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다녀와서 숙소 정원에서 벌린 야외 삼겹살파티는 삼겹살석쇠숯불구이, 삼겹살버너프라이팬구이, 삼겹살 목탄은박지구이 삼겹살버너철판구이 등 다양한 구이로 맛의 경쟁이 숯불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나름 맛이 좋았지만, 단연 맛의 장원은 숯불석쇠구이였고, 차석은 버너철판구이가 차지하였습니다. 은박지구이는 중금속의 해독에 관한 유명세를 탄 때문인지 때깔 좋은 개살구가 되었으며, 프라이팬구이는 기름 배출이 되지 않아 튀김이 되어 맛에 있어서 다른 구이에 뒤져 3등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설거지 누가 한 줄 아십니까! 술 한 잔 못한 이의 특별한 상품이 되었습니다. ㅎㅎ
일찌감치 개업한 삼겹살프라이팬구이 집에 이웃 주민들이 몰려와 축하와 웃음꽃을 피웁니다. 넉살좋은 아저씨 한 분, 굵직한 햄을 들고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신거야요! 세 자매님들 요절복통을 하시게.. 이 아저씨들은 이렇게 눙치고 분위기 잡아 자매님들의 노하우를 스리슬쩍 훔치려는 술책입니다. 이 세분 남정네는 나중에 옆집에다 개업을 했답니다. 이건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요?
한 집이 장사가 잘 되니 여기저기 삼겹살구이 집을 차리는 중 입니다.
중년의 이 남자분은 좀 전에 빨간 모자를 쓴 분에 이어 2번 째로 개업할 속셈으로 남의 노하우를 스리슬쩍 익히는 중 입니다. ㅎㅎ
믿음직한 이 아저씨는 아예 주방수습생으로 취업을 했군요. 고기 굽는 비법을 교습받고 있는 세 번째 분입니다. 후라이팬을 들 때는 이렇 하면 되는거죠?
숯불까지 속을 태우네, 어서 익어야 장사를 할 텐데, ㅉㅉ
이제 좀 익어가는군
앞서 여러 고깃집에서 어깨넘어로 전수해온 실력으로 지금 창업 준비 중입니다. 장사가 잘 되느냐, 망하느냐 기로에서 맛도 보고 깊은 상념에 젖기도 하는 순간입니다.
햄과 삼겹살이 타지도 않고 노리끼하니 참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건만, 장사가 영 말씀이 아닙니다. 그 옆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래도 하회탈 중 양반탈처럼 넉살스레 웃음을 흘립니다. ㅎㅎ
요긴 제법 장사가 짭잘합니다. 손님이 자리를 뜰 줄 모릅니다. 나도 이 집에서 먹고 싶은데 도무지 자리가 나질 않습니다.
야단법석 끝에 정원고깃집 마당은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로 무르익어갑니다.
이 아저씨 결국 장사는 접으셨나 봅니다. 그래도 사람 좋은 웃음은 늘 잃지 않으시니 돈 걱정은 없겠습니다.
이 파티는 술시가 넘도록 성시를 이루었답니다. 고 김정식 시인이 이리 읊었던 가요.
『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향기로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 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 <님과 벗 / 김소월>
2013년 11월1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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