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두루미들이 군무를 하는 듯한 탐스러운 억새꽃을 보노라니 절로 웅얼거려지는 동요 하나가 있다오.
"달 밝은 가을 밤에 기러기들은 찬 서리 맞으면서 어디로 가나요. 고단한 날개 쉬어 가라고 억새(갈대)들이 손을 저어 기러기를 부르네~~."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기럭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도 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부르며 날아갑니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버선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나이 들어 이미 장성한 자식을 둔 늙은이가 웬 엄마 타령이냐 책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젊어서는 엄마를 몰랐는데, 잊었었는데, 나이 듦에 내 몸에 엄마의 희생과 사랑이 켜켜이 쌓였음이 보이네, 그 쌓인 정 걷잡을 수 없는 파도처럼 그리움으로 피어오르더이다. 이제는 운신도 못하시는 내 어머니, 그 애잔함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세상 모든 어머니시여, 두 손 모아 비나이다. 부디 사시는 동안 앓아눕지 마시고 건강하시옵소서.
해 저물녘 배 타러가는 억새 밭 길에 추적추적 늦가을 비 내 발길을 재촉하고
억새꽃 하얀 섬섬옥수 갈채 보낼 때 부둣가 뱃고동 소리 내 발길을 독촉하네.
늦가을 내리는 비를 우산도 없이 온 몸으로 낭만을 엮어내고, 억새꽃 만발한 갯가의 정취로 발걸음 걸음마다 서정으로 엮어 드리우는 님이여..
하염없이 부슬 거리는 늦가을 비
소리도 없이 내 가슴속을 울리네.
울리는 그 소리, 생각나는 그 사람,
빗줄기의 소리 정답게 스며들 때
그 사람도 스미네 정다웠던 그 사람.. <仁鄕香村>
승선은 시작되고 부두로 가는 발길은 급하고 급기야 몸도 마음도 달립니다.
" 나 어떻해 나를 두고 가버리면, 그 건 안돼! 정말, 안돼! 가지마라 화개7호~~~"
2013년 11월24일 강화 교동도에서.. 《鄕香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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