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끝자락 겨울 잿빛하늘 아래 가랑비가 내리고
아담한 양옥집담장에 늘어진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렸네.
하지만 화사한 노랑빛깔의 꽃이 처량하게만 보입니다.
이제 십년세월의 정도 많이 든 제천을 떠나야할 시각이 턱 밑에 잠시 쉬는 데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썰렁하게 몸을 스치는 바람에 몸을 추슬러 봅니다.
늘 그렇듯이 마음을 주어도 그 마음 의지할 곳 없었지만 줄 수 있음을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줄 수 있는 마음마저 고갈되어 없는 이 慘憺함,
천길 나락으로 추락하는 이 기분, 내 맘이 그런가! 날씨가 그런가!
한여름 마음 울적할 때 소나기라도 온다면
그냥 비를 맞으며 마음껏 울 수 있어 좋지요.
눈물인지 빗물인지 누가 봐도 알 수 없잖아요.
그러나 이 음산한 겨울 가랑비를 맞으며 울면
내가 너무 가여울 것 같아 그냥 속으로 삼키는
정을 잃은 남자..
사진 : 2016년 10월4일. 가을에 의림지 아래 농경지 서쪽 작은 저수지 '뒤뜰방죽'에서 바라 보고 담은 제천시내.>
글 : 2016년 12월21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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