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오늘도 어제도 여기서...
두 개의 다리(橋脚)가 보입니다. 뒤에 것은 구리에서 양평으로 가는 왕숙교, 앞에 있는 작고 낮은 다리는 왕숙천을 가로질러 놓은 것으로 구리시~남양주를 잇는 자전거전용다리로 수석동 '미음나루'로 이어져 북한강자전거종주길로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저는 그 다리로 건너갑니다.
각종 韓食堂들과 고급 한정식음식점이 들어찬 수석동입니다.
미음나루가 있던 자리입니다. 미음나루는 광나루에 버금가는 나루터로 광주 및 지방의 물류가 들고나는 큰 나루터였습니다. 미음나루에 관한 글은 따로 올린 글이 있습니다.
서울이나 구리에서 용문까지 가는 도중(途中)에 가장 가파른 고갯길입니다. 그러나 1-8기어를 사용하면 타고 오를 수 있습니다.
조선 초기 문신 조말생 묘로 가는 길이 왼쪽으로 보입니다. 1419년(세종1년)6월 임금의 명으로 삼군도체찰사(三軍都體察使) 이종무(李從茂)장군이 대마도 정벌을 할 당시 병조판서를 지낸 인물입니다. 조말생에 대해서도 앞서 묘역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올라왔던 언덕을 등뒤로 하고 경사진 비탈길을 시원하게 내려가는 중입니다. 비탈이 심하고 굽어 마구 달리다가는 마주오는 자전거와 추돌하거나 강물로 풍덩 입니다.
그저께 아침, 이 해바라기꽃들은 달아오르는 햇살에 참 아름다웠는데, 밤새 맞은 비에 축 늘어지고 꺾여 그 아름다운 풍경을 잃었습니다.
구름에 싸인 하남시의 검단산과 그 앞 강가에 남양주 덕소의 아파트들, 유구한 세월을 안고 흐르는 물줄기, 하남시와 덕소를 잇는 팔당대교, 구름에 물든 한강변을 걷고 있는 한 여인이 하루를 열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팔당대교 교각 사이로 검단산을 넣어 담아본 풍경입니다.
덕소를 다지나가도록 이어진 교각아래 드리워진 자전거 길은 더없이 시원한 구간입니다.
구리 왕숙천 출발점에서 삼패까지 5km, 삼패지구에서 여기까지 2.1km, 운길산까지 14.6km,
강 넘어 하남시, 옛 백제의 도읍지 하남 위례성. 지금도 야산 아무 곳이나 흙을 조금만 파도 백제시대의 기왓장이 나오는 곳입니다.
이렇게 걸어서 종주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찰깍, 덕소와 팔당대교.
버드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움을 외면 할 수가 없어서..
이 지점이 한강 하구로부터 72km가 되는 곳이 랍니다.
구리에서 양평으로 가는 6번국도와 자전거전용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초계국수가 맛있는 집이 있습니다.
철길을 자전거도로로 개설한 이 남한강자전거길은 남한강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길입니다. 중간 중간마다 옛 추억을 살려 이렇게 옛 철길을 그대로 노출시켜 전시효과를 살렸습니다.
팔당댐으로 가는 길에 주변경관을 보며 쉴 수 있는 전망대 겸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팔당>
강의 양쪽의 산세가 험준하고 수려하여 팔선녀가 내려와 놀던 자리가 여덟 곳이나 있고 이후 그 자리에 여덟개의 당(堂)을 지어 놓았다 해서 '팔당'이라고 한답니다. 용이 되어 올라가려는 것을 여자가 봐서 부정을 타 강으로 떨어져 이무기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바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일제강점기 전에는 '바댕이'라고 불렀고, 그 후에는 '팔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양평까지 가는 길에는 9개의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중 첫째 번 터널인 '봉안터널'입니다.
<봉안터널>
이 터널로 들어서니 여름 무더위도 씻어낸 듯이 사그라지니 힘겹던 몸에 활력이 솟아납니다.
말끔하게 잘 정리되어 상쾌하게 달릴 수 있어 좋습니다.
그냥 앞만 보고 달린다면 이런 풍경은 볼 수 없겠지요. 시간은 더 걸리고 번거로움은 있지만..
2007년 가을 예봉산을 산행하고 수종사와 다산 생가를 둘러보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렸던 적이 있는 "봉주르" 식사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 진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이 자전거도로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던 일이 그림처럼 떠오릅니다. 그때만 해도 기차가 다니던 길에 지금은 자전거도로가 되었으니..
당시는 이건물이 아닌 토담에 나무로 지은 아담한 건물에 마당에는 장작으로 모닥불을 지펴 놓았었지요. 이 건물 뒤에 그 건물이 있을지..
<능내역 인증센터>
인증이 왜 필요할까! 생각하니 나도 기념으로 인증을 하고 싶어 집니다. 종이에 수결을 하고 인증도장을 찍으면 멋있겠다 싶었어요. 그러나 종이도 없고 연필도 없으니 아쉽지만, 사진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안에 들어가 이렇게 인증샷을 합니다. ㅎㅎ
능내역은 옛 驛舍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이 서민적 그리움을 엮어내고 있습니다. 그 주변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味覺을 즐겁게 할 먹거리집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능내역 주변풍경
다시 양평을 향해 가는 길입니다.
두물머리 강변의 모습입니다.
조안삼거리와 겹치는 자전거도로
이곳 조안리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유래가 있습니다. 구한말에는 高安里로서 '砂安(새말), 새월, 방아다리 세 마을로 구성되어 광주군 초부면에 속해 있었는데 1914년 양주군 와부면 조안리가 되었습니다. 鳥洞은 박씨 선조가 한양가는 길에 마을 앞을 지낭 때 해가 저물어 쉬게 되었는데 새소리가 듣기 좋고 물이 좋아 가려했던 길을 멈추고 여기서 영주키로 한 이후로 새월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外村은 구한말부터 물방앗간이 있어 '방아다리 바깥말'이라 불러 오다가 漢字化하여 外村(바깥마을)이라 하였고, 砂安마을은 乙丑年 장마 때 물이 고개를 넘쳤고 이로 인하여 고기가 고개를 넘었다 하여 고랭이라 불려오다가 高安으로 변하고, 일제 말기에 다시 砂安이 되었다고 합니다.
북한강자전거도로로 갈려나가는 곳입니다.
두물머리가 합쳐진 드넓은 강을 가로질러 놓은 다리에 깔린 나무 널을 달리는데 널을 지날 적마다 마치 피아노건반을 두드리는 듯한 경쾌한 소리에 즐겁습니다.
자전거도로는 양수역 안 마당을 관통하여 이어져 있습니다.
양수역 마당에 있는 정자 옆으로 자전거도로는 이어집니다.
강으로 바로 이어진 이런 정도의 시냇물에는 뱀장어, 메기, 잉어 등 큰 물고기에 동자개, 모래모치, 얼룩동사리, 피라미 등 각종 토종 어류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용담터널>
이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온몸의 열기가 그 서늘함에 싹 가시는 시원함이 그 어느 터널보다 좋았습니다.
<부용4터널>
<부용3터널>
<부용2터널>
터널 앞에는 철길의 추억어린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부용1터널>
남한강자전거도로는 거의 대부분 옛 철길이기에 驛舍 앞을 지납니다. 미처 수리장비를 갖추지 못했을 때 자전거가 고장 나더라도 전철을 이용할 수 있어 크게 고생은 안할 것 같습니다. 신원역을 지나와서 뒤돌아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가까운 곳에 언론인이며 정치가로 독립운동을 하신 몽양 여운형 선생의 기념관(생가)이 있습니다.
늪지에 백로 한 마리가 늪에 생기를 더합니다.
<도곡터널>
이 터널은 구리시를 출발한 이래 7번째의 터널입니다. 터널을 통과할 적마다 무더위에 지친 몸의 열기를 식혀주고 가뿐한 마음으로 치유를 해주는 좋은 장소입니다.
저전거도로 옆으로 평행을 이룬 철길에 전철이 스치듯 지나가고 있습니다.
국수 전철역입니다.
자전거도로 옆에 쉬어갈 수 있는 훌륭한 평상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전거를 세워놓고 평상에서 오수(午睡)를 즐깁니다.
팔당기점에서 19.5km 되는 곳임을 알 수있습니다.
<가곡터널>
<원목터널>
서울. 삼패기점에서 청평 사이에 있는 터널 중 마지막 터널인 9번째 터널입니다.
옛 철길의 정취를 살려 쉼터를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쉼터 옆에 퇴역한 열차로 만든 열차카페가 이채롭습니다.
저 다리가 양근대교일까 양평대교일까!
나는 더운 열기를 몸 밖으로 내어 더위를 다스리고, 저 수상스키를 타는 이는 차가운 냉기로 몸의 열기를 식혀 더위를 다스린다. 누가 더 개운하고 시원할까!
이정표를 보니 이제 양평도 얼마 남지 않았네. 오늘은 용문까지 갔다가 다시 이길로 되돌아갈 생각인데, 돌아갈 때는 앞만 보고 달려야겠지..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몸짓으로 머물다 가라하네.
북한강 자전거 길은 양평미술관과 양평보건소가 함께 있는 마당(주차장)을 관통합니다. 여기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질 않았는데, 화장실도 들려야 하고..
보건소 안 화장실에 들렸다가 나오니 그 건물 뒤에 마춤이라도 한 것처럼 쉼터가 있습니다. 가져온 포도와 토마토 하나, 그리고 꿀에 갠 뽕잎미숫가루를 물에 풀어 마시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쉼터 뒤에는 습지도 있고 용문산도 아스라이 조망이 됩니다.
꿀에 젠 뽕잎미숫가루를 물에 풀어 마시는 중입니다.
한 반시간 정도 쉬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보건소를 나오니 바로 건널목입니다.
건널목을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서 다리를 건너가면 여주로 해서 원주로 가는 남한강자전거종주 길이고, 좌측으로 가면 용문으로 가는 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차도를 끼고 보도에 설치된 불편한 길입니다. 양평시내를 벗어나면 용문까지 이어진 국도를 이용해야 하는 거 맞죠?
그래서 가면서도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양평대교를 건너서 88번 국도로 한강을 끼고 광주 쪽으로 가다 검단산 쪽으로 빠져서 올림픽도로 옆 자전거길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난데없이 모던클래식의 ‘아를르의 여인’ 이 배낭에서 울려 퍼집니다. 누가 나를 호출 할 수 있는 거지! 의아함으로 가능성 있는 몇 사람을 떠올려보지만 더오르질 않습니다. 멈춰서 전화를 꺼내보니, 이 나이에도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지엄하신 분어른의 호출에 그만 방향을 양평역으로 돌립니다
삐까번쩍이는 신세대 자전거들에게 20년 된 내 보물 기죽을라 싶어 살짝 내 몸으로 눈을 가려주고 내릴 채비를 합니다.
2013년 8월30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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