를 즐기나보다 

  

 

 

거리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상점은 하품만 하고 인적은 어디에도 없구나! 삼천포로 빠진 그 많은 사람 다 어디로 갔을가!

 

 

 

언덕배기 위 풍차조차 바람을 기다리다 못해 잠들었다. 그렇게 심심한 삼천포시를 배회하다 미역 한 줄 사들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2017년 10월21일 남해의 사량도 지리산. 《鄕香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