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②. 설악산(雪嶽山 희운각~공룡능선~마등령~설악동)

鄕香 2017. 10. 9. 18:44

 

《희운각-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

긴 연휴에 집에만 있으려니 정적만 흐르는 아파트에서 숨조차 힘들다. TV나 오락을 즐기는 성격도 아니요. 시력이 좋아 책을 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할 수 없이 숨통이라도 트고자 달려간 설악산, 평상시 자연의 진실과 신의 작업장인 자연에서 그 오묘함을 보고 느끼며 물과 나무와 돌과 풀과 구름과 바람을 벗하고 대화를 나눔으로 나 스스로 자연의 한 티끌로 예속되어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그 순수를 닮고자 한 시절 한 세월을 들과 산에서 지냈는데 오늘 설악산에 와서 보니 자연은 또 새로운 봄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서기 위한 의식을 치르기 위한 향연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날짜 가는 것을 잊고 달 가는 것을 잊고 세월 가는 것에 초연하며 살아온 12년 세월에서 시 때마다 무엇을 찾고 즐기자 한 적 없으니 가을 단풍을 찾아 온 것은 더욱 아니었건만 하늘은 자연은, 이처럼 더없을 화려한 향연을 벌려놓고 나의 발길을 이끌어주셨는가! 이 세상에 한 티끌로나마 살아있다는 것에 고맙고 또 고마움을 담을 수 있음이 고맙다.

 

 

 

이 아름다움을 세 치 혀로 표현하고 평할 수 있을까 그저 눈으로 보고 환희와 감동을 가슴에 주워 담을 수밖에 없겠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뒤돌아서서 지나온 곳을 올려다본 대청봉, 중청 소청봉을 거느린 산줄기이다.  

 

 

 

이 아름다움을 틈틈이 보고 우둔한 느낌이나마 글을 달아야 하겠다.

 

 

 

산마다 만물상도 많다. 설악산의 수도 없이 많은 이런 모습은 만물상이라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 과연 뭐라고 불러야 할지..

 

 

 

 

 

이곳 무너미고개에서 양폭대피소로해서 천불동계곡을 거쳐 설악동으로 가면 9km의 거리에 오름없이 쉽게 갈 수 있다. 다른 한편 공룡능선을 거쳐 마등령으로해서 설악동으로 가면 12.3km거리에 오르내림이 많고 멀고 힘들다. 나는 공룡능선을 택했다. 이제부터 당신은 신의 오묘한 작품들을 5.2km에 걸쳐 감동 없이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인간들의 그 오만함에 미워하실만도 하건만, 너그러움은 이처럼 길가에도 예쁘게 꾸며 자애로움을 주셨네.  

 

 

 

 

동을 트는 떠오르는 해도 아름답지만 하루의 슬픔도 기쁨도 모두 감싸 안고 저물어 가는 석양의 노을빛의 그 황홀함에 더욱 마음 끌린다. 피어나는 꽃도 아름답지만, 온 몸을 불사르듯 처절하도록 곱고 아름답게 마지막 열정을 사르고 좋은 양분으로 보시하는 단풍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마음 끌린다.   

 

 

 

한편에는 곱게 그림을 그려놓고 한편 벼랑에는 세월의 실로 繡를 놓으셨네. 

 

 

 

고색도 이쯤이면 비할 데 없이 아름답다. 세월의 주름인가보다 이리저리 금도 무수하게 많은데 더 없을 아름다운 무늬가 되었구나.

 

 

 

이리 아름답게 수 놓은 길을 밟고 간다는 것에 내 마음 죄만스럽다.

 

 

 

 

 

희운각에서 1km정도 오르니 서북능선을 마주보는 봉우리위에 올랐다. 시각은 09시44분. 오색에서 8.7km 지점이다.

 

 

 

대청봉과 중청, 소청을 한눈에 담고 있다. 희운각으로 내려 왔던 능선이 다시 눈에 밟힌다.  

 

 

 

티 없이 파란하늘에 흰 구름 띠를 둘렀고 오색에 물든 山勢에 뾰족뾰족 솟아오른 하얀 암봉과 능선, 가히 천상의 정원이라 하여도 손색이 없겠다. 우측 구름에 덮인 봉우리는 안산이 아닐까 싶다.

 

 

 

3년 전 새벽3시 장수대와 한계령 중간 도로에서 들어섰는데 서북능선의 너덜지대 아래 미지의 능선으로 잘못 들어서 길도 없고 사람의 흔적조차 없는 곳에서 간신히 암벽을 기어올라 능선으로 올라섰는데 깎아지른 절벽이 끝머리여서 오도가도 못 할 지경에 이른 적이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행이 일행 중 자일을 지니고 온 이가 있어 천신만고 끝에 그곳을 벗어나 귀떼기청봉 너덜지대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가운데 뾰족한 바위봉우리가 그 곳이 아닌가 싶다.

  

 

 

뒤돌아보면 대청봉이 군자의 모습으로 앉아 있고,

 

 

 

가야할 곳을 보면 파란하늘 옥빛 바다가 넉넉한 품으로 맞는다. 그 안쪽에 온갖 형상의 바위봉우리들이 기품있게 앉아 있는 천화대가 있다.   

 

 

 

울산바위, 바위라기에는 그 모습이 장대하다.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다운 정경이다. 산들의 빛깔도 어쩜, 저리 곱고 저마다 다를까!

 

 

 

위의 모습과 같은 곳이지만 같지 않은 모양이다.

 

 

 

뾰죽뾰죽 솟아있는 봉우리마다 나한의 모습이다. 나한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니 법회라도 열었나보다.

 

 

 

수평선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었구나! 매파는 구름이라네. 

 

 

 

대청봉에서부터 귀때기청봉과 서북능선, 그리고 뻗어내린 수많은 가지능선과 봉우리들의 어울림이 조화롭다.

 

 

 

석별의 정을 나누는가! 애틋함이 묻어난다.

 

 

 

길마다 울긋불긋 화려한 아취를 꾸며놓고 오가는 이들 반겨주네.

 

 

 

악어의 머리인가, 하마의 얼굴인가! 불거진 눈이 닮았다.  

 

 

 

울산바위와 권금성 두 산봉우리 사이로 공룡의 등이 보인다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니 바다로 나갈 모양이다.

 

 

 

보이는 봉우리마다 기묘함이 톱날처럼 날카롭고 만물상을 보는 것 같다.

 

 

 

희운각에서 마등령 삼거리까지가 공룡능선이다. 거리는 5.1km이다. 공룡구간을 얼추 3분1은 지나온 셈이다.

 

 

 

거대한 석벽 밑을 휘돌아가는 중이다. 벌어지고 금이 간 돌이 금시라도 머리위로 떨어져 내릴 것 같아 저절로 목이 움츠러든다.  

 

 

 

멋스런 봉우리들에 예쁜 단풍이 절묘하게 조화롭다. 옛 사람들은 금강산을 오가며 금강을 노래했지만, 이제 우리는 설악을 노래해야 하겠다.

 

 

 

길가에 빛깔도 고운 단풍이 들었다, 걸음이 가뿐하고 즐거운 것은 바로 너 때문이란다.

 

 

 

서북능선 줄기마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귀때기청봉으로 몰려가고 있는 듯하다.

 

 

 

두 개의 큰 바위벼랑 사이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武陵의 신선들이 사는 곳인가 보다 그러기에 이처럼 석벽으로 담을 치고 들고나는 문을 두었겠지.. 

 

 

 

돌문지방 아래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벼랑이다. 선뜻 발을 들이기가 머뭇거려진다. 그러나 늦었다. 이미 마주보이는 봉우리에 최면이 걸렸으니.. 아니 들어갈 수 있으랴.

 

 

 

보세요! 석문 안으로 발을 들이고 보니 그대로 별천지입니다. 아빠봉우리 뒤에 엄마봉우리, 그 옆에 오빠봉우리 누이봉우리, 한 가족이 정원을 거닐고 멀리 바다가 호수처럼 그윽합니다. 

 

 

 

석문을 들어서 바위가족이 산책하는 천상의 정원으로 가는 中楔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군요.

 

 

 

이제보니 서북의 귀때기청봉 능선은 이 별천지의 성벽이었습니다. 안평대군이 꿈속에 험하디 험한 산 속을 해메다 찾은 무릉도원처럼.. 안평대군의 그 꿈을 그린 安堅의  "夢遊桃源圖"는 안평대군의 꿈을 역으로 해석한 그림입니다. 험하디 험한 산 속을 헤맸다는 것은 정변을 예고 한 것이고 무릉도원은 천상의 정원이니 곧 죽음을 예고한 것인데 천하의 권력을 잡는 운세로 풀이했던 것입니다. 그 몽유도원도에 讚辭와 讚詩을 올렸던 사육신을 비롯하여 당대의 문사들 모두가 수양대군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지요.

 

 

 

이 바위들의 형상을 보니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나와 같은 길을 가는지 한 사람이 고난의 짐을 지고 석벽사이로 들어서고 있다.

 

 

 

석가모니불을 위시해서 많은 부처들이 野壇을 차리고 法會를 열고 있는가 보다.

 

 

 

저 봉우리들을 보고 있으려니 목탁소리와 낭랑하게 불경 읊는 소리만 바람결에 들리는 듯하다.

 

 

 

조금은 경건해진 마음으로 다시 길을 들어섰건만 단풍은 화려함으로 나를 달뜨게 한다. 

 

 

 

그 형상이 천의 얼굴을 가진 마법사 같다. 그런데 줄 하나 느려놓고 올라오라네.

 

 

 

화채능선의 검푸름과 공룡능선자락의 화사함이 대비를 이룬다. 우측에1275봉이 뾰족 솟아있다.

   

 

 

길가 옆 벼랑바위를 보니 바위가 떨어져 내릴 것 같은데 그 밑에서 여인 셋이 웃고 있다. 얼굴 예쁜 여인은 간이 큰가보다.

 

 

 

꽃길은 여인의 길이라면 단풍 길은 남정네길이다. 꽃길은 예쁘지만 단풍 길은 아름답고 서글프다.

 

 

 

바위봉우리들이 청동기시대 주술사들의 器物인 竿頭鈴처럼 생겼다. 

 

 

 

천불 천탑을 세운 절도 있고 만물상이라는 이름을 얻은 산들도 많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봉우리마다 능선마다 이렇듯이 수많은 형상으로 이루어진 설악산은 그대로 만불만물산이 아닌가! 그런대도 바위봉우리가 흰 까닭으로 한 여름에도 눈이 쌓인 산 같다는 이유만으로 설악산이라 했던가! 천불동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하겠다.  

 

 

 

한 인물이 비스듬히 서서 앞산들의 능선을 바라보는 형국이다. 국보91호로 지정된 신라시대 기마인물 모양의 한 쌍에 토기의 말 탄 인물상의 얼굴 같기도 하다.

 

 

 

보면 볼수록 봉우리의 형상 하나하나가 기묘하고 아름답다. 조각전시장을 둘러보는 그 이상의 느낌이고 감동이다.  

 

 

 

위의 일부를 줌으로 담은 것이다.

 

 

 

바위능선 면의 주름은 어떤가! 그대로 멋진 문양이 아닌가. 수억 년의 세월이 새기고 刻彫한 꾸밀 수 없는 작품이겠다. 울산바위를 감싸고 있는 연록의 빛깔의 高雅한 아름다움에 홍진에 찌든 마음 물빛처럼 푸르고 맑아지네.

 

 

 

만화에 나올법한 마법의 성채를 떠올리게 한다.

 

 

 

이 암벽을 볼 때 누군가는 저 암벽을 타고 오르고 싶은 투지가 타오를 것이고 누군가는 보는 아름다움에 기쁨으로 충만 할 것이다. 무엇이 그르다 옳다 할 수는 없겠다.

 

 

 

위에 올린 풍경을 좀 더 웅장하게 담아보려고 한 것이다.

 

 

 

이 높은 산에 느닷없이 헬리콥터가 나타났다. 사고라도 있는 것을까 대청봉 방향에서 내가 가고 있는 공룡능선을 향하고 있다.

 

 

 

굉음을 쏟아내며 내 머리 위를 지나 천화대쪽으로 향한다. 그곳은 암벽등반 하는 곳인데..

 

 

 

다시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공룡능선의 아름다운 자태와 고운 단풍으로 단장한 바위봉우리들에 매료되어 서성이는 걸음.. 

 

 

 

한 고개를 넘어서서 주변 경관에 넋 놓고 바라보고.. 마치 冠帽을 쓰고 執典하는 교황의 모습 같기도한 기암 하나..   

 

 

 

고개에 올라서니 여러 사람들이 점심식사겸 휴식하고 있다. 배낭에 달린 리본을 보니 전라도 정읍산악회에서 온 사람들도 경상도 김천에서 온 사람들도 보인다. 

 

 

 

신의 정원이 있다면 바로 설악산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바로 떨어저 내릴 것만 같은 저 바위 밑으로 발길을 옮기려니 머뭇거려진다.

 

 

 

다시 사진기를 바로 세워 찍는데 헬기가 담겼다. 천화대로 간 것이 아니었나보다 사고지점을 찾아 선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바로 내가 올라가야하는 봉우리 중턱에서 헬기가 구조작업을 끝내고 있었다.

 

 

 

사고자를 실고 기수를 돌렸다. 그는 어쩌다 사고를 당했을까! 무리했을까 미끄러졌을까 밤이 새도록 내린 안개비로 길은 질척거렸고 바위는 미끄러웠다.  

 

 

 

살아 있겠지 그래서 속초시내 응급실로 날아가겠지..

 

 

 

내가 지나온 자리에서 다른 이들도 헬기를 바라보며 無死希望을 바라는 표정이겠다.

  

 

 

오색에서 대청봉5.2km . 대청에서 희운각까지 2.5km. 희운각에서 공룡능선의 이 자리(1,275봉 인근)까지 3.4km 모두 11.1km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는데 8시간 8분이 소요되었다. 이정표는 마등령 삼거리를 거쳐 비선대까지 5.7km를 제시하고 있다. 비선대에서 설악동까지 3.7km이고 C 주차장까지 3.5km정도이고 보니 앞으로 13km 정도 더 걸어야 하고 시간은 5시간이 남았다. 거리상으로는 이제까지 8시간에 걸쳐걸어온 거리 11km보다 2km가 더 멀다. 난이도가 앞서보다는 수월하겠지만, 다리에 힘도 풀릴 때가 되었고 앞서보다 3시간이나 짧게 남았으니 부지런히 가야 하겠다.     

 

 

 

배낭에 달린 리본을 보니 정읍에서 밤새 달려온 분들이다. 모름지기 식사를 끝내고 일어서는 참인 것 같다.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이런 아름다움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않은가!

 

 

 

바위능선을 보노라니 어려서 본 방범의 방편으로 벽돌담장위에 시멘트를 바르고 그 위에 박아놓은 뾰족뾰족 날카롭게 솟은 캐진 유리조각들이 생각난다.    

 

 

 

길도 참 너무한다. 이리 곱게 꾸미고 내 발길을 홀리면 나는 어쩌라고..

 

 

 

타는 처녀가슴을 보는 듯 하여 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 우람한 바위능선을 타고 빼꼼 보이는 검은 능선으로 가는 것일까 두 번을 모두 반대쪽에서 올라왔기에 그런가 3번째 가는 길이 건만 전혀 생소한 곳만 같다.

 

 

 

처음에는 곱지만 보노라면 흠집이 보이고 실증 나는 얼굴이 있고 처음에는 그냥 그런 얼굴이 보면 볼수록 마음 끌리는 얼굴이 있듯이 설악산의 봉우리들은 하나같이 보고 보아도 질리지 않을 얼굴들이다.

 

 

 

동서남북 어느 곳을 보아도 눈을 돌릴 수가 없구나! 

 

 

 

하, 저 풍경을 어쩌지! 저 바위의 문양 저 봉우리의 둘린 단풍, 저절로 벌린 입을 마음대로 다물 수가 없네.

 

 

바라보는 흰 바위봉우리는 꽃을 다발로 치장한 듯 멋스러운데 옆 바위는 무너져 내려 너덜이 될 기세다.

 

 

 

그 형상, 고인돌의 始祖쯤 되겠다. 혹시 저 밑바닥에 磨製石劍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새벽에는 안개비구름이 설악산 얼굴을 훑고 있더니 지금은 설악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는지 부드러운 손길마냥 흰 구름이 보듬고 있다.  

 

 

 

힌 구름은 멀리 동해의 에메랄드 물빛과 파란 창공의 푸름을 시샘하는 걸까 모두 가리고 싶어 안달이다. 몇 점으로 떠 있으면 더없이 좋을 것을 그래서 넘침은 적당함만 못하다네.  

 

 

 

어찌해서 고려의 옛 사람들은 "청산에 살어리 낫다" 노래하였고, 이은상은 어찌하여 '금강에 살으리 낫다' 노래했는가?

 

나는 이제라도 이리도 부르고 싶다.

'설악에 살으리 낫다 동해에 살어리 낫다 설악의 사철 얼굴, 동해 옥빛 물결, 얄리 얄리 얄랑송 얄라리 얄라

 동해 물고기랑 놀고 설악의 얼굴일랑 그리며 동해에 설악에 살어리 낫다 살으리 낫다 얄리 얄리 얄랑송 얄라리 얄라..'  

 

 

 

尖塔같은 저 봉우리들 모두를 천화대라고 하던가! 마법의 성채 같구나! 대청,중청,소청을 등에 두고 좌청룡에 마등령 울산바위, 우백호에 화채능선을 두르고 동해를 바라보니 천하의 명당 背山臨水 址일세.  

 

 

비선대로 가는 길은 더욱 울긋불긋 화려강산이다. 정상부보다 기온이 따뜻하여 단풍이 더욱 곱게 물이 들었다.

 

 

길은 오를 수 없이 험한 봉우리능선을 우회하여 중턱으로 안내하고 있다. 

 

 

공룡능선에서 바라보이는 천화대 능선은 구름이 머물고 서기가 오르는 그대로 신선의 세계다.

 

 

 

이제 오세암을 거쳐 영시암 백담사로 갈 수 있는 마등령 삼거리를 지나 500m 지점이다. 다시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 3km를 가야한다.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현재 시각은 1시37분이다. 약도에 게시된 시간대로라면 5시 안에 설악동 C주차장까지 도저히 갈 수 없겠다. 발길을 서둘러야한다. 늦으면 버스는 떠나고 없다.

   

 

마등령도 그리 수월치는 않다. 어느 정도 지쳐서 일까! 주변의 단풍은 이제까지 보다 더 곱고 아름답다.

 

 

 

가끔 앉아 쉬는 사람들도 눈에 띤다. 나는 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 촉박한 시간이라도 아름다운 풍경도 놓칠 수는 없다.

 

 

고운 단풍과 춤을 추는 둣 멋진 나뭇가지와 그에 가려 있는 바위봉우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아름답다.

 

 

 

이제 비선대까지 너덜겅이 흩어져 깔려 있는 가파른 비탈이다.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아름다운데 종아리에 통증이 온다. 여기 오도록 사진 담는 일 외에는 서거나 앉아본 기억이 없다. 점심으로 빵과 과일을 먹으면서도 걸었으니까..

 

 

마침내 천불동계곡 하류에 이르렀다. 그냥 저 맑은 물에 뛰어 들고 싶다.

 

 

 

골짜기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는 신선대일까!

 

 

 

《비선대》

비로써 비선대에 이르렀다. 재빨리 시각을 보니 2시53분이다. 설악탐방관리소까지 3.7km. 1시간20분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탐방소에서 C주차장까지 대략3.5km이다. 잘 하면 버스를 놓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가야한다.

 

 

 

《설악동 토왕성폭포와 화채능선 전경》

설악동탐방관리소에 도착하니 3시34분이다. 비선대에서 설악동까지 41분이 걸렸다. 약도에서는 1시간20분이 소요된다고 했다. C지구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은 4시였다.

 

 

 

《설악동 B지구주차장 인근 도로에서 줌으로 바라본 토왕성폭포》

3년 전 저 폭포를 기어오르던 일이 그립다.

 

 

 

이 사진은 2014년7월12일 토왕성폭포를 등반했을 때 촬영한 사진임.

 

 

 

 

2017년 10월8일 설악산에서.. 《鄕香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